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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나딘 Jul 08. 2021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Bibendum

페티크 아티스트 샘 바이 펜 (김세동 작가)

     

지난 7월 1일 ‘미술 가이드-미술랭’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요하네스 베르메르”라는 글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저희 셋 중 버건디가 쓴 글입니다. 이 글은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2003)와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다룰 내용은 버건디 작가가 다룬 작품과 닮은 ‘진주 귀걸이를 한 쿵푸팬더의 오리 아빠’입니다. 조금은 상상이 되실는지요?    

샘 바이 펜(Sam by Pen)은 김세동 작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자신의 영어 이름과 본인이 작업할 때 주로 사용하는 펜을 합성해서 작명했다고 합니다. 샘 바이 펜은 MZ세대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 회화, 그래픽, 그레피티와 설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한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이미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하고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드는 작업 방식을 선보입니다. MCM, 어도비, 배스킨라빈스, FILA, JBL 등 다양한 기업과도 협업을 했습니다. 첫 개인전에 전시한 작품 모두를 판매한 신화를 세운 이래로 가장 바쁘게 지내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유학 중 여러 이유로 학교를 중퇴하고 한국으로 왔다고 합니다. 역시 천재는 중퇴를 하는군요. 2015년 그의 첫 개인전 《TIRED》는 자신의 고민과 달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때 출품된 작품은 저희도 차용한 비벤덤(Bibendum)입니다.

비벤덤은 미쉐린 타이어의 상징이지요. 몽글몽글한 귀여운 캐릭터가 샘 바이 펜의 손을 거쳐 색다르게 변신합니다. 기존의 몽글몽글 구름 같은 몸매는 유지한 체 마치 주변의 인물처럼 다가옵니다. 조금은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성향을 보이는 샘 바이 펜의 작업은 어린 시절 해외에서 체류하며 겪었던 정체성 혼란에 대한 문제를 이끌어 오기도 합니다.       


작가는 평소 만화나 영화, 명화를 눈여겨본다고 합니다. 많은 작품을 보고 접목할 수 있는 자료를 찾는 것 같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닮은 그의 작품도 그렇게 탄생되었습니다. 영화 <쿵푸팬더>를 보던 중 쿵푸팬더의 오리 아빠가 머리에 국수를 얹고 있는 모습에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이 묘하게 겹쳐서 보였다고 합니다.      

자신의 작품을 들어 페이크 아트(Fake Art)라고 명하는 샘 바이 펜은 회화 작업을 할 때에도 독특한 방식을 드러냅니다. 평소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아이패드에 스케치하고 컴퓨터로 좀 더 구체화합니다. 이후 3D 작업을 통해 이미지를 현실의 오브제로 제작합니다. 작가는 스프레이나 아크릴을 활용해 표면을 칠합니다. 색이 입혀진 나무 프레임은 컴퓨터로 작업한 것처럼 표면이 매끈해 보입니다. 그러나 작가에 따르면 손으로 작업했기에 칠의 흔적과 실수의 자국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실제 작품을 감상한 이들은 그러한 느낌에 또 다른 감동을 받는다고 합니다. 평면으로 보이는 그의 회화는 가까이서 보면 입체의 형태로 부조와 평면회화가 같이 어우러진 형태로 볼 수 있겠네요. 순수 회화는 어렵고, 전공자들의 세계에서 고급스러움을 자랑합니다만 자신의 작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차용해 고상하지 않지만 뻔뻔하게 “이거 재미있지 않아요?”라는 쉬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래서 샘 바이 펜은 자신의 작품을 페이크 아트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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