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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Jun 15. 2022

기술영업 직무에 대한 오해와 진실

 


“비즈니스의 꽃은 영업이다”


이 말이 무색할 만큼 대한민국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한다고 말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아! 저 사람 힘들겠구나?”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예전에 비해 영업에 대한 이미지가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업에 대한 이미지는 ‘술’, 접대’, ‘실적에 대한 압박’, ‘평생 을’ 과 같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영업에도 B2B, B2C, 제약영업, 보험영업, 국내영업, 해외영업 등 분류에 따른 종류가 너무나 많아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모든 영업을 대변해서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10년을 넘게 몸담고 있는 ‘기술영업’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이러한 ‘오해와 진실’을 밝혔으면 한다. 



기술영업에 대한 오해 1. 영업사원 술은 필수?

영업에서 이 말은 이제는 옛말이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기술영업은 그중에서 다른 영업에 비해 고객과 술자리를 통한 영업활동 비중이 더 낮은 것 같다. 실제 2010년 입사 후 내가 지금까지 고객과 술자리를 가진 기억은 5번 내외였고, 주변을 둘러봐도 고객과 접대성 술자리를 자주 하고 있다는 영업사원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또한 실제 고객과 술자리를 가지게 된다 하더라도 예전과 같이 강권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크게 부담도 없다. 기술영업 직무를 선택하는데 술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산증인이 아닐까 싶다. 내 주량은 소주 1잔이고, 가장 많이 마신 기억이 소주 반 병 정도에 불과하지만 무리 없이 영업사원으로 10년 넘게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영업에 대한 오해 2. 개인실적 미달성 시 퇴사 각?

실적에 대한 압박은 기술영업 내에서도 회사나 부서에 따라서 편차가 많은 편이다. 다만, 대부분 개인 실적에 대한 압박이 높은 회사는 그에 대한 보상이 큰 편이고, 개인 실적에 대한 압박이 낮은 회사는 상대적으로 보상이 낮은 편으로 어느 정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


다만, LS ELECTRIC을 포함한 자동화 시장 기술영업 직무의 최근 트렌드는 개인의 실적보다는 팀의 실적을 우선하는 것이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영업적인 실적이라는 결과적 목표보다는 구체적인 활동이나 계획 등을 목표로 가지고 가는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어 앞으로도 영업 직무에서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술영업에 대한 오해 3. 영업사원은 평생 ‘을’?

기본적으로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객이 ‘갑’이라면 영업사원은 ‘을’이라는 부분은 맞지 않나 싶다. 제품을 팔기 위해서 일부 진상 고객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경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내가 지금 상대하는 고객이 나에게 또는 우리 회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 물론 영업사원에게 고객은 모두 중요한 분들이지만, 소위 갑질하는 진상 고객을 상대로 노력하는 시간에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 게 오히려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반듯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은 ‘을’이라서가 아니라 영업사원으로써 내 일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측면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근래에는 자동화 시장이 커지고 개인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늘어나며 이 관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실제로 내가 영업을 하던 고객사 직원들 중 퇴사와 동시에 자동화 관련 개인사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고객들은 영업사원인 나에게 조언과 도움을 요청하시기도 한다. 이때는 기존의 갑을 관계가 더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느껴진다. 따라서 영업사원이라고 평생 ‘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술영업에 대한 진실 1. 기술영업 = 자기 어필

한때 겸손이 추앙을 받던 시대도 있었지만, MZ 세대가 주력인 현대사회에서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기 어필’은 필수적인 활동이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회사 내에서 ‘자기 어필’을 잘 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고과를 잘 받거나 주변 동료들에 인정을 받아 사내 공로상을 받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런 측면에서 업무로 ‘자기 어필’이 가장 쉬운 직무가 기술영업이 아닐까 싶다. 물론 영업 외에도 자신의 업무를 잘 어필할 수 있는 부서들도 있겠지만, 내근직의 경우 사무능력 자체만으로 회사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영업은 시장에 대한 영업활동 자체가 ‘실적’, ‘성과’가 상대적으로 드러나며 자기 어필이 될 수 있는 부서라 할 수 있다. 실제 이런 이유로 최근 사내 많은 부서들에 업무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기술영업부서로 전배를 요청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기술영업에 대한 진실 2. 기술영업 = 양날의 칼

기술영업이란 업무는 내가 일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직무이다. 매일 정해진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새로운 생각’들로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객을 개척해 나가며 자율적인 계획과 실행을 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고객들을 영업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다. 단순히 매일 성실하게 고객을 방문해서 설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생각’으로 우리 제품에 부족한 부분을 고객들에게 알아내기 위해 설문지를 만들어 조사를 해 볼 수도 있다.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소와 협의하여 제품을 고객 맞춤형으로 개선할 수 있고, 마케팅 부서와 협의하여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통해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준비해 보는 ‘새로운 시도’를 추진해 볼 수 있다.


또한 발상의 전환으로 우리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 고객이 소속해 있는 부서와 상관관계에 있는 유관 부서 담당자를 영업해 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일들은 내가 영업을 하면서 시도해 봤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일들이다.


이런 업무에 대한 자율성은 기술영업 사원에게 ‘양날의 칼’과 같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아예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사내에서 누구보다 많은 일을 혼자서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일하지 않는 영업사원의 밑천은 금방 바닥이 나게 되어있기에 어떤 영업사원이 될지에 대한 선택은 본인의 몫이 아닐까 한다.   


@왓킨스 판매왕 빌포터 / 영화 DOOR TO DOOF 포스터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 끝까지 인내하라”


193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뇌성마비를 가지고 태어난 빌 포터는 생활용품 판매회사인 왓킨스 사에 화장품 방문판매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24년 후 그가 최고의 판매왕이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Door To Door”에 나오는 명언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방문판매 영업사원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개인적으로 영업 직무란 무엇인가를 가장 잘 보여줬던 영화가 아닌가 싶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빌 포터가 왓킨스 사에 취업하기 위해 아무도 가지 않는 지역의 영업사원이 되겠다고 자원했고, 회사는 아무런 기대 없이 그를 채용하여 해당 지역을 맡기게 된다. 달갑지 않은 영업사원이자 뇌성마비까지 가진 빌 포터를 처음에는 모두가 외면했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점차 사람들이 마음을 열게 되고, 결국 거래를 성사시키고 성공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영화에서 빌 포터가 사람들이 자신을 외면했던 힘든 시간을 모두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포기하지 않고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고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나 자신의 영업활동을 반성하며 영업이란 어떤 직무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생택쥐베리 <어린왕자>中-


그 어려운 일을 성공해야 하는 게 영업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란 것은 그만큼 힘들지만 그만큼 달성했을 때 가치가 있는 일이고, 성취감이 높은 일이라는 뜻이다. 때로는 빌 포터와 같이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 끝까지 인내해야지만 고객들의 마음을 얻고 영업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값진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일이 바로 영업이기에 오늘도 수많은 영업사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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