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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Mar 02. 2022

산타루시아산맥(Santa Lucia Mountains

한 자락, 갈랜드랜치 지역공원 Carmel Valley, CA

 

산타 루시아 산맥(Santa Lucia Mountains) 한 자락 

갈랜드랜치 지역공원 Carmel Valley, CA

 

                                이 석 례

 

좁은 도랑 위에 놓인 

나무다리를 건너

넓은 잡초밭을 가로 질러 갔다.

산책길을 내 준 산등성이 그 안에 가득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고령의 나무들

진한 체취의 냄새 신선하다.

울퉁불퉁한 나무껍질에 엉켜 사는 식물이

백발수염으로 늘어져 바람에 나부낀다.

숲은 진초록의 깊은 늪

그 안에 고여 있는

시간이 사라진 채 이어 왔을 법한 이야기들

인디언들에게 중요했던 도토리나무는 

지금도 열매를 맺고 

칠엽수(벅아이Buckeye)도 한껏 잎을 벌려 

듬직한 덤불을 이루고 있다.

보랏빛흰빛분홍빛 꽃들이 

완벽한 나무들 사이에서

완벽한 자세로 제 할 일을 한다

Siesta Point를 통과해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지구와 접지를 위해

풀빛 머금은 초원을 다시 걷는다.

세 살 정도 아이도 맨발로 뒤뚱뒤뚱

그 뒤를 따라 걷는 젊은 부부의 웃음에

절로 건네는 인사

좋은 날입니다

 

2022.2.27. 두 번째 산책길에서대략 40분정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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