6개월 육아휴직을 하고 교실에서 잠시 빠져나오니 더 넓은 세상이 보입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고, 배울 것도 많고, 변하는 것은 더더욱 많았어요.
하지만 교사가 되어 8시 30분부터 16시 30분까지 매일 교실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면 다른 곳으로 시야를 확장하기가 쉽지 않죠. 수업과 학생 관리, 매일 매일 쏟아지는 업무, 회의도 있으니 하루살이에 고되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으니까요.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비해 학교는 참 변화에 둔감합니다. 다른 공공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겠죠.
아이 때문에 육아휴직을 했지만, 아이에 대한 생각만큼 저 자신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분명한 건, 10년 간 나의 직장이 되어 경험과 경력을 쌓게 해주고, 소속감과 책임감을 갖게 해주며, 일정한 수입을 안겨 준 이 일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교권이 떨어지고 처우가 과거와 달리 좋아지지 않은 것은 맞는 말이지만, 공립학교 교사라는 신분은 어딜 가도 기본 이상은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이 일을 예순살 넘어서까지 한다고 생각하면 답답하고 숨이 막혀왔습니다. 다수의 직장은 이직이나 전직이 자유롭고 또 그렇게 했다고 해서 전혀 이상하지 않죠. 반면에 공무원은 어떠한 큰일이 생기지 않는 한 퇴직할 때까지 고인물이 되어 똑같은 일을 붙잡고 있는 것이 통상의 생각입니다. 승진을 한다면 일의 형태는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훨씬 더 많은 업무를 해야합니다. 결국 저는 흰머리 희끗희끗 할 때까지 교육과정에 기반한 내용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학교 업무를 수동적으로 처리해 나갈 것이며 훈육다운 훈육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탈하게 하교시키는 것에만 신경쓸지도 몰라요. (오늘도 무사히! 민원 생기지 않게!) 출근할 때는 퇴근 시간을 기다리고, 개학할 때는 방학만을 기다리는 삶은 계속되고요.
결론적으로 교직 말고 다른 일을 준비해보려고 아이가 등교한 시간에 책과 유튜브, 강연, 모임 등을 많이 접하고 있답니다. 먼저 앞서 나간 분들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실행해라!
오늘 실행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꼭 대단한 일은 아닐지라도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을 해야 바뀐다고 해요. 학교로 출퇴근하며 일을 하면서는 새로운 일을 실행하고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정말 힘이 듭니다. 이미 주어진 일들로 번아웃이 되니까요. 한 반에 3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과의 생활, 기타 학교 업무, 퇴근 후 가정을 꾸리는 일을 하고 나면 뭘 얼마나 더 하고, 고민할 수 있을까요. 가능은 하겠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휴직이라는 지금 이 기간을 아주 잘 이용해보려고 합니다.
멀지 않은 시기에 의원면직을 목표로, 제가 원하는 일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해서 성취감과 수입을 얻고 싶어요. 그 길이 꼭 학교 교사일 필요는 없겠죠.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가치있고 중요한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10년 동안 저의 일자리여서 감사한 마음이고요. 그러나 10년을 하면서 저와는 맞지 않음을 꾸준하게 느꼈다면 10년의 경력을 발판 삼아 이제는 다른 일에 도전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그동안 교직이라는 동아줄을 놓지 못하게 했던 안정, 방학, 여자 직업, 연금과 같은 키워드들... 세상에 할 일은 아~~~주 많고 하물며 계속해서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고 소멸하고 있는데 저는 구태의연한 울타리 몇 개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아마, 교사 혹은 공무원이신 분들은 많은 공감을 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하루하루 교사, 의원면직, 그리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허술하지만 용기있는 생각들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많이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