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걸 우째 압니까
새 학기가 시작된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점심을 먹고 5교시를 기다리며 우리 반 아이들과 산책하며 상담을 한다.
그 중에서 한 친구가 나에게 묻는다.
'선생님, 전 연기에 재능이 있는 걸까요?'
'아니, 너 연기 엄청 못 해. 그러니까 그만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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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선생님이 말하면 너 연기 그만 두고 다른 일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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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선생님이 뭔데, 무슨 자격으로 너가 연기를 잘하는지 못 하는지 평가를 해?'
'세 번째,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몰라. 20년 가까이 공연만 만든 선생님도 아직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못 찾아서 매일 노력하려고 하는데 이제 한 달 겨우 공부한 사람이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
학기 초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일을 선택해서 학과에 들어는 왔는데, 정말 자기가 이 일을 잘하는지, 재능이 있는지 스스로에 대해 궁금해 하는 친구가 많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 질문에 답해주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학생이 내심 듣고자 했던 재능이 있다는 말은 자칫 진실을 가린 채 학생을 홀려 방심하게 만든다. 재능이 없다는 팩트는 그 학생을 우울하게 하고 좌절케 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에게 연기에 대한 재능 따위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어떠한 답도 시원하게 듣지 못한 학생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너가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선생님은 몰라. 대신에 너 스스로를 너가 한 번 믿어봐.'
이 말을 들으면 말귀를 잘 알아듣는 학생은 말없이 웃는다. 어느 정도 나의 말을 이해한 눈치다.
이렇게 되면 상담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각자 교무실과 교실로 헤어지며 상담을 끝맺는다.
살아가며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재능을 따지고 궁금해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다른 사람에게 묻기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난 과연 재능이 있는가? 없으면 과감히 그만 둘 것인가? 아니면 나를 믿고 재능을 만들어 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