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우먼 1:5 무상증자, 6/30 신주배정일, 7/18 상장 / 조광ILI 1:5 무상증자, 7/15 신주배정일, 8/5 상장 / 실리콘투 1:5 무상증자 7/15 신주배정일, 8/2 상장 / 모아데이타 1:5 무상증자, 7/20 신주배정일, 8/10 상장 등 2022년 5~6월 사이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의 특징은 아래 주가 그래프를 보면 ‘아!’ 하실 것입니다.
이들 기업의 또다른 공통점은 무상증자 비율이 1년 전과 비교하기 힘든 화끈한 수준입니다. 주식대금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을 새로 나눠 주는 게 무상증자입니다. 보통 주주환원 정책이라 불리며, 2019~2020년 바이오 기업들이 주가가 오를 때 많이 진행했습니다. 과거엔 1주를 가진 주주에게 1주를 더 주는 ‘증자’도 통큰 무상증자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2022년이 되자 1:8 무상증자까지 등장합니다. 동물 임상 실험 관련 기업 ㈜노터스는 상식을 깨고 무려 1대 8 무증을 발표합니다.
무상증자 1 : 8 → 거래량 폭등 → 주가 급등, 급락
무상증자 테마주가 생긴 듯싶습니다.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자본시장 경색 등 주식시장은 더 없이 안 좋은 분위기인데도 최근 무상증자를 진행한 기업들은 주가의 급등, 급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미 투자자에게는 매우 유혹적입니다. 그쵸…. 현재 다들 20~30% 손실을 보고 있는 중인데 한 방에 커버! 물론 대단히 High Risk 투자입니다. 언제, 얼마가 고점인지 때려 맞출 뿐입니다. 만약 잘못 진입하면 80~90% 지옥의 하락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무상증자에 몰리는 개인투자자에게 금감원이 경고성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주요 골자는 “무상증자 비율이 얼마이든 실질적인 기업가치 변동이 없으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입니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요약 : ▣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코스닥기업이 많아지면서 일부 기업은 주당 5주 이상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 ▣ 무상증자는 외부자본 유입이 없어 기업가치에 실질적인 변동이 없음에도 SNS 등에 무상증자 관련 무분별한 투자를 유도하는 내용 확산, ▣ 이에 투자자들이 무상증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무상증자 관련 유의사항을 안내 → 유상증자와 달리, 무상증자는 외부자본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 / 무상증자비율이 높은 경우,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 변동이 없다면 주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음
그러나 6.14 무상증자를 발표한 여성 패션 플랫폼 ㈜공구우먼은 1:5 무상증자를 통해서 주가가 10배 올랐습니다. 물론 한 달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잠깐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은 이들이 많으니 “나도 한 번!!!” 이런 생각을 막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알고 전혀 모르고 무상증자 테마주에 투자하는 건 ‘돈을 잃어도 괜찮다’라는 무모한 ‘투기’가 될 수 있으니 한 번 전후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최근 무상증자 1:4 결정을 공시(7.27)한 지투파워의 사례를 통해 무상증자 테마주 현상을 이해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지투파워㈜는 2010년 12월 17일 설립되어 전력기기 및 수배전반시스템 설계ㆍ제조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2020년 11월 20일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1주의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 했습니다. 대주주는 김영일(대표이사) 22.3%, 대표이사 특수관계자 18.7%입니다.
아주 당연히! 오래된 경영상황이 안 좋은 기업이 무상증자를 한다고 하면,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기업가치가 떨어지는데 굳이 주식 공짜로 받겠다고 돈을 투자할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거나 탄탄한 기업이어야 ‘무증’을 외쳐도 관심을 받습니다.
지투파워㈜는 매출액 373억 원에 영업이익 29억 원, 자산 265억 원입니다. 임직원 수가 48명에 불과합니다. 작은 회사입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주력사업이 수배전반, 태양광발전시스템 사업이라고 하네요. 투자설명서에 위험요소로 국내 건설경기 변동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제 느낌에는 ‘기술력이 있고, 발전 가능성도 있는 기업인데 아직은 좀 사이즈가 작다…’
또 당연한 조건인데 무상증자 기업은 상장사이어야 합니다. ‘무상증자 테마주’ 기업은 얼마 전 IPO에 성공했거나, 그래도 최근 실적이 좋아지는 ‘성장성’이 엿보이는 기업입니다. 자금유입이 없는 무상증자는 돈 없이도 ‘자본구조’를 손쉽게 바꿀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식수를 증가해서 지분 변화를 줄 수도 있고, 유통물량이 적어 주식 매수, 매도가 적은 회사가 운신의 폭(지분을 일부 팔려고 해도….)을 늘일 수 있습니다. 최근 1:5 무상증자를 외치는 회사의 주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신주를 발행해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식수가 너무 적어, 유통물량을 늘이기 위해서 무상증자를 실시합니다.”
