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중심 제조에서 데이터 중심 제조로의 전환을 현장에서 입증하다
다크팩토리, 그리고 데이터 중심 공장의 현실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불을 켤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 온 Dark(어두운) 공장. 즉, 사람이 거의 없이 자동화 설비와 AI가 24시간 운영하는 무인 공장을 뜻한다.
이는 스마트팩토리의 최종 단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크팩토리는 하루아침에 구현되지 않는다. 설비 자동화를 넘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통합 설계하는 기반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구시 ‘파워풀 ABB 실증팩토리’ 사업과 엘앤에프(L&F) 구지공장 사례는 바로 그 준비 단계가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크팩토리로 가기 위한 ‘데이터 기반 전환’의 실증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가 일하는 공장, 대구에서 시작되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이제 설비 규모가 아니라 데이터 활용 역량에서 결정된다.
스마트팩토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으며, 데이터 표준화와 통합 운영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한 ‘파워풀 ABB 실증팩토리 사업’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엘앤에프(L&F) 구지공장을 실증 현장으로 선정해 AI·빅데이터·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 표준 수집·통합·분석·관제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른바 ‘데이터가 일하는 공장’을 구현했다. 이는 단순 자동화 고도화가 아니라, 공장 운영 체계를 데이터 중심 구조로 전환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6대 Use Case로 검증한 스마트 제조 모델
이번 실증 사업은 이론이 아닌 ‘현장 적용’에 초점을 맞췄다.
총 6대 Use Case를 통해 실제 제조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첫째,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이다.
설비 이상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 발생 전 사전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설비 가동률 향상과 유지보수 비용 절감으로 직결된다.
둘째, 품질 관리 고도화다.
생산 데이터를 통합 분석함으로써 품질 편차 원인을 도출하고,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셋째, 에너지 및 탄소 관리다.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ESG 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향후 탄소 규제 및 글로벌 공급망 요구사항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플랫폼 통합이다.
이기종 시스템 간 데이터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통합 플랫폼 환경을 구현했다.
다섯째, 인증 및 신뢰 체계 구축이다.
TTA V&V* 검증을 완료했고, 국내 최초로 Catena-X Sandbox** 테스트에 성공했다. 또한 PCF(제품 탄소발자국) 한국-유럽 데이터 교환 인증을 확보하며 글로벌 공급망과의 데이터 연계 기반을 마련했다.
여섯째, 디지털 트윈 적용이다.
공장 데이터를 가상 환경에 구현해 시뮬레이션 및 운영 최적화 기반을 구축했다. 이러한 성과는 스마트팩토리의 실질적 구현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LS ELECTRIC, 통합 설계 역량을 실증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LS ELECTRIC은 대표 공급기업으로 참여해 총괄 PM(Project Management)을 수행했다. 그러나 그 역할은 단순한 일정 관리나 제품 공급에 그치지 않았다.
설비·통신·플랫폼·보안·데이터 표준이 복합적으로 결합되는 스마트팩토리 구조 속에서, LS ELECTRIC은 전체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통합 구조를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즉, 개별 솔루션을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데이터 흐름과 시스템 구조를 설계하는 ‘통합 설계 역량’을 현장에서 실증한 것이다. 이는 향후 대형 제조 디지털 전환 사업에서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통합 설계 경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표준 기반 패키지 모델 정립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성과 중 하나는 ‘표준 기반 패키지 모델’ 정립이다. 제조 현장에는 다양한 설비와 PLC가 존재하며, 각 설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형식 또한 상이하다. 데이터가 표준화되지 않으면 통합 분석과 활용이 어렵다.
LS ELECTRIC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패키지화했다.
•제조 현장의 LS PLC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표준화
•표준화된 데이터를 EdgeHub를 통해 수집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 플랫폼으로 연계
•분석 및 관제 체계 구현
즉, “LS PLC → 데이터 표준화 → EdgeHub 수집 → 플랫폼 연계” 구조를 하나의 적용 모델로 정립한 것이다. 이는 향후 타 제조 현장에 동일 구조를 신속히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복잡한 설계 과정을 반복하지 않고도 스마트팩토리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데이터, 표준, 통합 설계 역량이 곧 경쟁력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역량은 향후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전체 시스템 설계 총괄 경험 축적이다. 복합 스마트팩토리 사업에서 통합 설계 역량은 핵심 경쟁 요소다. 그다음은 설계 단계 Spec-in 확대인데, IoT 및 Edge Computing 영역을 자사 PLC 및 EdgeHub 중심으로 설계 반영함으로써 자사 제품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끝으로 시스템 사업 확대를 꼽을 수 있는데, 단품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설계·데이터·플랫폼·인증을 포함한 통합 시스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는 LS ELECTRIC의 사업 모델 고도화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자동화 설비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데이터 표준화, 통합 운영, 신뢰 확보, 그리고 분석 기반 의사결정 체계까지 연결되어야 진정한 스마트 제조라 할 수 있다.
엘앤에프 구지공장 사례는 데이터 기반 전환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LS ELECTRIC은 그 중심에서 통합 설계와 데이터 아키텍처 구현 역량을 실증했다.
향후 제조 산업 경쟁력은 단순 장비 공급 능력이 아니라, 데이터 구조를 설계하고 표준 기반으로 확산할 수 있는 역량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번 사례는 스마트팩토리가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사업 경쟁력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 사례라 할 수 있다.
* TTA V&V :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TTA, Telecommunications Technology Association)**가 수행하는Verification & Validation(검증 및 확인) 서비스
**Catena-X Sandbox: 자동차 산업 데이터 생태계인 Catena-X에 실제 가입·상용 적용 전에 시험해볼 수 있는 테스트 환경(Test Enviro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