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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그래프 by 이승환]

인생 그래프는 무엇인가?

  우리 인생을 단 2개의 축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절대 그러지 못한다. 복잡, 다면적인 인간성과 사회적 관계를 고려해 볼 때 불가능하다. 그러나 내 삶이 어디로, 어떻게 흐를지 방향을 알기 위해, 종이 위에 한 줄 선을 그어 보자. 말 그대로 ‘Life Graph’. 

  흔히 인생 그래프는 워크숍 때 많이 하는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손쉽게 그릴 수 있다. 조금 변형시켜 연말 연초에 새해 계획용으로 만들어 보았다. 사회생활 막 시작한 또는 2~3년 차 직장인에게 특히 권한다. [인생 그래프 by 이승환]은 사회생활 속에서 만족스러운 삶. 어떤 방향이 나에게 맞는지 찾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로 X축은 age. 시간의 흐름이다. 10대부터 80대까지 누구나 공평한 기회다.(약간의 가정은 있다. 기대수명까지 건강히 살 것이라는… ^^) Y축은 만족도. +10에서 -10까지 정도를 나눈다.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지표다. 사건 또는 중요한 결정이 발생한 순간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다. 매우 단순한 그래프지만 인생 그래프는 본인이 얼마나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는지, 터닝 포인트가 무엇인지 나타낸다. 그래프의 선이 X축 위에 그려진 부분이 많다는 건 스스로 성공한 삶(또는 만족한 삶)이라 느낀다는 의미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어떤 이는 X축을 위아래로 수시로 드나드는 선을 그린다. 굴곡이 많은 삶.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뜻한다. X축 아래로만 그려진 그래프는 드물다. 누구나 찬란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인생 그래프는 삶의 히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다. 그보다 진짜 도움이 되는 부분은 내가 서 있는 지점에서, 그 순간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데 있다.    

  인생 그래프에는 각 시기마다 중요한 Self Force(셀프 포스)가 존재한다. 일종의 성공 가이드다. 각 시기별로 중요한 덕목(?), 집중해야 할 ‘힘’이다. 셀프 포스는 “정지하고 있는 자신의 삶을 움직이거나, 그래프 선의 속도나 운동방향을 바꾸는 물리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 셀프 포스가 중요한 이유는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다. 작은 원인이 선순환 악순환의 과정을 거쳐, 큰 결과를 이어지는 현상.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빠르게 확대 ‘증식'되는 눈덩이 효과는 인생 그래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성공한 타인의 인생 그래프를 살펴보면, 각 지점의 셀프 포스가 다음 지점에서 얼마나 그를 강하게 만들어 주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우 학력이 가장 대표적인 셀프 포스다. 서울대 나오면, 직장도 인맥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각 시기의 셀프 포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0대~20대 셀프 포스 ‘학력’

   10대 이전의 삶은 대부분 부모와 보호자에 의해 정해진다. 유아기부터 학령기에 들어가기 전이니, 영재가 아닌 이상 특별히 두각을 나타낼 일이 없다. 하지만 10대~20대 즉 대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 10년간 집중할 단 한 가지는 ‘공부’다. 너무 뻔한 소리이지만,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 좋은 학력을 가져야 한다. 평생 꼬리표로 달리는 게 학력이다. 2019년 1월 1일 입시설명회를 갔던 지인은 “대학입시의 시작은 고등학교 1년 중간고사부터”라는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 ‘내신’을 무조건 확보해야 한단다. 지적 능력을 연마하고, 소질을 개발하는 10년의 시간인데 결국 인정받는 최종 단계는 대학교다. 한국의 경쟁적인 입시제도를 두고 볼멘소리를 하기 전에 현실을 직시하자면, 대학교가 중요하다. 물론 이 시기는 호기심과 가능성이 넘치는 때다.

또한 학력=대학교가 아니다. 학력은 본인이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전에 보편적인 인간으로서 지식의 깊이를 쌓는 능력이다. 사회, 정치, 문화, 예술 등 모든 영역을 두루 배워야 한다. 이를 통해 보편적 이성과 지성을 갖추는 것이 이상적이다. 다만, 더불어 No.1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면 더더욱 좋다는 걸 인정하자. Youtube 서울대 학생들 인터뷰(https://www.youtube.com/watch?v=GH7ihNaXlxM)를 보면, 서울대라는 주변의 기대치에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서울대를 들어왔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학력은 인생 그래프의 첫 번째 셀프 포스다.




