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자왈 오미견호덕여호색자야
-공자가 말했다. "나는 호덕하기를 호색하듯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 <자한子罕> 편 17장
하늘이 인간에게 심어 놓은 색(色)의 본능은 실로 강렬합니다. 인위적으로 색과 단절하는 금욕의 실천이란 평범한 인간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성욕은 곧 생욕(生慾)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주기적으로 인간의 신체를 엄습하여 정신력만으로는 인내하기 힘든 상태로 인간의 신체를 몰아넣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철저히 이성적 의지의 산물인 덕(德)을 색에 비교하는 것은 애초에 가당찮은 일이지요. 이 점을 몰랐을 리 없는 공자의 의도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호색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본능이듯이 배움과 수양을 통해 인(仁)한 인간이 되기를 추구한다면 덕을 좋아하는 마음도 마치 본능처럼 우리 안에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호덕하는 인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공자의 기획을 유추하는 일입니다. 공자가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도달하고자 했던 이상적인 인간형의 정상에 인(仁)이 자리하고 있는 한 그 하위 분류인 호덕은 얼마든지 가능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덕이 도덕적 이상을 현실에 실현해 나가는 인격적 능력이든 타인에게 도움이나 은혜를 베푸는 일이든, 색에 대한 욕망처럼 적덕(積德)도 그것의 하나로서 기능할 수 있다면 분명 인간은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존재로 거듭날 수 있겠지요.
욕망을 '새로운 것을 생산하고 창조하려는 무의식적인 의지'로 인식한 들뢰즈와 가타리의 관점을 끌어온다면 덕을 쌓고자 하는 욕망은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밀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