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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를 읽는다면… (Feat. 코오롱티슈진)

재무제표가 필요한가요?

“재무제표만 알면, 이럴 때 편할 거 같은데…. 이게 정확히 무슨 말이지?” 

회계나 재무제표를 좀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히 ‘회계공부 좀 해야겠다.’ 결심해도 막상 실천이 어렵습니다. 

책 한 권을 읽거나, 온라인 강의를 듣고 난 후, 공부한 것으로 나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있다면 시작부터 달라 질 것입니다.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동안 재무제표나 회계지식 없이도 다 해결하고 살았는데 굳이 필요한가? 의문이 듭니다.  한 번은 왠지 알면 도움이 될 거 같은데 정말 어떤 점에서 유익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무제표, 정말 필요한지!

보통, 우리가 재무제표 혹은 회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아래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기업의 실체를 반영한 재무제표에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재무제표 정보를 알면 ‘돈’이 된다. = 투자에 도움이 된다.


 셋째, 재무제표 또는 회계용어를 자주 쓰는 사람과 대화할 때가 많다. 

(특히 상사나 비즈니스 파트너가 맨날 “매출총이익률이 어떻고, 자산의 건전성을 따져야 한다는 둥” 쓰는 용어부터 재무적인 게 많다면 일일이 그 뜻을 물어보기도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넷째, 내가 읽어야 할 자료에 재무적 자료가 자주 포함되어 있다.

(주식투자자는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참조합니다. 그 속에는 반드시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재무제표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Info, Money, Talk, Reading 


저는 단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DART에서 찾아 대략의 정보를 ‘읽기’ 수준으로 봐도, 위의 4가지 필요성이 충족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회계공부를 심각하게, 굉장히 어려운 금융공학처럼 난이도 높은 학습목표로 삼으신다면 절대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일반인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 게다가 회계팀이나 재경, 경리부가 될 것도 아닌 여타의 부서라면 재무제표는 '읽기' 수준의 상식으로 공부하는 게 맞습니다. 


또한 '재무제표 읽기'는 심지어 하루 또는 4~5시간만 집중하신다면 누구나 마스터 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재무적 보고서인 ‘재무제표’를 Info, Money, Talk, Reading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재무제표 읽기'가  Info, Money, Talk, Reading에 도움을 주는지 예를 들어 볼까요?


가장 흔하게 Reading 즉 재무적 정보가 포함된 글을 읽을 때 '재무제표 읽기'를 할 줄 알 거나 해보면 정말 해석이 달라질 것입니다. 경제기사를 볼때 발생합니다.


거래정지 중 330억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코오롱티슈진,

http://news.bizwatch.co.kr/article/market/2022/08/31/0028


위의 기사 제목을 보자마자, 재무제표 읽기 기초를 저와 공부하신 분이라면 “기업이 자금조달 하는 방법만 봐도 기업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 얼마나 쫄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강의시간에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회사의 재무환경이 좋다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에서 차입을 합니다. 그만큼 회사의 신용도가 높기 때문이죠. 특수사채라고 불리는 전환사채 등은 주식으로 전환하는 조건까지 걸어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조건이 붙으면 붙을 수록 회사가 자금조달을 위해서 여러 가지로 투자자를 유인하는 조건을 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째든 저 기사를 보고, 그대로 글 속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보다 ‘재무제표 읽기’를 통해 현재 코오롱티슈진의 상황을 살펴보고 다시 기사를 보면 또 다른 해석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자~ 당연히 DART로 갑니다. 코오롱티슈진의 가장 최근인 2022년 반기 재무제표로 확인해 보면서, 기사 내용을 체크해 봅니다.  



상기 기사에 나온 사항이 이미 코오롱티슈진의 공시 사항에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기사가 나면 우리는 News라는 속성 상 가장 먼저 제공되는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무적 특히 ‘공시’되는 기업 재무정보는 DART에 올라온 후에 기자들이 읽고,  기사를 씁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보도자료 등부차적인 자료가 있지만, 공시 이전에 공개될 순 없습니다. 특히 중요한 정보를 공시 이전에 흘리면 법적인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시는 기업이 올린 최초 정보로 가장 정확합니다. 기사와 공시를 같이 보면 기사에 언급되지 않았던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유상증자, 전환사채발생 공시를 8.26, 8.31 각각 났습니다. 공시를 확인하기 전에도 이런 자금조달 공시가 연달아 나다니, 돈이 급하긴 한가 봅니다. 




우선 재무제표 기본 사항인 자산부터 확인합니다. 코오롱티슈진이 얼마짜리 회사인지 재무상태표부터 쓰윽 리뷰합니다. 자산총계가 515억 원인데 지난 3년 동안 줄고 있네요. 


