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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ice Nov 13. 2018

천상병

[1113] 013_새_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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