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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빙그레’

회계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19)

Intro | 바나나우유는 진리입니다


바나나맛우유로 만든 라떼, 쉐이크, 푸딩, 펜케이크. 호기심 향기가 솔솔 풍깁니다. 백종원과 빙그레가 만났습니다. ‘대박’ 조짐이 보여서, 기대도 되지만, 바나나맛우유의 마케팅 이벤트와 광고는 늘 감탄의 대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wxJYGIRUwg


이 회사에는 마케팅 귀재들이 넘쳐나는가 봐요. 오늘은 빙그레 재무제표로 빙그레를 샅샅이 뒤져 볼까요?


Body | 유제품, 아이스크림 냉장냉동 식품회사


빙그레의 대표 상품은 바나나우유와 요플레입니다. 그 외에도 투게더, 붕어싸만코, 메로나, 꽃게랑 등 장수 브랜드를 가진 회사입니다. 사실 회사 역사도 깊습니다. 빙그레는 유제품 및 빙과류 전문 제조 회사인 1967년 설립된 대일양행을 모태로 합니다. 1973년에 한국화약에 인수되면서 빙그레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 바나나우유, 항아리우유는 저에게도 추억 깊은 제품입니다. 목욕탕 가던 시절부터 대학교 복학생이 되어서까지 찾았으니까요. 한국화약에 인수되고 난 이듬해 만든 상품이라고 합니다.


1974년 바나나 한 개가 사과 한 그루만큼 귀했던 시절,
영양(우유)+럭셔리(바나나)의 조합으로 탄생한 고급진 음료.
바나나 속은 하얀 데, 바나나우유는 노란색이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67970&cid=58795&categoryId=58795


50년을 훌쩍 넘긴 회사답게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FY2018년 기준 자산총계 6,539억 원이며, 매출액은 8,551억 원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지난 4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네, 경제가 엉망이네 말들이 많지만 빙그레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매우 낮은 부채비율(20%)도 걱정거리를 더는 요소입니다.

자본항목을 보고, 52년 동안 쌓은 이익잉여금이 363억 원 밖에 안되냐고 의아해 할 수 있는데요. 빙그레는 적립금으로 4,008억 원을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해외시장개척적립금, 시설투자적립금이 대부분입니다. 마치 새옹지마 노인처럼 미래를 대비한 적립인가요?


재무상태표를 보면 2,368억 원의 단기금융자산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빙그레의 한 해 이자소득이 52억 원이더라고요. 대충 따져보면 2%로 단기금융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매도가능증권(주식) 보다는 안전한 금융상품에 넣어 두었네요. 또 한 번 사려 깊은 노인장의 풍모가 느껴집니다.


어찌하였거나 꾸준한 영업이익이 적립금의 원천입니다. 최근 4년간 빙그레의 영업이익은 317 → 372 → 347 → 394 순으로 300억 원 후반 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금 좋았는데요. 무더워가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빙그레의 주가를 보면 2015년 기점으로 안정화를 찾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영업이익을 보니 2015년 전에는 더 좋았습니다. 600억 원을 기록할 때도 있었습니다. 시장확장을 위해서 약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시기가 2015년 전후가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종업원수 10년치 변동추이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안정적인 손익은 또한 원활한 현금흐름을 창출합니다. 빙그레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매우 꾸준한 영업활동, 투자활동을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재무활동현금흐름인데요. 부채비율이 낮은 터라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대부분 배당금의 사내유출(배당금 지급) 금액입니다. 빙그레 투자자가 빙그레를 좋아할 이유입니다. 아! 아니네요. 주가를 생각해 보니, 배당은 대주주만 좋겠는데요.


곧 여름이 다가옵니다. 벌써부터 더운데요. 빙그레 주요 제품은 냉장 유제품과 빙과입니다. 이걸 만드는 공장이 도농, 김해, 광주, 논산 4군데 있습니다. 평균 공장 가동률이 51.7%라는데 2018년 기준 임직원 수는 1,514명입니다. 여름이 되면 그래도 바빠질 것 같은데 계절적 요인 말고도 매출이 많이 늘어서 직원들 많이 뽑고, 월급 많이 줬으면 좋겠습니다.


주석 상의 빙그레 영업부문 정보를 보면 냉장품목군(우유 및 유음료 외) 4,727억 원이고 냉동 및 기타품목군(아이스크림 기타)가 3,824억 원입니다. 유제품이 조금 더 많은데 장수 브랜드도 많지만, 신제품 개발도 그간 많이 이뤄졌습니다.

따옴 오렌지, 요플레 데일리 드링킹, 투게더 시그니처, 요플레 닥터캡슐, 아카페라 사이즈업, 비비빅 인절미, 밤붕어싸만코, 메로나 제주, 빵또아, 빙그레 슈퍼콘 등 다 적기 힘드네요. 주요 경쟁자는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고,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입니다. 경제업체를 거론해 보니 빙그레의 영업실적이 달라 보입니다.


빙그레를 이끄는 경영자는 박영준 대표이사입니다. 전 빙그레 프로젝트 총괄이였네요. 빙그레의 대주주인 김호연 회장은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빙그레 주식의 36.75%를 갖고 있습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김호연 회장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동생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까 빙그레 모태 기업 이야기 할 때 한국화약이 거론되었습니다.


https://www.insight.co.kr/news/183079


빙그레는 최근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2014년 빙그레(상해)식품유한공사를 설립했고, 2016년에는 BC F&B USA를 설립합니다. 2018년 상하이의 매출액은 225억 원, 미국은 141억 원입니다. 미국법인 설립 후 2017년에는 메로나를 현지 OEM으로 출시했다고 합니다. 메로나는 빙그레가 어려웠을 때 회사를 살린 효자 브랜드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왜 바나나우유는 해외 진출을 안 하는지… 오히려 좀더 동양적인(항아리 모양)의 용기가…. ㅋ 어쭙잖은 의견입니다.


Outro | 안정적 = 신규시장 창출의 어려움


대단히 안정적인 재무제표. 어느 누가 봐도 빙그레는 튼튼한 기업입니다. 과자 브랜드가 있는 제과회사에 비하면 규모가 작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독보적인 브랜드로 무시할 수 없는 회사입니다. 다만 빙그레가 더욱 성장을 하려면, 과점화된 아이스크림 시장, 원재료 확보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현실을 타개할 전략이 필요합니다.

빙그레가 국내 보다는 오히려 해외에 눈길을 두는 것도 투자효용이 높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지 짐작해 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식품)을 외국인들이 좋아할지는 알 수 없는 모험입니다.(사 먹는 그들조차 모험이죠.) 허나 경쟁상황이 오래도록 굳혀진, 유제품∙빙과제과 시장에서 빙그레가 안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현명한 지혜를 오래도록 쌓았고, 바나나맛우유처럼 신선한 아이디어를 계속 부어가는 걸 보면, 색다른 뭔가 나오지 않을까요? 떨어지지 않는 매출액에 안주하는 것보다는 세계에 내 놓을 수 있는 ‘DanGi of Banana Milk’를 성공시키길 기대해 봅니다. ^^(말은 쉽습니다. 괸히 빙그레 관계자께 죄송)


PS - 바나나우유를 정말 좋아하는 사심에서 나온 글임을 감안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상기 내용은 FY19~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FreeQr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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