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업이익 494억 원, 대한전선

회계를 알면 주식이 보인다(2)



Intro | 600원짜리 동전주 대한전선


대한전선 주식 관련 토론방에 들어가면 ‘흡혈전선’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종종 올라 옵니다. 개미투자자(개인)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다는 한탄(?)이기도 한데 여하튼 우리나라 네티즌의 작명 솜씨는 놀랍습니다.

대한전선은 2015년 ‘계속기업가정’ 의심으로 강조사항이 달렸던 기업입니다. 이후 2015년 9월 사모펀드 IMM PE에게 인수됩니다. 현재 대주주는 67.14% 지분을 가진 주식회사 니케입니다.


대한전선은 1955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전선회사입니다. 각종 전선, 소재 및 적산계기의 생산, 판매 및 전기공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삼으며, 1968년에 이미 상장한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입니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었지만, 무리한 사업다각화와 경영실패에 지배구조가 바뀐 케이스입니다.

http://www.dailystock.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64


Body | 대한전선 주가가 낮은 이유는 뭘까?


지난해 2018년 남북협력 관련 이슈로 대한전선도 반짝 조명을 받았습니다. 주가가 2000원 대까지 갔는데 이후는 쭈욱~ 내리막 길입니다. 2015년 이후 대한전선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매출액 1.6조 원 정도 영업이익 487 → 496 →494억 원으로 연속 흑자 행진입니다. 다만 당기순이익 -158 → -455 → -58억 원입니다. 당기순이익 적자 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워 보입니다.

대한전선의 주가가 오르지 않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영업이익이 흑자라고 해도 아직 실제로 돈을 벌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온전히 가져갈 당기순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은 다 누가 가져가냐고요? 이 회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가게 된 계기는 무리한 사업확장에 의한 대규모 자금 차입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여전히 단기∙장기 차입금이 6,000억 원에 달합니다. 부채비율 258%로 높고요.


둘째 이유로 들 수 있는데 금융비용 중 이자만 2018년에 377억 원을 냈습니다. 물론 559 → 407 → 327 → 377억 원으로 줄긴 줄었습니다만 이자만 갚다가 10년 세월 훅 지나갈 것 같습니다.

셋째, 이 회사가 인수될 때 당시 사모펀드가 지불한 금액이 대략 3,000억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주식 수로 나누면 한 주에 500원이라네요. 거의 주식 액면가와 비슷합니다. 뉴스에서는 사모펀드는 이미 자기들이 투자한 자금은 회수를 해갔다고 합니다. 이제 회사를 매각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주가가 갑자기 너무 높은 것도 부담될 수 있습니다. ㅎ 현재 대한전선의 자산총계는 1.1조 원이고 자본 3,219억 원입니다. 시가총액은 5,000억 원 정도입니다.

전선 3사 매출액 비교(2014~2018)

넷째,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회사의 현재 가치가 아니라 미래가치입니다. 앞으로 '대박' 날 회사로 보여야 사람들이 주식을 사는 거죠. 대한전선은 현재 업계 2위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선산업은 안정적이기는 하나, 반대로 정체되어 있는 시장입니다. 해외수주가 판로입니다. 폭발적인 성장을 약속해주는 뭔가가 등장해야지 매력적인 주식이 될 것입니다. 원래도 B2B기업이라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라서 우선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습니다.

[사업보고서 상의 대한전선 경쟁상 강점과 단점]

60여년 동안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공급하며 쌓아온 신뢰도와 제품력이 가장 큰 강점이며, 특히 현존하는 최고 등급인 500kV 지중 초고압케이블의 생산 및 운영능력에 대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이를 통해 2016년 세계 HV/EHV케이블생산실적에서 2위(US$325M)를 달성하였고 최근 싱가폴 SP Power Assets에 약 940억원 규모의 EHV 케이블 공급 턴키 프로젝트를 수주하였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신규생산설비 구축 및 연구개발로 장조장 알루미늄 평할시스케이블, 해저케이블, HVDC케이블, 증용량가공송전선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으며 2018년 서남해 2.5GW 해상풍력개발사업의 내부망 구축 프로젝트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반면, 초고압케이블, 특수케이블 등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이외의 제품의 경우 운송 거리 등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수출에 제한이 있다는 단점 있으나 대한 VINA(베트남), M-TEC(남아공), 사우디-대한(사우디아라비아) 현지공장 활용을 통하여 이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어째든 대한전선은 매각 이슈가 있는 회사입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M&A를 통해서 투자액을 회수, 대규모 이익을 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전선은 덩치가 큰 회사입니다. 매수자가 나서야지 팔 수 있지, 회사 가치보다 저렴하게 내놓는다고 거래가 이뤄질 수 없을 것입니다. 매각이슈는 지배구조의 변경이고 이러 저래 주가에 영향을 줍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620160500003?input=1195m



Outro | 투자는 냉정하게


과거가 무슨 소용있겠냐만은 대한전선은 창업자 2세가 경영할 때까지 창립 이래 54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기업이었습니다. 급작스런 오너의 사망으로 1,355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성실하게 납부하기도 했었죠. 사업다각화와 전문경영인을 믿었던 창업3세 등 좋은 기업이 허망하게 팔리는 안타까운 점이 많은 회사입니다.


허나 투자는 냉정한 시각으로 봐야 합니다. 현재 가치를 기반으로 미래에 성장성을 다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대한전선은 과거의 튼튼한 실적과 전선산업 자체의 안정성이 돋보이는 회사입니다. 이를 믿고만 투자하는 것은 자칫 실투를 하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큰 회사가 동전주가 되어 있는 건만으로, 조금만 변화가 있으면 주가는 팍팍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좀더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것입니다.  


사족 – 이 글은 절대 투자를 권하기 위해서 쓴 글이 아닙니다. 대한전선 재무제표를 보다가 가장 흥미를 끄는 부분이 주가이어서 쓴 것이오니 감안하시길 바랍니다.  


대한전선 투자에 실패한 개미투자자의 글

https://blog.naver.com/rubylime/221591672120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FreeQration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다시보는 재무제표] 교보문고 재고자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