20대 중반~30대 셀프 포스 ‘경력’

  자연인으로 살게 아니라면, 사회로 진출한다. 대략 대학교 졸업 후다. 물론 20세 이후 성인이고, 전후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사회진출은 곧 직업, 취직을 의미한다. 사회 경제인으로 독립이 가능한 이 시기엔 무조건 직장 ‘경력’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 경력은 무엇보다 근무조건이 좋은 ‘회사’로 상징되지만, 무엇보다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 시기엔 어떠한 직장, 무슨 직무를 맡게 되더라도 업무 전문성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5년 차 직장인에게는 이직과 퇴사에 대한 강한 유혹이 밀려온다. 적성에 맡는지도 모르고 선택한 직업이라서 갈등이 심할 때도 있다. 그러나 한 번 손에 잡은 ‘일’은 경중을 떠나서 그 분야에 전문성을 습득할 지경에는 이르러야 한다. 괜히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경력을 약하게 만든다.

  흔히 이직이나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도록 영어(외국어), 이상한 자격증 공부에 매달리는 직장인이 많다. 열심히 공부하는 셀러턴트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시간낭비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본인 직무와 직장은 일종의 낙인이다. 그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지 못하면 다른 기회의 문을 열지 못한다. 사회 초년 시기에 낯설고, 힘든 업무환경 그리고 엄한 상사 탓에 지친다. 자칫 직무를 포기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그러면 개인이 얻을 게 별로 없다. 3년 이상 한 직무, 직장에 근무하고 있다면 그 일에 최고라는 인정을 받도록 좌우 눈을 가리자. 오히려 경력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발판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


30대 초반~40대 전 셀프 포스 ‘영향력’

  사회생활에 집중하다 보면, 쳇바퀴와 같은 일상에 마주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일도 손에 익어 능숙하다. 이때는 회사 안팎의 사람과 네트워크도 신경 써야 한다. 인맥 관리라고 불린다. 우리나라는 네트워킹을 술자리 횟수랑 정비례로 따지곤 한다. 낯에는 업무하고 밤에는 사람 만나러 다니는 직장인을 추켜세울 때가 있었다. 워라벨 시대에는 맞지 않지만, 그래도 사람은 중요하다. 사회생활은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반대로 나에게 필요한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어야 한다. 비슷한 이야기다. 평소 인맥관리, 네트워킹을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볼 수 있을 시기가 바로 30~40대다. 특히 강조하는 건 본인의 일과 전혀 다른 계통의 사람들을 만나는 노력이다. 능력이 월등해지면 본인 주장 또는 이야기의 전달력이 세어진다. 이를 Self Force로는 영향력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때 자칫 자기가 늘 알고 있는 네트워크 안에서만 영향력을 펼친다면 이는 우물 안 개구리와 같다. 우물 밖의 두꺼비와 참새, 토끼에게도 내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영향력은 본인이 쉽게 연결할 수 있는 학연, 지연, 직장연에서 본인이 가진 힘의 크기, 그리고 그게 울려 퍼지는 범위다. 학력과 경력의 테두리를 넘는 영향력을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때 다시 또 다른 ‘학력 키우기’를 선택한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하다 못해 단기 코스로 뭔가를 배우러 다닌다. ‘최고위 과정’이라고 하여, 대게 CEO급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교육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주제는 커뮤니케이션, 와인, 서양사, 미술, 등 다양하다. 새로운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 교육기관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이와 그동안의 경력, 지위도 학교에 들어가면 사라진다. 국적은 바꿔도 학적은 못 바꾼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같은 학교 출신의 끈끈함을 드러내는 옛말이지만, 동문수학으로 네트워크 쌓기다. 이익을 따지는 사회생활 관계보다 더 쉽고 순수하다. 영향력을 키워야 하는 경우, 새로운 학력 더해, 영향력을 배가 시킬 수 있다.

또한 40대 이후의 ‘학력 더하기’는 추가로 좋은 점이 많다. 세상은 급변한다. 시대가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고, 업무환경이 뒤바뀌고 있다. 다시 배워야 할 게 쌓였다. 그것에 뒤처지면 적응력이 떨어지고, 점점 도태된다. ‘학력 더하기’ 과정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게 만든다. 사실 40대 이후에 본인 직무에서 경력과 능력을 키우기 힘들다. 타이핑 300타를 치는 30대가 10년 지나 40대가 되면 600타를 치지는 못한다. 체력 탓에 퇴화되는 게 오히려 많다. 경험과 지위로만 커버하긴 힘들다. 한 순간에 ‘훅’ 나가떨어질 수 있는 나이다. 이럴 때 배움은 본인이 가진 경력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최고의 무기가 된다. 융합의 시대다. 다른 것, 새로운 것을 배워서 본인이 가진 능력과 경험치에 탑재하기만 해도 영향력은 상승한다.


