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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카미노 Apr 27. 2024

먹고 걷고 무한반복

푸엔테 라 레이나부터 에스테야까지

모닝커피 원샷

이날부터 크록스를 신고 나온 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니 출발할 때는 아직 트레킹화네. 발목이 계속 신경 쓰여 귀찮음을 무릅쓰고 크록스를 꺼내 갈아 신은 게 생각난다. 아직까지 순례길에서 커피다운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 지난 스페인 여행 중 엄마랑 레온에서 들린 Culture Coffee가 최고였는데 이번에 또 방문할 기회가 되면 좋겠다.

Culture Coffee
주소 : C. de la Guardia Civil, 4, 24001 León
구글 리뷰 : https://g.co/kgs/A4V4pRw
그림 같은 시라우키(Cirauqui)

확실히 봄은 봄이다. 나이가 들면 꽃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견주라 꽃개 사진을 못 참는 것뿐. 시라우키 가는 길을 완벽히 설명하는 단어는 'picturesque'다. 우리의 또 다른 눈인 드론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줬다. 촬영을 하지 않는다면 더 편한 여행일 수 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갈 순간들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기도 한다.

Cafeteria Zirauki

순례길을 걸으면서 기억에 남는 카페나 식당은 사장님이 루카를 반갑게 맞이한 곳이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분들은 모두 금손이신지 꼭 그런 곳이 맛집이었다. 그중 하나가 Cafeteria Zirauki. 아직 검색할 의욕이 있어서 구글 후기까지 보고 갔는데, '파리보다 맛있는 크루아상'은 아쉽게 놓쳤지만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었다. 루카도 나도.

Cafeteria Zirauki
주소 : C. Cruces, 19, 31131 Cirauqui, Navarra
구글 리뷰 : https://g.co/kgs/b3p5iG8
비고 : 현금 결제, 강아지 물 제공
제주도 아닌 스페인

9월 갈리시아, 12월 포르투갈을 방문할 때 특히 유용하게 썼던 아이템이 루카 우비였다. 걷기에 최적화된 날씨라 내 판초를 두고 온 게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여행이 끝나는 5월 중순까지 우비를 꺼낼 일이 없길, 루카의 꽃길이 계속되길 바란다.  

냥이가 맘에 든다개

다른 분들의 순례길 경험담에는 달려드는 들개가 등장하던데 우리는 고양이를 자주 만난다. 루카는 고양이를 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관심을 보이다가, 고양이가 안 받아주면 실망하며 지나간다. 짖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서 괜찮은(?) 냥이처럼 보이면 나도 반응이 궁금해 다가가게 하는 편이다.

사진 요청이 많은 인싸견
함께 걷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캐나다에서 온 순례자가 우리 뒷모습을 찍고 보내준 사진이다. 우쿨렐레를 메고 다니던 순례자였는데 같은 알베르게에 묵게 되면 연주를 해준다는 약속을 남겼다. 한국 노래도 알려달라 했는데 아는 게 없어서 조금은 걱정이다.

봄의 순례길

한국처럼 벚꽃 터널은 아니지만 스페인에도 벚꽃이 있다. 익숙한 게 있으면 반갑고, 새로운 게 있으면 흥미롭고 즐겁다. 나는 이런 맛에 여행을 하고, 루카는 하몽 맛에 빠져 오늘도 걷는다.

에스테야 초입의 알베르게

에스테야에 묵을 숙소는 부킹닷컴을 통해 예약해 뒀다. 부킹닷컴 숙소 설명에는 반려견 동반이 아니라고 나오지만 개인실은 가능한 걸로 확인했다.

Hosteria De Curtidores
주소 : C. Curtidores, 43, 31200 Estella, Navarra
홈페이지 : https://lahosteriadelcamino.com/
비용(24년4월) : 트윈룸 €45, 조식 €7.50
어서 오시개

체크인할 때부터 펫프렌들리 스티커가 보이니 뭔가 마음이 더 편안해졌다. 반려견 추가 요금도 없고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예약한 개인실(트윈룸) 책장에는 반려견 동반 여행 관련 책이 꽂혀있었다.

트윈룸 내부

반려견용 침대는 대형견 사이즈로 제공되었다. 다른 강아지 냄새가 난다면 그 위에 마킹을 하는데 루카가 편히 쉬는 걸 보니 깨끗했던 걸로 추측된다. 한국 반려견 동반 숙소에서는 강아지 침대를 빨지 않고 계속 쓰는 건지 늘 마킹을 시도했는데(낌새가 보이면 제지함), 스페인에서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

공용 라운지 & 주방

Hosteria De Curtidores는 구글 평점 4.7이고 후기가 좋은 편인데 개인실뿐만 아니라 공용 시설도 훌륭했다. 라운지에서 이렇게 뷰가 좋은 곳은 처음이다. 주방에는 오븐부터 식기세척기까지 없는 게 없었고 매우 깨끗했다. 시설이 좋은 것에 비해 거의 텅텅 비어있을 때가 많아 안타까웠다.

각종 편의 서비스

다른 알베르게와 비슷하게 동키 6유로, 세탁기 4유로, 건조기 3유로. 숙소에서 마트까지 1km 정도 거리인데 자판기에서 간단히 한 끼를 할 수 있는 파스타류도 있었다. 여러 가지로 잘 갖춰진 모습에 별생각 없던 조식까지 신청을 하게 되었다.  

루카를 위한 대형견 침대

순례길 5일 차에 드디어 강아지 전용 침대를 만나게 된 순례견. 오늘은 너도 나도 다리 뻗고 자자.


더 생생한 기록은 아래 영상에서 4K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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