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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Apr 21. 2022

카멜 강 습지

카멜 리버 스테이트 비치(Carmel River State Beach)

카멜 강 습지

카멜 리버 스테이트 비치(Carmel River State Beach),CA


                                  이 석 례




카멜 강 소멸 삼 초 전

모여 있는 날개무리


팰리컨, 제비갈매기, 갈매기 모여

이름 모르는 조류 곡비들과 함께 

꽥꽥 끼륵 끼륵 울음소리, 

강이 몸을 푼 습지 위에 퍼진다.


흰옷, 검은옷이 슬픔의 깊이를 아는 듯

조화(弔花)는 알록달록 입구에 깔아놓고

깊은 바다로 끌고 들어가는 

저승사자 같은 파도 

포효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머뭇머뭇 웅성웅성


풀빛 머금은 산등성이는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물안개 퍼진 허공에 미처 

조등을 내걸지 못했다.


임종 앞에서는 누구라도 

서툴고 당황스럽고 무서울 수밖에

분주한 날개들 어지럽게 

여기 저기 알리고 알려 


죽음을 옆에 두고 

소주를 따르고 국밥에 수저를 꽂는

먹이를 찾는 일은 

다시 볼 수 없는 슬픔보다 슬프다.



*곡비 – 조선시대 돈을 받고 얼굴도 모르는 죽은 사람을 위해 울어주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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