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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재무제표의 비밀(8)

Intro | 배달의 민족 4조 7,500억 원

지난 12.13 금요일 ‘배달의 민족 매각’ 뉴스 보고, 재무제표를 급히 주말에 열어 봤습니다. ㅎ 그사이 “배달의 민족이 게르만 민족 되었다”는 댓글을 보고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SNS 상으로도 4조 7,500억 원의 빅딜, 이를 성사시킨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에 대한 언급이 많던데~ 숫자 크기가 ‘살짝’ 본질을 흐리는 듯싶습니다. 회사 재무제표 숫자를 통해 이번 거래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놀란 점은 외국 투자자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아시아의 배달사업에도 관심이 많았구나! <배달의 민족>뿐만 아니라 <요기요> 투자자도 독일 회사라는 점. 또한 요기요를 소유한 유한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을 흡수하려는 의도는 ‘아시아배달’ 사업확장의 의지라는데, 그만큼 사업성이 있는 건가! 입니다. 

Body | 우아한형제들의 최대주주 Hillhouse


배달의 민족 줄여 배민의 회사명은 우아한형제들입니다. 주식회사 우아한형제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제작, 유통 및 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2011년 3월 10일 설립되었으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공급, 광고플랫폼 제작 및 정보서비스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우아한형제의 최초 자본금은 30백만원이었으나, 수 차례의 유ㆍ무상증자를 통하여 당기말 현재 자본금은 4,914백만원이고 최대주주는 Hillhouse BDMJ Holdings Limited입니다. 김봉진 대표가 최대 주주가 아니네요.


우선 오해가 될 수 있는 4.7조 원. '배달의 민족'이 4조 7,500억 원이라고 하지만, 우아한형제가 실제 그 돈(현금)에 매각된 것은 아닙니다. 뉴스에 언급되었는데 매수한 ‘딜리버리히어로즈’가 우아한형제들의 가치를 평가한 숫자일 뿐입니다. 또한 매각대금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4.7조 원을 고대로 다 주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재무제표 상으로 2018년 기준 ㈜우아한형제 자산총계는 4,424억 원입니다. 그렇게 보면 딜리버리히어로즈는 배민을 장부가격보다 10배 이상의 기업가치가 있다고 본 셈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회사를 산 딜리버리히어로즈가 말한 거죠. ㅎ 보통 살 때는 물건 값을 깍지 않나요? 사고 난 뒤에는 다른 가봐요.


또 하나의 오해는 김봉진 대표가 매각을 오로지 주도적으로 했을까? 싶은 부분입니다. 김봉진 및 경영진의 지분은 12~13%밖에 안 됩니다. 2016년 힐하우스 캐피탈 그룹(Hillhouse Capital Group, 이하 힐하우스 캐피탈)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5천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570억 원)의 투자를 받은 뒤 우아한형제의 최대주주는 Hillhouse BDMJ Holdings Limited입니다. 그 외에도 세쿼이아캐피털, 싱가포르투자청(GIC), 골드만삭스, 알토스벤처스 등 으로부터 글로벌 투자자가 많습니다. 즉 이번 거래에서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매각은 여러 해외 투자자들은 딜리버리히어로즈 덕분에 투자금을 회수를 한 것입니다. 그럼 이들은 각자 얼마나 이익을 봤을까요? 


배달의민족, 570억 규모 투자 유치 

https://platum.kr/archives/58367


우아한형제들 재무제표를 한 번 훑어 보면, 현금이 무지 많다 게 눈에 뜨입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016억 원입니다. 단기금융상품에도 490억 원이 있습니다. 부채비율이 61%로 낮고, 자본잉여금이 2,807억 원입니다. 2011년 사업 개시 후 8년이 지난 지금, 돈을 많이 벌어서 현금이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자금(주식발행초과금)이 많습니다. 2018년에도 유상증자 1,344억 원이 이뤄졌습니다. 

