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S ELECTRIC May 16. 2024

물류 로봇 AMR, 어쩌면 나보다 나을지도...?

AGV와 AMR의 차이

어렸을 적 외가댁에 갔을 때 쓰레받기로 먼지를 쓸던 할머니가 기억난다. 조금 커서는 선 있는 청소기로 청소하는데 거실 콘센트에 꽂아둔 선이 짧아 번거롭게 청소하다 말고 선을 빼 방에 다시 꼽고 청소해야 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무선 청소기가 나오더니 요즘 추세는 로봇청소기란다. 무선 청소기로 바꿨을 때만 해도 전과 비교도 되지 않는 혁신적인 편리함에 신이 나서 열심히 청소기를 밀었었는데 로봇청소기라니…!


로봇청소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문제가 많았다. 일례로 냅다 벽에 쿵쿵 박으며 청소는커녕 부스러기들을 내뿜으며 청소 거리를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로봇청소기도 AI(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 집 안의 가구 등을 파악하고 공간을 매핑(지도 제작)하며 기존에는 감지하지 못한 작은 사물도 감지해 피할 수 있는 등, 급속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이러한 일상생활에서의 로봇과 마찬가지로 제조 현장에서의 로봇 역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물류 로봇이 있다.  



현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물류 로봇은 AGV와 AMR이 대표적이다.

1953년에 개발된 AGV(Automated Guided Vehicle)는 견인 트랙터를 리모델링하여 식료품 창고에서 사용되었는데, 조금씩 개선되면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이후 AMR(Autonomous Mobile Robot), 자율 이동 로봇이 개발되었다.


그렇다면 AGV와 AMR의 차이는 무엇일까?

둘의 차이는 이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AGV의 ‘A’는 ‘Automated’의 약자로, ‘자동’을 뜻하며, AMR의 ‘A’는 ‘Autonomous’의 약자로 ‘자율’을 뜻한다.

AGV는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바닥의 자기 테이프나 바코드 등의 가이드를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지정한 경로로만 이동할 수 있어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자가 조정을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반해 AMR은 외부적인 가이드 인프라가 필요 없고, 업무 명령이 생성될 시 최적의 경로를 로봇이 스스로 탐색해서 이동한다. 이를 통해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AMR끼리 경로가 겹치더라도 최적의 경로를 재탐색하여 충돌 없이 원활한 운행을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공장 내 설비 구성이 바뀌어도 매핑을 통해 변화된 환경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좌) 유도선을 따라 움직이는 AGV와 (우) 유도선 없이 움직이는 AMR


AMR의 기능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 RTD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RTD는 Real-Time Dispatching의 약자인데, 쉽게 말해서 AMR의 뇌와 같다고 할 수 있다.


RTD는 단순히 AMR의 정보만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 설비와 자재 현황 정보까지 파악하여 생산과 물류를 하나의 데이터 주도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제조 설비의 실시간 정보에 기반한 명령을 생성한다. 이는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자동화를 보장하며, 생산 라인 내의 물리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고 할 수 있다.


RTD를 통한 AMR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 명령 생성을 통해 자동화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특정 자재의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신호와 특정 조립라인의 PLC 신호가 둘 다 켜진다면 RTD가 자동으로 최적의 AMR에게 명령을 할당하여 자재를 옮기게 한다는 것이다. 제품 생산이 마무리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조립라인에서 포장라인으로 제품을 옮기는 것 역시 RTD가 최적의 AMR에게 할당한다.


이는 자동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중단 없이 자재를 공급하여 자재 운반의 안정성을 보장하여 생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령을 할당받아 자재 및 완제품을 옮기고 있는 AMR


이렇듯 뇌 기능을 하는 RTD와 몸 역할을 하는 AMR이 합쳐지니 나보다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방 정리’라는 업무가 생성되었을 때 나는 최적의 루트를 계산하고 업무를 수행했는가? 적어도 두 번 중 한번은 안 했다. 우왕좌왕 뭐부터 치워야 할지 고민하다 비효율적으로 같은 동선을 반복하며 치우기도 했고, 귀찮다는 핑계로 여러 번 미루기도 했다. 그렇다면 ‘방 정리’에만 해당하는 문제인가? 아니다. 업무 할당 시 자재 및 완제품을 바로바로 필요한 곳에 운송하는 AMR과 달리 무언가 해야 할 때 정신이 없어 부랴부랴 다급하게 알아보느라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


이렇듯 다양한 측면에서 물류 로봇인 AMR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과 함께 나도 현재의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개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되는 로봇이지만 이러한 로봇에게서 깨달음을 얻고 배우게 되다니 아이러니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무생물로부터도 배울 점을 찾아서 발전하는 모습이 지금까지 인간을 생존할 수 있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격변하는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