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르셨어요”라는 말의 힘

작은 말 한마디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완성한다

by 감자

비싸다고 생각해서 한 번도 가보지 않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었다. 어느 날 별 생각 없이 그 브랜드 매장을 지나가다가 To-go 메뉴를 하나 골라 계산했다. 난 그저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양의 점심식사가 필요했고 샌드위치 하나를 골라서 계산대로 갔는데, 그때 직원이 말했다.


엄청 잘 고르셨네요. 이거 직원들도 남으면 서로 먹으려고 할 정도로 인기 있는 메뉴예요. 드셔보시면 분명 또 드시러 오실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괜히 잘 산 것 같았고, 내가 엄청 좋은 선택을 한 것 같고 운도 좋은 것 같은 느낌.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그 브랜드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다.

생각해보면 음식 자체가 갑자기 더 맛있어졌을 리는 없다. 달라진 건 ‘맛’이 아니라 내 선택에 대한 해석이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로 설명한다. 사람은 돈을 쓰는 순간 ‘내가 이걸 잘 산 걸까?’라는 작은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원래 비싸다고 생각하던 브랜드라면 더 그렇다. 이때 누군가가 “잘 고르셨어요”라고 말해주면 그 불편함이 빠르게 해소된다.


외식업에서 직원의 짧은 멘트는 단순한 친절 이상의 역할을 한다. 고객의 소비를 ‘괜한 지출’이 아니라 ‘좋은 선택’으로 바꿔주는 장치가 된다.


맛이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 선택이 인정받는 경험이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생각보다 짧은 한 문장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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