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한 끌림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한편으론 즐거운 편지를 쓴 시인이 부럽다.
받는 이 없는 그리움의 편지를 매일 같이 쓰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받는 이 없는 편지 01
알고 보니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길들여져서
자꾸 보고 싶은가 봐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된 거겠죠.
어린 왕자의 여우가 말한 것처럼요.
이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