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_프로이트의 의자 2
고통에 길들여진 사람과 길들이는 사람
괴로워하면서도 서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저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결혼한 부부가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 문제와 자녀 문제입니다. 그러나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고 자녀들이 결혼하고 독립해서 잘 살고 있어도 자신을 괴롭히는 배우자를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마치 인질범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길들여진 인질과 같습니다.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사람들이 가해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숨은 이유는 환상과 두려움입니다. “겉으로는 그렇지만 속으로는 나를 아끼는” 그 사람을 떠나서는 내가 살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으면서 양보합니다. 그가 나를 때리고 나서 미안하다며 던지는 약간의 친절한 말에 사로잡혀 사실은 그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안아줄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는 나를 때리고 나서 후회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입니다. 그러면서 절대로 놓아주지 않습니다. 고통받는 상대를 놓아주지 않고 계속 괴롭히는 것은 가학적인 쾌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라딘 eBook <프로이트의 의자> (정도언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