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욱
[1106] 006_정오의 희망곡 / 이장욱
우리는 우호적이다
분별이 없었다
누구나 종말을 향해 나아갔다
당신은 사랑을 잃고
나는 줄넘기를 했다
내 영혼의 최저 고도에서
넘실거리는 음악,
음악은 정오의 희망곡,
우리는 언제나
정기적으로 흘러갔다
누군가 지상의 마지막 시간을 보낼 때
냉소적인 자들은 세상을 움직였다
거리에는 키스 신이 그려진
극장 간판이 걸려 있고
가을은 순조롭게 깊어갔다
나는 사랑을 잃고
당신은 줄넘기를 하고
음악은 정오의 희망곡,
냉소적인 자들을 위해 우리는
최후까지
정오의 허공을 날아다녔다
#1일1시 #시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