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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주) 재무제표 읽기

SK그룹의 숨겨진 성장동력 ‘에너지’

SK그룹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가 어디인가요? 보통 SK텔레콤, SK하이닉스를 들 수 있는데요. 최근 10년간 SK그룹을 견인해 온 게 통신과 반도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SK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등 이유로 SK스퀘어라고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는 등 사업구조 변경을 진행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11번가 매각으로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방향이 무너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습니다만 오늘 소개해 드리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SK 여전히 튼튼하구나!’ 라는 생각들 것입니다. 

또한 SK그룹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얼마나 많은 M&A 성공을 통해 기업의 성격이 변화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초창기 SK그룹을 일궜던 분야가 바로 에너지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회사 중의 에너지 분야를 맡고 있는 게 SK E&S㈜입니다. 보통 SK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인공지능(AI), 바이오로 꼽습니다. SK실트론은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중요한 부품으로, SiC 웨이퍼는 전력반도체의 성능과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소재입니다. SK실트론은 전 세계 SiC 웨이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한 기업입니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뇌전증 신약으로, SK바이오팜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은 현재 다양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뇌질환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SK실트론은 2022년 기준 2.3조 원의 매출액과 5,649억 원의 영업이익 성과를 냈으며, SK바이오팜은 4,186억 원의 매출액에 아직은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위 회사와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SK E&S는 에너지 분야의 SK그룹 계열사입니다. SK E&S는 최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태양광, 풍력, 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SK E&S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확대한다고 합니다만 실제로 매출 분야를 보면 LNG, 가스, 전력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구체적으로 재무제표를 한 번 볼까요?


2022년 연결기준 자산총계 18조 원의 SK E&S는 SK 주식회사가 90% 지분을 갖고 있는 종속회사입니다.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액 성장이 굉장히 좋습니다. 2019년 자산 10조 원에 불과하던 게 18조 원으로 규모를 키운 것과 5.7조 원 → 7.8조 원 → 11.2조 원으로 보기 드문 성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당기순이익만 9,699억 원, 영업이익 1.4조 원의 성과를 기록을 하였습니다.

먼저 손익부분부터 분석해 보면 SK E&S의 존재감은 높은 이익률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덩치가 18조 원이 넘는 회사가 이익률이 12.6%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런 단기적인 변신은 회사 외부의 시장의 변화가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손익계산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매출원가의 변화입니다. 83.3% → 79.5%로 약 4% 이상의 절감이 이뤄졌습니다. 여러 가지로 2020~2022년 3년 사이 변화가 많은 게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2020년을 SK E&S의 변곡점으로 꼽을 수 있는데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때 이뤄집니다. 2020년 영업이익이 2,412억 원인데 당기순이익은 8,617억 원입니다. 기타손익의 발생 탓인데 그 수치가 매우 높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SK E&S가 보유하고 있던 중국의 차이나 가스 홀딩스 지분을 1조 8천억 원을 매각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분 처분 이익이 2020년에는 1.2조 원이 발생했습니다. 2019년부터 진행된 일입니다만, 이 정도의 규모의 자금을 필요로 한 이유와 처분한 결정은 매우 중요한 사건입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SK E&S는 전력, 도시가스 LNG로 나눠져 있는 매우 전형적인 국내 지역 기반의 에너지 기업입니다. 수익 부분에 5.3조 원을 담당하고 도시가스 부분은 회사의 Cash Cow이자 지역기반의 사업기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큰 돈의 해외투자가 성공했다는 건 단지 국내 비즈니스에만 머무르지 않았던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SK E&S가 좀더 공격적인 경영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판매관리비> 총액이 8,6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합니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키우기 위한 인적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직원 채용이 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회사는 부채 비율이 이 회사의 최근 4년간의 어떤 실적을 보면 매출액이 2020년부터 굉장히 많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단기 순이익과 팔던 현금 흐름을 봐도 굉장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업용 자산인 <유형자산>의 증가가 2021년 이후 가속되어 8조 원에 달하고, 전체 자산총계가 18조 원입니다. 경쟁사인 삼천리 5조 원, 포스코에너지 4.3조 원에 비해서 굉장히 큰 회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SK E&S의 18조 원은 종속기업의 자산이 합쳐진 것입니다. 부산도시가스, 코원에너지서비스 등 종속회사 중에 웬만하면 자산 1조 원이 넘습니다. 30개가 넘는 종속기업을 나열해 두면 SK그룹 내에서 SK E&S의 위치도 좀더 커 보입니다. 

한 가지 종속기업 중에 아직 매출과 이익이 나질 않지만 규모가 큰 곳이 눈에 띄는 편입니다. SK E&S 미국과 PASSKEY는 향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종속기업으로 잠재력이 높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SK그룹은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AI, 메타버스, NFT 등 미래 ICT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소재,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SK E&S는 어떤 역할을 담당할까요? 사실 18조 원의 규모와 매년 1조 원 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는데 존재감이 없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SK E&S의 비전은 청정수소, 에너지솔루션, 저탄소 LNG 등 친환경 에너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내 말고 특히 해외 쪽에서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를 빼낸 곳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계약 등 해외에서 새로운 에너지 기업의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SK E&S는 여주발전소 가동, LPG 가격 변동에 따른 매출액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화려해 보이진 않지만 SK그룹에서 가진 장점이 많은 기업입니다.


SK(주)가 90%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이 회사를 상장시킨다면 18조 원의 자산과 현금창출 능력 그리고 새롭게 장착될 수소 에너지 분야, 해외 쪽 네트워크 등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조만간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기 글은 2017~2022년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한 내용입니다. 비상장사의 경우 공개된 기업정보를 찾기가 힘듭니다. DART(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 읽기’를 통해 최대한 객관성과 근거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글쓴이-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미지 출처 – DART(전자공시시스템) or https://unsplash.com/



*저자 소개     

지은이 이승환

회계사나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회계와 재무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관심이 많다.  ‘재무제표 읽는 남자’라는 필명으로 브런치, 아웃스탠딩, Zum금융 등에 기고하였으며, 재무제표를 쉽게 보는 방법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뽀개기』,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등이 있다. 가장 최근에 쓴 책은 아래 『나는 회계 몰라도 재무제표 본다』2023 경향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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