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心
其就義若渴者 其去義若熱
기취의약갈자 기거의약열
- 의를 향해 나아가기를 목마른 자처럼 하다가도, 의를 버리기를 불에 덴 자처럼 하는 것이다. - 열어구(列御寇) / 장자-잡편10
사람의 마음이란 산천보다 험하고 하늘을 알기 보다 어렵다고 공자가 말합니다. 두꺼운 얼굴로 마음을 숨길 수 있는 존재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위의 구절입니다.
그리하여 공자는 임금이 불초한 신하를 가려내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멀리 보내 충성스러운지 보고, 가까운 데서 일하게 하여 마음가짐이 바른지 보며, 번거로운 일을 시켜 능력이 있는지 보고,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져 지혜가 있는지 보며, 급하게 기한을 정해 신용이 있는지 보고, 재물을 맡겨 어진 지 보며, 위급한 일을 알게 해 절개가 있는지 보고, 술에 취하게 하여 예의를 잃지 않는지 보며, 남녀를 섞어 두어 호색의 기운이 있는지 보는 것으로 총 아홉 가지입니다.
한 명의 임금이 이런 방식으로 좋은 신하를 추리려면 자신을 대신해 다수의 신하들을 살피고 보고하는 믿을 만한 심복들을 갖고 있어야겠지요. 이 경우 그들에 대한 검증이라는 전제가 남게 되고, 신하와 신하 간의 내밀한 사적 관계까지 배제할 수 없으므로 완벽한 공정성을 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어느 시대이건 간신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이지요.
오늘날은 사정이 다릅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기만 하면 공적 영역에서 불의한 자들을 제거하는 일이 원천적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언론이 썩어 문드러졌기에 위선적 실체가 완전히 드러난 인물을 국민들이 지지하고 심지어 추앙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맙니다. 무식하고 무능하며 정직하지 않고 진실하지도 않다는 무수한 근거를 본인 스스로 제공했음에도 끝내 그런 사람을 대통령 자리에 앉히고 권력을 유지하게 하는 일, 역사적 평가가 끝난 인간 백정 독재자를 건국의 아버지라고 호도하는 일,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국가 정책이 시행되도록 여론을 조성하고 압력을 행사하는 일 등을 벌이는 작금의 언론은 진실과 공정 보도의 가면을 쓴 거짓말쟁이와 사기꾼 수준으로 전락한 상태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위선을 꿰뚫어볼 수 있는 수단 역시 갖춰진 세상에서 언론만을 핑계 대는 것도 민망한 일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늘 악인들의 손을 들어 주는 국민들은 지성인이 아닙니다. 인간의 뇌 대신 파충류의 뇌와 포유류의 뇌가 작동하는 사람들입니다. 근거 없이 아군이라고 설정한 편을 향해 환호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면모를 확인하기란 참으로 난망합니다.
정부의 수준이 수십 년 전으로 퇴보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시절에 머물고 있는 국민들을 향해 그 시절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그 시절의 방식으로 나라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형편 없는 꼬라지 좀 그만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