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time Reviewer Aug 06. 2023

20대 후반 남자 바디프로필 리뷰

바디프로필에 중요한 것들

바디프로필을 찍은 지 3개월이 지났다.


원래는 바디프로필을 왜 찍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하여, 시간대 별로 무엇을 했는지를 기록하고자 했다. 그러나 준비하고 촬영한 지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기억이 많이 흐릿해졌다.


인생 첫 바프를 찍기 위해 생전 처음 헬스를 제대로 시작한 1년 차 헬린이이자, PT 없이 혼자 바프를 준비한 노답 준비생으로서 바프를 목표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 낫겠다 싶었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핵심적인 것들을 중요도 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1. 무던함


가장 중요한 것은 무던함이다.

운동도, 식단도 무던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운동도 매일 고강도로 수행하면서 매끼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듯 쉽지 않다. 그러나 낮은 체지방률을 목표로 한다면 이것들은 당연하게도 오랜 기간 유지해야만 하는 것들이다. 매일 같은 운동을 기계처럼 수행해야 하며, 같은 식단을 소처럼 먹어야 한다. 따라서 바프를 찍고자 한다면 당신의 무던함을 스스로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3일 연속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치킨이든 피자든 돈가스든 6끼 연속 먹어보길 바란다.


식단을 하게 되면 3개월 간 현미밥+샐러드+닭가슴살+훈제오리+바나나+방울토마토+단백질 셰이크+견과류를 적절히 조합하여 먹게 될 것이다.

당연하게도 개노맛이다.

따라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도 3일 연속으로 먹지 못하는 무던함이면 3개월의 다이어트 식단은 견디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나는 다행히도 의무소방 시절 3교대에 맞추어 3일 연속 같은 메뉴 먹기, 자취 초기 양조절에 실패한 카레를 일주일 내내 먹기 수련법 등으로 무던한 입맛 만들기 수련을 계속해왔으며,


아리랑 치기 당하기, 스토킹 당하기, 변리사 시험 과락 당하기 등의 사건들로 무던한 삶의 태도 만들기 수련을 계속해 왔기에,


고강도의 운동을 무던하게 할 수 있었고, 매일 현미밥+닭가슴살/훈제오리+야채믹스의 식단을 무던하게 처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무던함은 바프를 찍은 이후에도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다.


개쌉유난을 떨면서 바프를 찍게 될 경우 높은 확률로 그 시간이 힘든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 보상심리로 인해 단기간에 많은 음식을 처먹고 요요가 오게 되거나, 다시는 운동을 쳐다보지도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던하게 바프를 준비하게 되면 찍은 이후에도 무던하게 운동을 이어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나 같은 경우도 바프가 끝난 이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 약속이 없는 경우에는 식단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무던함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바프를 찍고자 한다면 우선적으로 스스로의 무던함을 시험해 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2. 사진작가님의 포토샵 방향성


유튜브나 인스타의 바프 전문가들은 막판 수분 컨트롤, 로딩과 밴딩, 당일 펌핑법 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전문가 수준에서는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바프송이의 시선에서는 사진작가님의 포토샵 실력이 더 중요한 듯싶다.


막판 수분 컨트롤을 통해 근선명도를 높일 수 있고, 적절한 로딩과 밴딩을 통해 볼륨감과 입체감을 높일 수 있으며, 당일 펌핑을 통해 마지막 스퍼트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닥터스트레인지의 시간 마법과 같이, 이 모든 것들을 하지 않았어도 작가님의 단축키 몇 번이면 그것들을 모두 수행한 사람과 같은 몸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당연히 그것들을 모두 한다면 안 하는 것보다 좋겠지만, 초심자 수준에서 큰 의미가 없는 듯싶다.


따라서 애초에 바디 프로필 스튜디오를 고를 때부터 작가님의 복근 편집법, 이두 생성법, 등근육 화풍 등을 깊이 있게 분석하면 도움이 될 듯싶다. 이 작가님의 근육 화풍이 내가 추구하는 근육 방향성과 일치하는지를 기준으로 스튜디오를 선정한다면 만족스러운 바디프로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굳이 부탁하지 않았지만 사진작가님께서 입고 있던 빤스까지 자연스럽게 지워주실 정도의 어도비 실력자이셨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근육 포토샵을 자세히 보고 고를 것을 추천한다.




3. 태닝

바프를 찍기 전과 후에 인식 변화가 가장 큰 것은 태닝이었다.


남들보다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 몸이 까맣게 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며, 사실 중간에는 태닝 없이 바프를 찍으려고까지 생각했었다. 흰 피부를 잃는 게 너무 아까웠다.


그러나 막상 하고 나서 만족감이 클뿐더러, 바디프로필에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바로 태닝이다.

가격이 꽤 비싸기 때문에 거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보통 바디 프로필을 위해 태닝을 하게 된다면 10회에 20만 원 정도이며, 태닝 로션 자체가 10만 원 중반 대이기에, 총 3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굳이 돈을 들여 피부를 까맣게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선생님께 너무 까매지기는 싫으니 6회 정도만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막상 태닝을 해보니 햇빛에 타서 까매지는 것과 다르게 피부가 구릿빛으로 너무나 예쁘게 변했고, 피부가 어두워지니 근선명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평생 하얀 속살만 보다가 구릿빛이 된 피부를 보니 색다르고 오히려 만족도가 높았다. 그래서 바디프로필을 찍기 직전에 꾸역꾸역 10회를 모두 채워 태닝을 했다.


실제로 10회의 태닝을 한다고 해서 지나치게 까매지지는 않을뿐더러, 사진을 찍을 때 오일을 바른다면 사진 상으로도 피부가 그렇게 까맣게 나오지도 않아, 태닝을 더 하고 찍을 걸 아쉬움까지 들었다. 그 정도로 태닝이 촬영과 만족도에 영향을 줬다.


무조건 태닝을 할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적었지만 나 역시 PT를 받지 않고 혼자 바프를 준비하여 원하는 정도의 몸을 만들지도 못했다. 아마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일지도, 다음에 찍을 바디프로필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개인적으로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세상이 누군가의 바디프로필에게 원하는 기준, PT 선생님이 당신에게 요구하는 기준을 꼭 만족시킬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자신의 몸에 맞는 지속가능한 운동량, 자신이 감내할 수 있을만한 식단을 바탕으로 행복하게 바디프로필을 준비해야, 그 하나의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행복하게 운동하고 건강을 가꾸어나가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 한 번의 촬영, 좀 망치면 어떠한가.

행복하게 운동하고 관리하는 이상, 평생 당신에게 주어질 기회는 많다고 본다.




작가의 이전글 책은 물, 영화는 술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