배달앱 사업이 성공한다는 확신으로 가득 찬 글로벌 투자자가 우아한형제들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보니 현금이 자산의 절반이나 됩니다. 4.7조 원이라는 숫자는 이 회사에 투자한 이들에게는 우아한형제들 입장에는 아름다워 보이겠네요. 내가 투자한 회사의 가치가 높아 보이면 보일수록 좋겠으니까요.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현금 뺀 자산은 2,400여 억 원인데, 이런 회사가 4.7조 원이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로 앞으로 성장성이 있고, 현금창출력이 있다는 말이겠죠?

아예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우아한형제 배달의 민족은 지난 8년의 성장과 경영실적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영업수익 3,192억 원 영업이익 586억 원 매년 2배 이상의 매출규모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상장기업이라서 2019년 올해 실적은 아직 나오질 않았으나 배달앱 시장의 5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입니다. 음식 배달해 먹는 게 시장이 더 늘어 날지는 모르겠지만, 늘 어느 정도의 규모가 유지되는 시장입니다. 먹고 사는 재미는 줄어 들 이유가 없잖아요. 소규모 사업자가 많을 ‘배달’ 업계를 평정했습니다.

사업의 안정화(?) 또는 정점에 올랐다는 걸 재무제표 판매관리비에서 추정해 봅니다. 약간 디테일로 들어가 판매관리비 내역을 살펴 보면, 가장 많이 증가한 항목은 급여와 지급수수료입니다. 급여가 248억 원 → 403억 원으로 지급수수료는 343억 원 → 798억 원. 즉 배민 라디이더도 늘고, 회사의 업무량이 증가에 따라 변동비인 인건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근데 광고선전비는 이제 증가하지 않습니다. 즉 <배달의 민족>을 알만큼 안다는 거죠. 영업이익 216억 원 → 585억 원으로 증가할 때는 마케팅 비용이 더 이상 늘지 않습니다. 변동비인 인건비야 늘지만, 시장 점유율이 어느 정도 된 이상 마케팅 비용을 어느 정도 유지만 해주면 됩니다. 


Outro | 딜리버리히어로즈의 기대


딜리버리히어로즈 코리아는 유한회사라서 재무제표가 아직은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017년까지는 적자였습니다. 배달앱 자료(닐슨코리안클릭 2018년 조사 기준)으로 33%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요기요와 배민이 합쳐지면 시장의 독점적(88%) 지위자로 거칠 게 없는 구조입니다. 영업이익 1,000억 원 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http://news.bizwatch.co.kr/article/policy/2019/08/30/0024


그렇다면 4.7조 원의 숫자에 근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이 1,000억 원 정도 즉 현금이 매년 그렇게 들어 온다면 기업가치로 2조 원 이상의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딜은 결과적으로 첫째로는 외국계 자본끼리 배민의 지분구조 정리와 둘째로 딜리버리히어로즈가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과점하게 된  사안입니다. 물론 이런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배달의 민족’이 워낙 사업을 잘하여 국내에서 확고한 지위를 만든 것은 대단한 성과입니다. 게다가 큰 규모의 거래를 통해 회사를 글로벌 기업에 매각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회사를 잘 키워서~ 중간 중간에 투자를 받고, 그리고 그 사업이 글로벌로 키워질 수 있도록 더 큰 글로벌 회사에 판다. 


스타일난다 → 무신사 → 배달의 민족 등으로 최근 봐왔던 유니콘이 된 회사들의 공통점입니다. 직접적으로 재무제표 상으로 보이는 특징은 초기 적자에서 빠르게 흑자로 전환 → 시장지위의 상승, → 될 놈 된다 싶으니 외국계 자본의 투자 참여 등입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승차공유 글로벌 플랫폼 우버가 철수한 동남아에서는 Grab(그랩)이 성공했습니다. 오토바이 그랩은 음식 배달과 중고거래도 해줍니다. 아시아 각 나라마다 환경과 조건이 다를 텐데, ‘배달의 민족’으로 아시아를 진출한다. 로컬의 저항은 없을까요? 그보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즈의 셈법이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BEP가 나온다는 거겠죠. 4.7조 원이 아니라 진짜로 얼마의 돈을 쓰고 배달의 민족을 인수했는지가 궁금합니다. 


※상기 내용은 FY18~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또는 pixabay.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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