“안 좋아…” “엥? 결손도 -3,370억 원이네, 심각해~” 다른 거 살펴 보기도 전에 숫자 2개만 봐도 첫 느낌은 “아니,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 회사가 자금조달을 한다고 하면 돈은 누가 빌려주지?”



당연히 손익계산서도 봅니다. 혹시 향후 돈을 잘 벌 수 있는 '포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찬가지네요. 매출액은 44억 원에 불과한데 영업이익이 -79억 원으로 적자입니다. 적자폭이 줄고(-469억 원 --> 79억 원) 있고 그 폭이 크니,  그게 왜 그런지 궁금합니다. 우린 또 궁금하면 확인해 봐야잖아요. 어떻게? 그렇죠! 주석에 구체적으로 나오는 게 있는지 뒤져 봅니다. 먼저  손익계산서 다른 ‘비용’ 항목을 살펴 봐야 알겠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재무제표 단위가 US(달러)입니다. 손익계산서 풀 버전을 찾아보니, 매출액 보다 판매관리비가 월등히 높습니다. 파는 것보다 쓰는 비용이 많으니 당연히 적자가 날 수밖에 없죠. 코오롱티슈진은 팔기 위해서 만드는 제조원가 규모보다 '마케팅 비용'이 더 드는 사업입니다. 궁금하니 판매관리비 주석을 열어 봐야겠네요.


주석사항에 나온 판매관리비 세부내역입니다. 총액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체 비용이 줄어 드는 데도, 손실을 내는 요소입니다. 이 안에서도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기 위해서 숫자를 엑셀에 넣어 비율 등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간단히 뭐가 가장 많은 비용 비중인지 보는 거죠.


재무제표 표를 그대로 복사해 엑셀에 붙이면, 표로 붙여 집니다. 아래 그림이 위의 주석을 엑셀에 넣어 비율 정도를 구해 본 것입니다. 어떤 항목이 비중이 높고 전년 또는 전동기 대비 감소로 주요한 원인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상연구개발비와 지급용역비가 비중이 높습니다. 전분기 대비 비용이 -34% 줄었는데 비중이 높았던 경상연구개발비가 더 많이 줄었습니다. 지급용역비는 줄일 수 없는 비용인가 봅니다. 우선 봐서는 경상연구개발비와 지금용역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자금을 조달한다고 봐야 합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이 밀고 있는 바이오 회사입니다. ‘인보사’라고 연골재생촉진재 신약개발을 했던 곳이죠. 한때 굉장히 떠들석 하게 만든 무형자산 개발비 이슈입니다. 임상3상까지 갔던 프로젝트가 좌초된 사건입니다. 

 


그 뒤로 된다 안된다 말이 많았는데~ 제가 정확히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이후로 투자자 소송도 있고, 주식거래 정지 등 여러 모로 복잡한 상황입니다.



주석에는 우발채무 등 소송 사항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은 꽤 많은 투자자 소송이 진행 중이네요. 저런 소송이 각각 무엇인지 그리고 주식거래 정지 이유 등 자세한 정보는 재무제표에 나와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안 좋은 일이 있다는 걸 기업이 숨기지 않도록 반드시 표기하게 되어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읽다 보면, 뜻하지 않는 추가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330억 원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코오롱티슈진. 기사에서는 전환사채 발행 내용과 전후를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재무제표 읽기’ 조금만 진행해 보면 코오롱티슈진의 현재 상황, 특히 결손이 엄청나게(-3,370억 원) 났으며, 매년 123억 원(달러 1300원 기준)의 판매관리비가 소요되고 있으니,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자금조달이 시급한 정황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 관계되는 소송, 지배구조 등도 엿볼 수 있고요. 그렇다면 전환사채로 조달된 330억 원의 자금이 2년도 못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사업의 목표는 신약 개발입니다. 그 과정 속에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 합니다. 현재로 봐서는 330억 원도 코끼리 비스킷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추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Reading에서의 '재무제표 읽기' 효과입니다.


재무제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정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재무제표를 통해 전후 사정, 객관적인 기업의 실체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제시되는 정보를 Reading할 때 누구보다 명확한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게 다 재무제표 읽기의 효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려워 보이나요? 찬찬히 처음부터 원래 기사를 읽고, 재무제표 읽기가 시작되던 부분을 다시 봐 주십시오. 글로 쓰여 있지만, 행동으로 상상해 보면 그냥 DART에 가서 관련 페이지 숫자를 읽어 낸 것 외에는 무슨 대단한 논리와 이론을 적용한 게 아닙니다. 숫자를 읽고, 기존의 정보와 매칭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여러분 누구나, 조금 익숙해 지시면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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