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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Sep 21. 2022

로봇의 변신, 그리고 다시 여행길에 오르다

지금은 부캐 시대 EP.03

출처: 네이버 영화


"It’s not the plane, it’s the pilot"

"비행기가 중요한 게 아니야, 파일럿이 중요한 거지"

-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인 매버릭의 명언. 

낡은 전투기로 승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는 신참 파일럿들에게 하는 말.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복잡해진 생각들을 정리하고 기분 전환도 할 겸, 새로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을 관람하였다. 주인공 매버릭의 현란한 조종술과 명언을 되새기면서 나 또한 심기일전하여 로봇의 변신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전원 분배 보드의 PCB를 만드는 일이었다. 로봇의 작은 몸체 안에 PCB를 장치할 수 있으면서도 필요한 곳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할 때 부품의 배치에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작업을 빠르게 진척시킬 수 있게 기존의 만능 기판에 장착된 로봇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덕분에 전문 업체에서 주문한 전원 분배 보드 PCB가 도착하자 바로 조립을 진행 및 완료할 수 있었다. 조립은 작은 부품에서 큰 부품을 부착하는 순서대로 진행하였다.


사진 1. 로봇의 각 부품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원 분배 보드의 사진.


만능기판이 아닌 PCB로 로봇의 부품을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가장 먼저 PCB의 제작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툴의 사용 방법을 배워야 했으며 실제의 치수에 맞게 사용되는 부품들의 심볼을 그려야 했다. 치수에 맞게 그리지 않는다면 PCB의 제작이 완료되어도 실제로 부품들을 장착하여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각종 관련 서적들과 무료로 공유된 소스들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PCB의 설계 및 제작을 완성시켰다. 그렇게 PLC와 모터 드라이버를 인터페이스 시키는 PCB 모듈의 제작도 할 수 있었다.


사진 2. XBM-DN32H2 PLC의 내장 위치결정 출력과 모터 드라이버의 신호 입력을 연결시키는 인터페이스 보드.


만능기판으로 제작하는 것과 PCB로 제작을 하는 것은 차이가 확연하였다. 부품들을 기능별로 분류하여 배치할 수 있는 PCB 설계는 그동안 로봇에서 부품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대폭 줄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다른 하드웨어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게 해 준 것이다. 또한, 복잡한 배선들을 PCB의 회로로 대체하여 전원 및 신호를 효율적으로 공급되거나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로봇에 대한 새로운 변화들 중 고작 한 가지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사진 3. 제작이 완료된 보드들을 로봇의 몸체에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


한편, 로봇을 스마트폰에서 WIFI통신으로 제어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앱의 제작도 같이 진행하였다.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하여 웹상에 공개된 앱 제작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였다. 또한, PLC의 프로그래밍에 사용되는 XG5000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같이 사용하여 제작된 앱과 PLC의 로봇 제어 프로그램이 제대로 신호를 주고받는지를 테스트하였다. 사용자가 레고로 만든 로봇을 조종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레고 마인드 스톰의 디자인을 참고하여 앱의 색상과 레이아웃을 구성하였다.


사진 4. 스마트폰에서 PLC를 WIFI로 연결하여 제어할 수 있는 앱을 관련 소프트웨어 툴로 제작 중인 모습. XG5000의 프로그램과 비교하면서 작업하였다.


나는 로봇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외부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없는지를 찾아보았고, 의왕시에 MECALAB이라는 메이커스페이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당 시설의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내가 하고자 하는 활동에 대하여 설명하였으며, 시설을 사용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후, 지역 주민들이 메이킹 문화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메이커스페이스에서 로봇의 제작을 시연하였다. 메이커들이 관심을 갖고 질문하면 나는 로봇의 구조와 함께 LS ELECTRIC의 PLC 제품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그렇게 만드는 것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였다.


사진 5. 의왕시 소재 메이커스페이스인 MECALAB에서 로봇 프로그래밍 작업 중인 모습.


