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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ie May 24. 2024

경영지도사 1차 시험 후기

양성과정으로 1차 패스하기

중소기업 관련 법령을 공부하려다가 급 도전한 경영지도사. 1차 양성과정 시험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다. 양성과정은 10년가량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별도로 받아서 약간 쉬운 필기시험을 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경영지도사회의 수익 사업 중 하나로, 약 50만 원 정도 비용을 납부하고 증빙서류들을 제출하면 온라인 수업을 열어준다. 온라인 과정 수강을 완료하면 자동으로 시험 신청이 되고, 시험날 수험표 뽑아서 가면 된다.


2024년 경영지도사 양성과정
일시 : 2024년 5월 18일(토) 13:30까지 입실
장소 : 서울 광남중, 광남고 (광나루역 근처)
응시자수 : 1,155명


올해 시험은 광나루역 근처의 광남중, 고등학교에서 일괄 진행되었다. 양성과정은 직장경력이 10년 이상(대졸기준)인 사람들만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토요일에 거대한 아저씨 무리가 학교로 향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이전에 코칭이나 퍼실리테이션 자격 인증을 받을 때는 지원자가 거의 여성인 점이 어색했는데, 경영지도사 시험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아 이 또한 어색했다. 몇 없는 아주머니 지원자 중 한 명이 되어서 중학교 건물로 들어섰다.


요즘은 교실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는구나... 달라진 교실 풍경을 감상할 새도 없이 1교시 가장 난도 높은 과목인 중소기업관계법령 책을 펼쳐 막판까지 열심히 봤다. 시험은 한 교실당 25명 정도 보는데 내가 본 고사장은 결시생이 3명 정도 있었다. 실제 시험은 2시에 시작되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스마트 워치가 아닌 아날로그시계를 차고 시간이 모자랄까봐 시계를 잘 보면서 문제를 풀었는데, 막상 다 풀고 나니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모르는 문제를 고민해서 찍을 시간까지 충분했다. 나처럼 모르는 문제를 붙잡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먼저 답안지를 내고 가방을 들고 교실을 나가서 복도에서 2교시 시험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1교시와 2교시 사이에 쉬는 시간이 30분인데 실제로는 감독관이 시험 시작 10분 전쯤 OMR카드를 나눠주기 때문에 책을 볼 시간은 이보다 더 짧다. 쉬는 시간에 회계학개론 벼락치기를 열심히 했다. 2교시는 1교시보다는 시험이 쉬운 편이다. 그래도 역시 모르는 문제는 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지막까지 열심히 고민해서 풀었다. 40점 미만이면 과락으로 탈락이지만, 평균 60점만 넘기면 되는 시험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종이 치기 전에 답안지를 두고 짐을 싸서 집에 갔다. 맨 앞 줄에 앉아서 몰랐는데, 2교시 시험이 끝나는 종이 쳐서 가방을 싸면서 교실을 둘러보니 나만 남아 있었다(!) 아니.. 그래도 시험인데 끝까지 한 문제라도 더 맞히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교실에 나뿐이라니, 인생 대충 산다고 생각했는데 스스로의 성실함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와서 휴대폰을 켰다. 휴대폰을 끄는 일도, OMR카드에 컴퓨터용 사인펜 마킹을 하는 일도, 정말 얼마만이더라. 여러 가지로 신선한 경험이었다. 결과는 일주일 후인 5월 24일 오후 2시에 문자로 발송되었는데 다행히도 합격이었다. 의외로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 중소기업관계법령과 회계학 점수가 높았고, 제일 쉽다고 생각한 경영학은 68점을 맞았다. 회사에서 문항 설계하고 한다고 요인분석 돌리고 통계스터디를 그렇게 많이 했었는데도 조사방법론은 60점을 맞아서 낯뜨거웠다. 그리고 이 와중에 영어 점수 76점이 웬 말인가.. 이 점수를 보면서 2차도 쉽다고 생각한 과목에서 간당간당할 것 같아서 경영학 원론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중소기업관계법령 : 72점
기업진단론: 64점
조사방법론 :60점
경영학: 68점
회계학 : 84점
영어 : 76점

전체평균 70.7

'24년 양성과정 수료시험 전체 합격률 : 76.7%(응시자 1,155명 / 합격 886명)



+) 번외편 1차 정규 시험 

양성과정이 아니라 정규 1차 시험을 친 인원은 올해 589명으로 이중 212명이 합격해서 약 53%의 합격률을 보였다. 즉 양성과정으로 응시하는 규모가 두 배정도 많고 합격률도 약 77%로 훨씬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과목별 채점결과를 보면 회계에서 과락난 케이스가 150명으로 어마어마한 난이도였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양성과정은 계산기를 가져간 게 무색할 정도로 계산기 쓰는 문제는 6과목 통틀어 두 문제 정도 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암산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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