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력망의 혁신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새로운 전력 자원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는 기존 전력망 운영에 근본적인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칼럼에서는 LS ELECTRIC이 참여 중인 제주 VPP 시범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를 어떻게 기술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 다룬 바 있다. 이번 2분기 칼럼에서는 그 연장선에서 전기차와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이 향후 전력망 유연성 확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다루고자 한다.
V2G란 무엇인가: 이동형 ESS의 새로운 역할
전기차(EV)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단순히 주행을 위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이제는 전력망과 연계되어, 충전뿐 아니라 방전까지 가능한 ‘양방향 에너지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V2G다.
전기차 배터리를 통해 저장된 전기를 가정이나 건물, 혹은 전력계통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다음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V2H (Vehicle to Home): 가정의 전력 소비를 보조하거나, 정전 시 백업 전원 역할
•V2L (Vehicle to Load): 야외 활동, 캠핑 등에서 외부 기기 전력 공급
•V2V (Vehicle to Vehicle): 다른 차량에 배터리 전력 직접 전달
•V2G (Vehicle to Grid): 전력망에 직접 전력 공급, 수요 반응 자원으로 활용
평균적인 전기차 배터리 용량은 약 80~90kWh 수준이며, 이는 일반 가정의 전력(평균 1일 소비량 약 10~20kWh)을 3~4일 이상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렇게 거대한 ‘모바일 ESS’ 수십만 대가 동시에 전력망(Grid)과 연결된다면, 이는 기존 전력계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V2G 기술의 실제 사례와 가능성
1.일본 Shizen Connect의 V2H 기반 VPP 실증사업 (2024)
2024년, 일본 Shizen Connect는 186대의 가정용 전기차를 활용한 V2H 기반 VPP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약 90% 이상의 정확도로 충방전 제어가 가능함을 입증했으며, 이는 전기차를 활용한 수요반응(DR)과 계통 안정화 서비스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 https://www.shizenenergy.net/en/2024/02/16/sc_ev_vpp_demo_complete24
2.덴마크 Nuvve社의 V2G 사업 (Frederiksberg Park)
덴마크는 2020년부터 전기차를 주파수 조정(Frequency Regulation) 자원으로 활용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했다. 약 10대의 전기차가 실시간 시장에 참가해 약 20kW의 출력을 주파수 조정 서비스에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 https://nuvve.com/four-years-of-consecutive-v2g-in-denmark/
3.미국 캘리포니아, PG&E의 학교버스 V2G 시범사업
2023년, 학교버스를 충전하는 충전소를 V2G 대응형으로 구축하여 여름철 피크 시간에 전력을 계통에 공급하고, 겨울철에는 학교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델을 실증했다.
이처럼 V2G는 ‘급전가능한 자원’으로 활용되며, 전통 발전기 대비 매우 빠르게 응답할 수 있어 계통의 주파수 안정화, 피크 절감, 예비력 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V2G가 해결 가능한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문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
태양광, 풍력 등 변동성이 높은 자원에 대응하기 위해 ESS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V2G는 기존 ESS 외에 전기차라는 ‘이동형 ESS’를 추가해, 낮은 투자 비용으로 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피크 전력 대응력 강화
여름철 냉방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 수천 대의 전기차가 동시에 방전을 수행하면, 발전소 1~2기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력 피크 비용과 송전 인프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정전 시 비상 전력 확보
재난이나 정전 상황에서 병원, 통신 시설, 관공서 등 주요 인프라에 전기차를 통한 긴급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LS ELECTRIC의 전기차 충전기 및 V2G
LS ELECTRIC은 V2G 구현의 기반이 되는 전기차 충전기, ESS, VPP, 전력 제어 시스템까지 통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기술적 차별점을 확보하고 있다:
1.자체 PLC 통신 기반 충전기의 가능성
현재 LS ELECTRIC의 주력 충전기는 완속 및 급속 단방향 모델이지만, 핵심은 자체 개발한 PLC(Power Line Communication) 기술력에 있다. 자동화 분야에서 잔뼈 굵은 LS ELECTRIC의 PLC 기술은 머지않아 EV 충전기에 이식되어 차량과 충전기 간의 혁신적인 양방향 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잔량(SOC) 정보는 물론, 섬세한 충전 및 방전 제어, 스마트한 예약 충전 기능까지 실시간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2.VPP 및 ESS와 연계한 통합 에너지 플랫폼
자사 VPP 플랫폼과 전기차, ESS, 태양광 등 다양한 분산형 자원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이미 제주도 VPP 시범사업에서 이를 검증하였으며, 향후 전기차까지 포함한 복합 에너지 제어에 대한 기술적 준비가 완료되어 있다.
3.24시간 무중단 운영 가능한 클라우드 플랫폼
현재 VPP 사업에 사용되고 있는 LS ELECTRIC 클라우드 기반 제어 시스템은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전력거래소 연계, 실시간 입찰, 급전 이행, 정산 기능까지 포괄하는 강력한 플랫폼이다. 이는 곧 다가올 V2G 시장에서 LS ELECTRIC이 주도적인 사업자로서 활약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다.
미래 시나리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시대, V2G는 선택이 아닌 필수
향후 자율주행 전기차가 보편화되면, 차량은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모바일 전력자원’이 된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자율주행 택시 네트워크를 통해, 주행 중에도 전력을 사고팔 수 있는 구조를 구상 중이다. 이처럼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에너지 자산’이 되는 시대에, LS ELECTRIC의 통합 에너지 제어 기술은 필수적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전기차의 확산은 곧 새로운 전력 시장의 탄생이다. 단순히 충전만을 위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서, 충전기-전력망-제어 플랫폼을 연결하는 토탈 솔루션이 요구된다. LS ELECTRIC은 그 모든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이며, V2G를 통해 미래 전력망의 주도권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