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일취월장』 고영성, 신영준

by 브레인하트

일취월장의 뜻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봅시다. ‘날마다 달마다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뜻으로, 학업이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진보함을 이룸’이라고 나옵니다. 여기서는 학업으로 그 뜻을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범위를 일과 사업으로 확장해 볼 수 있습니다. 학자와 운동선수 같은 직군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수십 년간 일을 합니다. (학자와 운동선수는 연구와 운동으로 소득을 창출하기 때문에 다른 관점에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하는 시간은 잠을 자는 시간 다음으로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일을 제대로 하는 방법과 원리를 익히지 않은 채, 우리의 노동력을 수십 년간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아찔합니다. 그렇다면 조직의 인재가 되기 위해서, 더 나아가 인생에서 일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취월장』’에서는 일을 잘하기 위해 엑셀 잘 다루기, 상사가 원하는 보고서 쓰는 방법, 사업을 위한 거래처 발굴 조건 같은 미시적인 내용을 다루진 않습니다. (챕터와 챕터 사이에 사표 쓰는 방법, 좋은 리더의 조건 같은 미시적인 내용도 언급되긴 하는데 아주 유용합니다) 책은 운, 사고, 선택, 혁신, 전략, 조직, 미래, 성장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8가지 원리를 파헤칩니다. 저자는 각각의 내용마다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사례를 통해 자기 계발 논픽션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책 전반에 걸쳐 수치와 실제 결과로 보여줍니다. 500페이지 이상의 적잖은 분량이지만 책에 나오는 사례들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론에 적재적소 배치되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 에어비앤비 같이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기업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BTS같이 시대와 맞닿아 있는 콘텐츠를 집어넣어 독자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알차나 그중에 백미는 1~3장 내용인 운, 사고, 선택으로 꼽고 싶습니다. 애플의 성공 스토리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운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날 줄 몰랐고, 픽사의 핵심 인력과 어떻게 만나 일하게 될지도 예상하지 못했으며, 살면서 전화기를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었죠.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강도 8.5 이상의 강한 지진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지만, 그 이상의 예측을 벗어난 지진에 막대한 참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발생한 일의 인과 관계가 분명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우연과 운에 의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예측 불가능한 결과가 벌어집니다. 운을 인지하고, 편향에서 벗어나며, 꾸준히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운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맥락적 사고는 우리가 마주하는 상황에서 모순되고 대립한 요소를 균형감 있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즉 소위 융통성 있는 태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지금은 시장에서 A로 불리는 전략이 잘 먹히지만 트렌드의 변화, 공급의 문제, 기술의 발전으로 시장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시장에서 A 전략만 고수하다간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소비자에게 외면받기 마련입니다. 선택에 있어 인식론적 겸손함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소비자를 조사하고, 제품 정보를 찾아보고, 경쟁자를 파악하며 최대한 객관적인 선택을 지향합니다. 나름의 과정을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도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향과 오류, 착각에 빠지기 쉽고 겸손하게 지각의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운, 사고, 선택은 우리 일상에도 스며들어 있습니다. 머리를 다치지 않은 이상 인간은 무슨 생각이든 하게 되어있죠. (심지어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는 것도 생각입니다)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정하는 것도 선택이고, 우연히 회사에 우산을 두고 갔는데 다음날 갑자기 비가 쏟아져 유용하게 사용한 것도 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물며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복잡계에 속하는 비즈니스와 경제는 어떠할까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잘 나갔던 회사도 사라지고 메신저로 시작했던 카카오는 이제 국내 IT업계의 거대 공룡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발병 후 끝없이 폭락할 것만 같은 주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부동산 또한 무섭게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또 순식간에 폭등했던 가상 화폐 시장은 이제 반대로 폭락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순간의 선택과 운으로 일과 인생에서 기회를 얻게 되고 누군가는 반대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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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성 작가, 신영준 박사의 책에서는 말콤 글래드웰, 히스 형제, 마이클 루이스와 같은 저명한 논픽션 작가의 흔적이 묻어나옵니다. 이번에 읽은 ‘일취월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주장에는 탄탄한 논거가 있고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녹아있습니다. 오히려 번역본이 아닌 국내 도서로 글을 읽는 맛도 좋습니다. 논픽션 서적을 감명 깊게 읽고 나면 매번 저자가 어떻게 이토록 많은 양의 자료와 정보를 조사하고 분석했는지 궁금합니다. 고영성 작가, 신영준 박사는 ‘일취월장’을 쓰기 위해 자료 수집에만 6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물론 6개월이란 시간도 그전에 수많은 책을 읽었기에 가능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책 뒤편에 나오는 참고자료와 문헌 양만 해도 수십 쪽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강이나마 집필의 정성과 수고로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에세이를 쓰는 것이 내면의 감성을 한 가닥씩 섬세하게 뽑아내는 과정이라면, 논픽션 자기 계발 서적은 넘실대는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거친 원석을 찾아내어 다듬고 가공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빛나는 통찰력 담긴 책의 내용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끝으로 책 마지막에 나오는 성장 방정식을 적어보았습니다. 성장의 척도를 공식화한다는 게 참 재밌으면서 감탄할 만한 발상입니다. 으레 수학 공식에 참이 내포되어 있듯이 아래 성장 방정식의 계수와 상수에 각 항목을 대입해 보면 의미심장한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인생과 일에서 성공하여 기쁨을 만끽하길 소망합니다.


Y=aXb+c


Y : 성장의 정도

X : 노력의 정도

a : 학습능력/전략 등

b : 태도(즐거움, 신념, 의미부여 등, 비즈니스는 신뢰, 비전)

c : 노력 이전에 주어진 환경(국가, 부모 등)※ X≥0(노력의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낮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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