40~50대 이후 셀프 포스 학력ㆍ경력ㆍ영향력을 넘는 ‘공감력’

   40대 이후는 30대~40대 10~15년 사이의 어려움과는 다른 시기다. 경쟁은 드러나지 않으나, 처절하고, 폭력적이다. 누군가를 밟지 않으면 내가 설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말조차 나돈다. 그렇게 어렵지만 반대로 무척 빠르게 흐르는 시기다. 바야흐로 50대가 되면 본인의 영향력이 사회적인 파급력까지 갖춰진다. 어떤 기관, 조직에서 일할지는 몰라도 대부분 의사결정을 하는 지위에 오른다. 아주 작은 선택도 그 일에 영향받는 다수 타인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사탕공장 작업반장이라고 가정하자. 공장기계 돌아가는 것만 잘 관리하면 될 거 같지만, 아니다. 새로운 제품이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문제를 일으킬지 말지 고민할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세상 일에 조급하지도, 너그러워질 수 있는 나이다. 여기에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셀프 포스를 갖추면, 존경을 얻을 수 있다. 즉 50대 이후의 셀프 포스는 공감력이다.


   100세 인생이라는 요즘 60대도 장년처럼 산다. 나이의 경계가 애매하다. 어떤 분들은 정말 젊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그런데 그런 분은 이미 50대 이전에 어떤 분야에 일가견을 이루신 분이 많다. 그게 다시 한번 용기를 갖게 하는 요소다. 여하튼 50~60대 이후에 가장 중요한 셀프 포스는 공감력이라고 본다. 세상의 흐름에 완고해진 자신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공감력이 많으면 학력, 경력을 다시 갖추는데 주저함이 없다. 나와 다른 세대와 같이 배우거나, 일하기 쉽다. 공감력이 부족하면 젊은이와 말은 말인데 통하지 않는 대화를 하기 십상이다.  명퇴 이후에 뒤늦게 다른 직장에 도전했는데, 오래 다니지 못한다면 공감력 탓이다.  본인도 힘들고 동료도 힘들다. 누군가, 또는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는 공감력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30~40대에는 바빠서 보지 못했던, 트렌디 드라마를 봐야 할 때가 아마 50대 전후가 아닐까 싶다. 세상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올바르고 그르고 따지기보다 어떤 때는 그냥 ‘세상이 요즘은 이렇구나!’ 음미하는 편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Self Force be with you!

   학력 → 경력 → 영향력 → 공감력 순으로 셀프 포스에 대해서 언급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오는 직관이고, 이것이 순서나 개인의 상황에 따라서 다 다를 수 있다. 게다가 가치관이 다른 경우 전혀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하길 바란다. 다시 인생 그래프 하단의 셀프 포스를 살펴보자.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서 그 시기에 집중해야 할 셀프 포스를 나열하고 있다. 30대 이후는 학력, 경력, 영향력이 중첩되기도 한다. 그만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자기 계발에 힘쓰는 시기다. 눈덩이 효과는 이럴 때 더 배가된다. 좋은 학력과 경력을 지닌 이는 손쉽게 인맥과 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 반대로 사회적 파급력이 생길 영향력을 만들고 나면, 알아서 경력과 인맥이 따라온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프로필 한 줄 이력을 쓰기가 쉽다.

50~60대 이후로 사회적인 정점에 이르고 나면, 공감력을 펼치면서 서서히 내려와야 한다. 가지고 있던 기득권은 포기하고, 사회적 기여와 봉사로 인생 그래프를 채워야 한다. 그래야 본인도 만족할 수 있는 삶이 될 것이다. 도전과 성취도 좋지만 노욕이 되지 않도록 물러서면 좋다.   

   지난해 연말에 세운 계획이 많다. 먼저 각 시기마다 본인이 성취한 이벤트 점을 만족도에 비춰 점을 찍는다. 선을 그어 인생 그래프를 완성한다. 그런 뒤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생 그래프를 쳐다 보라. 새해 계획을 조금 수정할 게 생기지 않았나?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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