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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re May 04. 2019

결말이 정해져 있는 이들의 이야기

워킹 시뮬레이터 게임 TACOMA 리뷰

타코마(TACOMA)는 Fullbright 사에서 개발한 워킹 시뮬레이터 게임이다. 아직 엄밀하게 정의된 장르는 아니지만, 보통 플레이어가 걸어다니며 주변 물건과 상호작용해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게임들을 워킹 시뮬레이터 게임이라고 한다. 더 패스를 비롯해 디어 에스더, 곤 홈, 스탠리 패러블, 에디스 핀치의 유산과 같은 게임이 이 장르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게임 타코마에서 당신은 달 근처에 위치한 우주 기지인 타코마 스테이션에서 일어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조사원이다. 당신의 고용주는 타코마 스테이션을 만들고 관리하고 있던 벤투리스 사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인터스텔라에서 봤을 법한 도킹이 끝나면, 주인공은 타코마 스테이션에 진입하고 오딘이라는 AI가 그녀를 맞이한다. 어딘가 섬뜩한 오딘의 분위기,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이상한 메시지, 오류가 걸린 듯한 기계음은 타코마 스테이션에 심상찮은 일이 일어났음을 짐작케 한다.


타코마 스테이션에서는 모든 승무원이 행동을 AR 영상으로 저장해 두고 있었고, 주인공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밝혀나간다. 파티를 즐기던 6명의 승무원은 갑작스러운 충돌을 겪게 되고, AI인 오딘은 타코마가 우주의 잔해와 충돌했다고 말한다. 그 여파로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되고 산소 공급 장치가 파괴된다.


승무원들은 기술자 나탈리와 로버트를 제외한 전원이 극저온 수면에 들어가고, 나탈리와 로버트는 생명 유지 드론 및 탈출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를 마치고 탈출하자는 계획을 세운다. 식물학자 앤드류는 벤투리스 사가 지원을 보낼 거라면서 계획에 난색을 표하지만, 결국 모두의 계획에 따르기로 한다.


계획은 막바지에 다다라 스테이션 관리자 이브, 스페셜리스트 클라이브, 식물학자 앤드류는 저온 수면에 빠졌고 기술자 나탈리와 로버트, 보건 의료사 사레가 마지막 작업을 위해 깨어있는 상태였다. 이 때 갑작스런 화재와 충돌로 인해 나탈리와 로버트가 부상을 입고, 사레는 혼란에 빠진다. 이런 사레에게 AI 오딘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며 네트워크 실의 통제구역으로 들어가 보라는 말을 건넨다.

주인공 페리어와 타코마의 AI 오딘

타코마의 스토리가 어디서 많이 보던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우주 재난이라는 점에서 영화 그래비티를, ai가 관여한다는 점에서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닮아 있다. 특히 ai 오딘의 디자인이나 목소리, 분위기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9000과 상당히 유사하다.

영화 스페이스 2001의 HALL9000

이런 유사성과 짧은 플레이타임에도 불구하고 타코마는 호평받을 자격이 있는 게임이다. 가장 호평할 만한 요소는 위에서 말한 AR 영상이다. 보통 워킹 시뮬레이터 게임에서는 책, 노트, 혹은 사물과 상호작용하며 스토리를 알아내는 경우가 많은데, AR 스캔 영상은 SF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렸다고 보인다. 이 영상은 여러 인물의 대화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한 쪽에서 대화를 모두 듣고 영상을 되감아 다시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들어야하는 방식이다.


거기에 뻔하지만 복선이 세세하게 깔려 있고 반전 요소가 있는 스토리, 오브제의 섬세한 디자인, 유려한 그래픽은 이 게임의 장점으로 꼽을 만한 부분이다. 물론 워킹 시뮬레이터가 가진 단점(플레이어가 게임할 요소가 거의 없음, 도전적이거나 창의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함)들은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에 다양한 팬을 사로잡을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 이런 장르를 좋아한다면 해볼 만한 게임이다. 플레이 타임은 약 3시간.


개인적인 점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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