무상증자 기업에는 재무적 코치가 있습니다. 지투파워는 올해 3월에 IPO에 성공한 기업입니다. IPO는 이미 지투파워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와의 약속일 수 있습니다. 보통 외부 투자자를 받게 되면(스타트업이 그렇습니다) 기업가치의 대외 평가 상승을 원합니다. 재무적 투자자는 안정적인 경영 보다는 단기간에 EXIT(고수익 지분 매각)가 목적입니다. 사모펀드, 투자조합 등 외부 투자자는 기존 경영진이 전에 하지 못했던 과감한 결정을 코칭을 합니다. 화끈한 주주환원 정책이 될 수 있는 1: 5 무상증자 같은 것 말이죠.
근데 지분 EXIT가 무상증자 한다고 해서 바로 할 수 없습니다. IPO 이후에는 길게는 2.6년 짧게는 6개월 등 보호예수라 해서 대주주와 투자자들 지분을 매각할 수 없습니다. 글쵸. 바로 대량 물량이 나오면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지투파워도 공모를 통해서 확정공모가 16,400원에 119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습니다. 시설자금 66억 원, 운영자금 50억 원으로 사용한다고 투자설명서에 밝힌 상태입니다.
무상증자를 화끈하게 해도, 유통물량이 적어야 주가가 급등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기존 주주 중에 대주주 등이 보호예수로 묶여 있고, 그러고도 유통물량이 적어야 ‘무상증자’를 보고 뛰어든 이들이 가격을 올리게 됩니다. 지투파워는 IPO에 성공했지만 우선 유통 주식물량도 작고, 재무적 투자자 벤처금융(에이스톤 프로젝트 제3호 투자조합, 유아이벤처투자조합5호 등 3군데) 한국투자증권 등이 총 30% 정도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보호예수는 1개월로 짧은 편입니다만, 무상증자 전에 아마 모종의 협의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직전의 공구우먼의 경우 투자조합 역시 2.6개월로 길게 보호예수가 잡혀 있었습니다.
급등해도 팔지도 못하는데 왜 무상증자를?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지투파워는 상장하고 나서는 그래도 주가가 팍 올랐지만 3만 원 정도 공모가의 2배는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시겠지만 주식시장이 상반기부터 별루였고, 지투파워가 주목을 받기엔 힘든 분위기입니다. 자연스럽게 주가가 계속 하락했습니다. 심지어 5.19쯤에는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공모가는 보통 원래 기업가치 보다 낮게 시장에 내놓아서 인기를 높이는 전략을 취합니다. 공모가 정도로는 재무적 투자자가 만족할 수익율이 나오지 않습니다.
최근 무상증자는 1:5 정도로 무상증자 비율을 높여 주가를 폭발적으로 올립니다. 언뜻 생각하면 보호예수가 오래 잡혀 있는 주주들에게는 사실 한 달 반짝 급등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2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고점이 높을수록 떨어져도 나름 지지선을 갖추게 됩니다. 10만 원을 갖던 주식인데…. 5만 원 반토막이면 싼 거지.. 이런 인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고점을 찍으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받쳐줄 가격대 이미지가 생깁니다. 둘째, 유통물량을 증가시켰기 때문에 그만큼 사줄 사람도 많아집니다. 마찬가지로 받혀줄 사람들이 생기는 거죠. 지투파워의 30% 재무적 투자자도 높은 수익의 EXIT를 하려면 자신들의 물량을 한꺼번에 털지는 못합니다. 폭탄 매물은 주가하락을 만드니까요. 원하는 값에 팔기 위해서는 각각의 가격대에 포지셔닝할 투자자들이 많아야 합니다.
무상증자 테마주라고 해도 옥석이 있고, 정말 허깨비와 같은 종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져 볼 것은 따져보고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 ‘위험한’ 투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덤벼야 합니다. 내가 어떻게 그걸 알아봐? 그러심 안됩니다. 모든 정보는 투자설명서, 재무제표에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투기조차도 체크, 체크, 체크! 피 같은 내 돈이잖아요.
무상증자 테마주 그래도 이것만은 확인하자! 1)재무적으로 가능성(매출액, 영업이익) 2)올초 상장 3)대주주 외 재무적투자자 존재 4)보호예수 등으로 유통물량 제한 5)무상증자 비율 1:5 이상
무상증자 발표 이후 상장까지 스케줄 확인도 필요합니다. 신주배정일 D-2까지 사야지 무상증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D-2까지 주식랠리가 시작됩니다. 신주배정일 D-1에는 권리락이라 하여 무상증자 비율에 따라 주식의 가격이 평가조정(하락)됩니다. 무상증자가 개인투자자에게 “묻지마 투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결과적으로 개인은 실패하고 시장만 성공하는 꼴이 되기 쉽습니다. 해당 기업의 대주주 지분가치 상승만이 결과로 남는다면 결국 누군가는 손해를 보고 마는 이벤트이기 때문입니다.
※상기 내용은 FY21~17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참고 자료 출처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또는 unsplash.co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