사진 6. PCB보드의 설치 및 스마트폰 앱의 제작이 완료되어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그렇게 로봇의 조립이 끝나고 스마트폰에서 조종이 잘 되는 것도 확인하였다. 이제 사람들에게 새롭게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프라인 상에서 계획된 메이커들의 모임을 찾는 도중 서울시에 소재한 푸른나무재단에서 프로그래밍을 주제로 강연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로봇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주제로 참석 신청을 하였으며, XG5000 소프트웨어로 로봇을 프로그래밍한 과정을 열심히 설명하였다. 또한, 청강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위하여 로봇의 조종을 직접 시연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자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LS ELECTRIC의 PLC를 사용한 로봇이라는 새로운 주제에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였다.

프로그래밍과 로봇은 서로 잘 맞는 주제라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사진 7. 서울시 서초구 소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프로그램 언어의 역사 강연회에서 로봇 프로젝트를 시연 중인 모습.


사진 8. 노트북의 WIFI연결을 통하여 로봇의 동작을 시연하는 모습.


이제 로봇과 함께 여행을 시작할 순서가 되었다. 나는 여름휴가 기간 동안 다른 지역에 소재한 메이커스페이스에 방문할 계획을 세웠으며, 그 중 부산에 위치한 호박공장메이커스페이스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호박공장메이커스페이스는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며, 물속에서 움직이는 수중 드론과 화성 탐사 로봇을 주제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는 곳이었다. 


대표 분에게 로봇과 함께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드리고 방문하였으며, 마침 메이커들이 작업 중이던 수중 드론의 작업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 개개인이 열의를 가지고 프로젝트의 참여에 임하고 있었으며,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수중 드론의 모습이 차츰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었다. 메이커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활동하는 모습에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도 그러한 열정에 동참하고 싶어 메이커스페이스의 작업용 책상 위에 로봇의 부품들을 올려놓고 조립을 준비하였다.


사진 9. 부산 소재 메이커스페이스인 호박공장메이커스페이스에서 촬영한 방문 기념 사진.


수중 드론의 부품들이 놓인 책상의 한편에서 나는 로봇의 조립을 시작하였다. 호기심 많은 호박공장메이커스페이스의 메이커들은 로봇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으며, 나는 LS ELECTRIC의 PLC 제품이 로봇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사용된 부품들이 PLC와 어떻게 신호를 주고받으며 동작하는지를 열심히 설명하였다. 학생들의 수준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아두이노 보드를 다룰 수 있는 메이커들의 레벨에 맞춰 쉽게 설명하였다.


사진 10. 호박공장메이커스페이스에서 로봇의 조립을 시연하는 모습.


로봇의 조립이 완료된 다음에는 스마트폰과 WIFI로 연결하여 제어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로봇에 설치된 공유기를 스마트폰에서 찾는 과정에서부터 앱을 실행하여 제어하는 순서까지 메이커들에게 시연하였다. 또한, 메이커들에게 앱을 조작하는 방법을 알려주어 로봇이 자유롭게 메이커스페이스의 작업장을 누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로봇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친숙하게 LS ELECTRIC의 PLC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11. 로봇의 조립이 완료된 후 스마트 폰에 설치된 앱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로봇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나는 호박공장메이커스페이스의 메이킹 철학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였다. 그러면서 메이커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메이킹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기로 계획하였다.


‘과연 나는 PLC 분야에 사용되는 기술을 어떻게 메이킹의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쉽게 나타내 보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만난 로봇을 연구하시는 분이 샘플로 주신 카메라 모듈을 보며 여러 번 생각을 했다.


사진 12. 로봇 박람회장에서 만난 로봇 친구와 인사하는 XBM-DN32H2 PLC Tank Rover Robot.


“EP.3 로봇의 변신, 그리고 다시 여행길에 오르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한 걸음 쉬어 가려고 한다. 다음의 브런치 연재는 PLC로 로봇을 만드는 데 사용된 기술들이 어떻게 다른 메이커들의 작품을 만드는 데 활용되었는지의 이야기이다. 칼럼을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연재에서도 다채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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