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멈추고 자중하며 순리대로 때를 기다리라.
上六 迷復 凶 有災眚 用行師 終有大敗 以其國君凶 至于十年 不克征
象曰 迷復之凶 反君道也
상육 미복 흉 유재생 용행사 종유대패 이기국군흉 지우십년 불극정
상왈 미복지흉 반군도야
-회복하는데 헤매니 흉하다. 재앙이 있을 것이니 군대를 일으키면 결국 크게 패할 것이다. 나라로서도 임금에게 흉하니 십년에 이르도록 정벌을 해내지 못할 것이다.
-회복하는데 헤매 흉한 것은 임금의 도에 반하기 때문이다.
'미復'는 '미혹하다, 헤매다, 길을 잃다' 등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2괘 중지곤괘에 '선미후득先迷後得', '선미실도先迷失道'의 표현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미복'이니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헤매거나 길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것입니다. 이는 머지않아 회복하는(불원복不遠復) 초구 군자의 양의 도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흉할 수밖에 없지요.
흉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재생災眚'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산 선생님은 재災를 인간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천재(天災), 생眚을 인간의 잘못으로 초래된 재앙(인재人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사'는 15괘 지산겸괘 상육에 나온 바 있습니다. '上六 鳴謙 利用行師征邑國 상육 명겸 이용행사정읍국 / 지나치게 겸손하다고 알려져 있으니 구삼으로 하여금 내부를 정리하게 만드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의 대목이지요. 16괘 뇌지예괘 괘사에도 등장합니다. '豫 利建侯行師 예 이건후행사 / 제후를 세워 군대를 통솔하게 하면 이로울 것이다'가 그것입니다. 지산겸괘 상육의 행사는 맥락에 따른 의역인데, 행사의 기본적인 의미는 '군대를 일으키다'입니다.
외괘 곤괘는 무리(衆)의 상이 있고 내괘 진괘는 나아감(動, 進)의 상이 있으니 행사의 의미가 나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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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至子之半 동지자지반
天心無改移 천심무개이
一陽初動處 일양초동처
萬物未生時 만물미생시
玄酒味方淡 현주미방담
大音聲正希 대음성정희
此言如不信 차언여불신
更聽聞包羲 갱청문포희
동지는 자월이 절정인 시기로
하늘의 중심은 바뀌거나 변하지 않네.
일양이 처음으로 움직이는 시공이나
만물은 아직 나오지 않는 때로다.
현주의 맛은 두루 담백하고
대음의 소리는 참으로 희망적일세.
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다시 복희씨를 청하여 물어보라.
-동지음冬至吟 / 소강절
소강절 선생은 지뢰복괘를 두고 '동지음'을 지었습니다. 자子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로 무한히 순환하는 우리가 사는 이 공간이 처음 열린 때요, 하늘과 땅이 만나 하나의 시공으로 어울려 영원히 '원형이정' 하는 60갑자甲子의 출발점입니다.
자子는 공자, 노자와 같이 깨달은 자에게 붙는 칭호요, 그 이유는 자子라는 글자가 임壬과 계癸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글자의 의미에 대해서는 앞서 1괘 중천건괘의 구삼효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
천심天心은 하늘의 중심으로 풀이하는 게 옳습니다. 자子가 우리 공간의 시작점이듯이 임壬의 무한한 응축(빅 크런치 Big Crunch, 대함몰)과 계癸의 무한한 확장(빅뱅 Big Bang, 대폭발)이 동시에 일어난 그곳이 우주의 중심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주玄酒는 자子(임계壬癸)의 형이상학적 의미와 오행적 성질(水)을 절묘하게 비유한 표현입니다. 단순히 자연적 물상을 떠올리는데 그치면 안됩니다. 현玄의 의미에 대해서는 앞서 2괘 중지곤괘의 괘사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진리의 맛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없습니다. 자극적인 것은 진리 본연의 맛과 거리가 있습니다. 언제나 은근하고 담백하게 사람의 가슴에 스며드는 것입니다.
대음大音은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만물을 일깨우는 천지의 작용력입니다. 소리이자 언어요, 음악입니다. 자子의 공간 속에서 임계壬癸로 바뀌는 거대한 폭발이자 진리의 교향악입니다. 우레는 그저 인간에게 감각되는 하나의 현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이전의 것을 느껴야 합니다. 새로운 생명을 피워 내려는 천지의 창조 과정에서 우리는 무한한 희망의 메시지와 에너지를 온몸으로 깨달아야 합니다. 소강절 선생은 그랬던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