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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ELECTRIC과 LS파워솔루션의 M&A 이후,

품질 통합

by LS ELECTRIC

지난해 LS ELECTRIC이 LS파워솔루션(구 KOC전기)을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품질 관리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시작됐다. 인수합병(M&A)은 단순한 회사 통합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업무 방식과 문화, 시스템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정교하고 신중한 과정이다. 품질 담당자로서 나는 이 과정을 최전선에서 지원하며 통합 이후 LS ELECTRIC의 품질 관리 기준을 LS파워솔루션에 정착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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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시스템, 기초부터 다시 세우다

내게 주어진 가장 큰 도전 과제는 LS ELECTRIC이 오랜 시간 구축하고 발전시켜온 품질 관리 체계를 LS파워솔루션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초기 진단에서 LS파워솔루션의 품질 관리 시스템은 품질지표 관리나 정기적인 품질회의와 같은 필수 요소들이 아직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실상 아무 기반 없이 시작해야 했기에 부담이 컸지만 한편으론 품질 전문가로서 내 역량을 시험하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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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가장 먼저 부산과 울산에 위치한 LS파워솔루션 현장을 2박 3일 일정으로 출장 방문했다. 도착하자마자 생산 라인과 시험 설비, 자재 보관 구역을 꼼꼼히 둘러보며 공정 흐름과 품질 관리 실태를 세밀히 점검했고 휴식 시간마다 현장 엔지니어, 검사원, 협력사 담당자들과 테이블 미팅을 열어 불량 유형, 설비 가동률, 개선 애로사항을 면밀히 청취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되지 않아 문제 원인과 추세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고 정기 품질 회의 부재로 정보 공유가 단절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무엇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가 명확해지면서 개선의 출발점은 객관적인 수치로 품질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 시스템 구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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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품질문화 정착

이에 따라, 먼저 품질지표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부터 착수했다. 품질지표란 제품 품질의 수준을 객관적이고 수치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LS ELECTRIC의 우수한 품질지표 관리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하여 LS파워솔루션의 업무에 접목했고 현장 직원들과 함께 지표 설정부터 데이터 수집, 평가 기준 마련까지 꼼꼼히 논의하고 협의했다. 처음에는 지표 관리가 생소했던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설명과 현장 교육을 실시했고 그 결과 품질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도와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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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 품질회의도 LS ELECTRIC의 기준에 따라 새롭게 실시했다. 품질회의는 제품의 품질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점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필수적인 소통 창구다. 하지만 LS파워솔루션에서는 이와 같은 공식적인 회의 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현장 직원들의 어색한 반응과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매월 회의를 꾸준히 진행하며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소통하자 점차 회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제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품질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등 능동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검사자의 역량 확보도 중요한 과제였다. 품질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검사자의 역량은 제품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체계적인 검사자 교육 프로그램과 역량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LS ELECTRIC의 수준으로 검사자 역량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게 되었고 실제 검사 결과의 정확도와 신뢰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수검사·공정검사·출하검사 체계의 재정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자재별 검사기준서를 새로 작성해 세부 항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인수검사와 출하검사 과정에서 부적합이 발견될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보고서 양식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은 문제 대응의 속도와 정확성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아울러 원자재가 부적합 판정을 받을 경우 협력사가 LS ELECTRIC 표준 8D 보고서를 긴급조치 포함해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예시 템플릿을 제공해 문제 정의부터 근본원인 분석, 시정·예방조치까지 논리적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품질팀은 신속한 피드백으로 보고서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보고서 제출 준수율이 크게 높아지고 동일 원인 재발 사례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협력사와 ‘함께 해결한다’는 파트너십 문화가 견고히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변화는 구성원들의 품질에 대한 인식 전환이었다. 최근 명판각인기 도입과 부적합 식별표 운영으로 제품 추적성까지 강화하면서 고객 신뢰 역시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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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은 ‘신뢰’로 완성된다

지난 6개월 동안 나는 기술적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넘어 두 조직의 업무 방식과 문화를 세심하게 맞추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LS ELECTRIC과 LS파워솔루션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품질은 수치나 절차를 넘어 서로에 대한 신뢰와 책임 속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앞으로도 두 회사의 통합 과정에서 수많은 과제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약점을 보완하며 함께 성장해 나간다면 LS ELECTRIC과 LS파워솔루션이 명실상부한 최고의 품질을 가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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