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cast M
팟캐스트란 무엇일까?
사실 ‘팟캐스트’라고 하면 정치적 성향이 강한 오디오 콘텐츠들이 자동으로 떠올랐었다.
팟캐스트가 한국에 들어온 초창기를 생각해보면, 화제가 되었던 것들이 대부분 그러한 주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아마 이러한 편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팟캐스트라는 플랫폼이 널리 정착된 현재. 우리는 지하철 타고 학교 갈 때, 차 타고 퇴근할 때, 집에서 혼자 밥 먹을 때 등
언제 어디서나 원하면 팟캐스트를 켜고 귀를 기울인다.
이렇듯 뛰어난 접근성이 이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팟캐스트는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편의성’과 트렌디함까지 갖춘
인기 많은 플랫폼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팟캐스트.
이 둘은 팟캐스트라는 플랫폼 내에서 자유분방하게 본인들을 내보여주었다. 공중파에서의 다양한 제약에서 벗어난 그들의 팟캐스트를 보고 들으며 청취자들은 열광했다.
물론 플랫폼 구조상, 수익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방송사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청취자들이 선호하는 팟캐스트로 눈을 돌려, 보다 참신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하여
팟캐스트를 뒤적거리던 중, MBC 라디오에서 만든 Podcast M을 발견했다.
정말 꽁꽁 숨겨진 보물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아직 대다수의 청취자가 잘 모르는 팟캐스트이다.
특히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방송국에서 팟캐스트 만들어봤자, 다시듣기 몇 개 올라온 것 아닐까?’ 했던 생각을 무마시켜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Podcast M의 여러 콘텐츠를 듣고 비교해 본 바를 토대로 일상 속에 스며들만한, 짧고 유익한 콘텐츠들 몇 가지를 추천하려 한다.
Podcast M 사용법을 간단하게 짚어보자.
내맘대로 선정한 Podcast M 4pick!
<오리지널 프로그램>
1. 초롱이와 효은이의 궁금해 궁금해
초롱이와 효은이의 어린이 동화팟 ‘궁금해 궁금해’
아나운서 초롱 엄마 리포터 효은 엄마,
라디오 하는 두 엄마의 고퀄리티 어린이 동화.
그들의 구연동화는 궁금해~ 궁금해~를 외치며
활기차게 시작한다.
사실 두 사람의 목소리로 전래동화 속 수많은 등장인물을 표현해내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하게 이들은 무서운 호랑이부터 어린아이 그리고 영감님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는 변화무쌍한 목소리로 동화를 한층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가끔 틀어놓으면 그 옛날 동심을 재충전하는 느낌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어린 시절 읽던 동화책 장면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기도 하고.
그리고 소재가 소재다 보니 매우 무궁무진한 팟캐스트라고 생각한다. 전래동화가 동나지 않는 이상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함께 더욱 스펙터클한 효과음을 기대하며 다음 동화를 기다려보자.
Tip) 자녀에게 더욱 생생한 구연동화를 들려주고 싶은 부모님들 ‘궁금해 궁금해’를 틀어보세요.
2. 우울증도 괜찮아
본격 우울증 팟 캐스트.
우울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 그리고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리고 본인들을 감성과 이성 사이 어디쯤이라고 소개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희우,허규형이 진행한다.
팟캐스트의 제목처럼, 프로그램의 취지 또한 ‘우울증’이라는 병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자 한다.
“우울증에 대해 마음의 감기라고 이야기들 하는데, 사실 감기보다는 더 무서운 질병이죠.
하지만 우울증도 감기처럼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고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질환이었으면 합니다.”
약 30분 남짓의 콘텐츠를 다 듣고 나니,
나는 마치 심리 상담을 받은 느낌이었다.
디제이들이 전문의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 것일까? 이것도 맞다.
우울함을 겪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토닥여줄 때
내 마음속 응어리가 대신 해소되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이 이유인 것 같다.
가슴 속에 우울함을 담아두지 말고, 가끔 본인과 비슷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긍정의 과잉 속에서 번 아웃 되어버린 현대인들을 위해 이 소중한 팟캐스트를 추천해주고 싶다.
<코너 다시듣기>
3. 하루하나 다른 생각
‘김초롱의 세상을 여는 아침’의 인기 코너로 브랜드라이터 김하나 작가의 <15도>에 나오는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뽑아,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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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을 자주 들어서 그런것일까?
‘창의성, 아이디어,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만 봐도 식은땀이 날 것 같다.
틀에 박힌 사고만 하도록 교육받았는데,
대체 창의성을 어디에서 끌어오라는 것인지?
매번 창의성을 쥐어짜느라 골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이 코너에서 이야기하는 아이디어들은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예를 들면,
<내 책에 헌사를 쓴다면 이렇게>
<내가 음식점을 차린다면 가게 이름은 어떻게?>
<SNS를 위한 포토존을 만들어보자>
<운으로만 판가름 나는 경기를 디자인해보자> 등
어찌 보면 터무니없을 수도 있지만, 우리 삶에 소소한 재미를 가져다주는 아이디어들이다.
매번 무난하고 보편적이고 고리타분한 일상만 반복해서는 절대,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창의적인 삶에 거창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루에 하나의 생각만 약간 비틀어도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가끔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아니면 창의성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하나씩 들어보자.
우리 삶 속에 숨겨져 있던 색다른 포인트를 짚어줄지도 모른다.
4. 굿모닝 FM 세계 문학 전집
2014년부터 2018년 2월까지 진행했던 코너로 현재는 종영했다.
그러나!
Podcast M에 거대한 책꽂이처럼 오디오가 차곡차곡 쌓여있기에 언제든 찾아 들을 수 있다.
중고등학생 시절, 필독도서로 선정되어 있던 여러 세계 문학들. 그때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읽었었는데 가끔 마음에 큰 울림을 주던 책들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자기계발서부터 전공 도서까지 세계문학 외에도 읽어야 할 어려운 책들이 너무 많다.
그럴 때마다 기억 저편에 부스러기처럼 남아있는 세계의 다양한 문학들을 상기시키곤 한다.
다시 그 많은 텍스트를 읽을 여유가 없다면
이 코너를 꼭 들어보았으면 한다.
잔잔한 bgm 사이로 들려오는 조곤조곤한 음성은, 텍스트를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자기 전에 틀어 놓으면 ASMR을 듣는 듯,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잠이 솔솔 오기도 한다.
(책을 읽다 펼쳐놓고 스르륵 잠들었던 것처럼)
세계 문학 전집을 들으며 우리가 잊고 살았던 무언가를 꺼내 보자.
오디오를 들으며 부담 없이 소소한 교양을 쌓을 절호의 기회이다.
Tip) 책만 읽으면 눈이 감기시는 분들, 세계문학들을 접하고 싶다면 한 번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