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의 비밀(1)
그냥 딱 재무제표만 보고, 거액의 투자결정을 할 수 있을까?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소액의 투자 판단이라도 재무제표를 보지 않고서, 기업 투자를 하면 안됩니다. 할 수는 없습니다.
“눈빛이 선해서 30억을 태웠다” 이런 건 개그소재로나 있을법한 사연입니다.
아래 그림의 재무제표는 워렌 버핏이 투자하여 유명해진 국내에 있는 기업 재무제표입니다.
어떤 이유로 워렌 버핏은 이 회사에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을까요? 아래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스스로 재무제표에서 읽어 낼 수 있는 5가지 이유를 기술해 보십시오.(더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Ex) 4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입니다.
위렌 버핏 이름을 거론한 책 중에 그나마 신뢰성이 있다는 메리버핏(며느리)과 데이비드 클라크가 공저한 『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활용법』. 이 책을 보면, 워렌 버핏이 재무제표 읽기 연습에 매우 충실했다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책 29 Page 딱 한 줄인데요. 워렌 버핏이 투자회사에 들어가니 선배가 재무제표 읽기를 시켰다고 합니다. “슐로스(가치투자자)는 워렌 버핏으로 하여금 수천 개에 달하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게 함으로써 워렌 버핏이 저평가된 회사를 찾아내는 기법을 습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세계적인 투자자도 재무제표 읽기를 연습했습니다. 밑에 사람들 시키겠지만, 그가 위 회사 재무제표도 읽었을까요? 여하튼 외국에(한국에) 있는 회사인데 뭘 믿고 투자를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저런 자문을 구했겠지만, 재무제표가 아주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렌 버핏을 만족시킨 아름다운 재무제표의 특징을 살펴 보겠습니다.
①~② 안정적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 기본 중의 기본 우선 이익이죠. 영업이익 4년 연속 흑자, 거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당기순이익. 본연의 사업이 매우 튼튼하다는 증거이자, 영업외수익이 큰 변화가 없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익의 질 즉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율이 25~32% 이상을 상회합니다. 무슨 IT 회사가 아니라면, 이 정도 이익은 훌륭한 성적이며, 지속된다는 점에서 가산점이 더해 집니다. ※시장 점유율을 알 순 없으나, 독점적 사업자이거나 독점적인 기술을 가지지 않고는 이익률을 지속시키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경쟁자를 무시 못합니다.
③낮은 부채비율 : 2005년 30% → 2007년 18%까지 부채비율이 낮아졌습니다. 부채가 300억 원 정도 도래할 때도 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것에 비하면 유동성사채가 걱정되지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2006년 한방에 갚아 버립니다. 그간 쌓여온 자본(이익잉여금)이 2017년 기준 3,093억 원이나 되니 부채비율을 높아 질래야 높아질 수가 없습니다. 2007년 10기에 불과한 재무제표 상으로 저 정도의 스스로의 자본확충 이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잘 나가는 회사라는 반증.
④넉넉한 현금흐름 : 재무상태와 손익계산서 그리고 현금흐름표를 동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06년 699억 원까지 찍힌 적이 있습니다. 늘 영업으로 돈을 잘 벌고 있는데 재무활동 즉 은행과의 대출 관계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 빚 질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말의 현금잔고도 많은데 굳이~ 2002년의 (750억 원)은 배당 400억 원과 유동성사채 갚는 탓으로 사외로 유출된 현금입니다. 배당도 많이 받을 수 있는 회사입니다.
⑤건강한 자산구조 : 자산은 곧 허물어서 매출로 변화될 것들의 총합입니다. 대표적인 재고자산, 이미 나가서 외상값이지만 곧 현금화될 매출채권 등 이런 자산이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회사는 근육질의 헬스보이를 연상시키면 됩니다. 고정자산(투자자산)과 유형자산만 봐도 이 회사가 얼마나 건강한지 느껴집니다. 공장은 공장대로 잘 돌아가는데(유형자산) 자금이 남으니 유형자산에 투자할 여유가 있습니다. 기계장치만 556억 원의 가치가 있고, 건설중인자산도 108억 원입니다.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돈 벌 데가 여전히 있다는 거죠. 근데 잘 생각해 보면, 4.8천 억대 자산으로 3천 억 원의 매출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지만 딴딴한 근육을 가진 레스링 선수를 상상해 봅니다.
⑥낮은 매출원가 : 많이 만들 수만 있다면 이익은 보장되어 있습니다. 매출원가율과 판매관리비율은 시장에서 얼마나 이 회사가 여유를 부릴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만들어 팔면, 40%가깝게 남습니다.(매출원가율 61.9%) 사실 매출원가는 가장 처음에 드는 비용입니다. 이 비용이 적게 들어야 그 뒤에 마케팅 비용을 쓸 때 여유가 생깁니다.(이 회사 판매관리비가 그다지 많이 들지 않습니다. 12.2%) 인건비가 판매관리비와 제조원가 합쳐니 15% 정도인데 자동화가 되었을까요? 여하튼 이 회사가 이후 시장에서 경쟁력이 점점 사라지는 위기를 맞으면, 우선 제 살 깎기라도 해서 시장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여유는 낮은 원가율과 판매관리비율에서 가능합니다.
각 재무제표 항목에 대해서 짚어 보았습니다만, 사실 모든 숫자는 한 개 회사에서 나온 수치입니다. 개별 숫자만 보지 말고, 큰 그림을 그리듯 회사의 다른 숫자와 견주어 보길 권합니다. 영업이익도 자산에 비해서, 재고자산은 매출액에 비해서, 기말의 현금도 매년 투입되어야 할 비용에 비하여 살펴 봐야 합니다. 더 좋은 것은 비슷한 회사와도 ‘키 재기’를 해봅니다. 특히 동종 업계 회사와의 비교로 더 명확히 재무상태와 손익구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워렌 버핏이 투자했다는 이유로 유명해진 대구텍. 그 외에는 거의 알려진 게 없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더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외부감사 대상에서 빠지는 유한회사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대구텍은 한국 대구에 사업장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글로벌 회사입니다. 고성능 금속절삭공구(텅스텐 카바이드 공구), 페로텅스텐, 합금 텅스텐롤, 텅스텐 파우더 및 텅스텐 와이어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1998년 4월 17일에 한국절삭공구주식회사로 설립된 외국인투자법인입니다. 1998년 대한중석초경주식회사(영문명: TaeguTec Ltd.)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네델란드 법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2006년에 워렛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사가 대구텍의 네델란드 법인에게서 80% 지분을 매수했다고 합니다. 여하튼 이후 대구텍은 유한회사로 전환하였고, 그 이유로 더 이상 전자공시시스템에서는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최첨단 사업도 아니고, 대구라는 지역에 눈에 잘 띄지도 않는 회사. 워렌 버핏은 뭘 보고 투자를 했을까요? 보통 워렌 버핏의 투자성향을 분석한 글을 보면 가치투자, 장기투자, 현금창출 능력이 높은 회사 투자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 상으로 여기가 딱 그런 회사입니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익률이 20% 이상 되고, 부채비율이 30% 미만 그리고 자산 대비 매출액이 60%가 넘으면 무조건 투자한다! – 재무제표의 비밀입니다.
만약 앞으로 저런 비슷한 형태의 재무제표를 만난다면 우리는 워렌 버핏처럼 투자할 수 있을까요?
https://news.joins.com/article/23188167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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