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문턱에서
이번 주부터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과 기억 여행>을 새로운 형식으로 연재한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400자 내외의 짧은 글을 올린다. 일요일에는 한 주의 글을 모아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
매일 아침, M과 함께 기억 여행을 떠나시겠습니까?
서울을 출발해 동탄을 지나 몇 번의 터널과 몇 개의 강을 건너 남쪽으로 달려온 열차가 가쁜 숨을 몰아쉰다. 기억의 도시를 다시 찾은 M은 플랫폼에 발을 내렸다. 역은 사람들로 붐비고, 수많은 발걸음이 오간다. 북쪽 도시에서 막 도착한 사람들, 이제 그곳으로 떠나는 사람들.
떠나는 이는 행복하다. 가슴에 뜨거운 미래를 품었다. 돌아온 이는 설렌다. 손에 아련한 추억을 들었다.
M은 플랫폼 한가운데 서서 서로 엇갈린 길로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역은 오고 감이 이어지고, 만남과 결별이 일상이다. 희망과 좌절이 씨줄과 날줄로 직조하는 문턱에서 애틋함이 잠시 머물렀다가 그리움이 거대한 물결 되어 흩어진다.
사람들은 각자의 사연을 묻은 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간다. 역은 묵묵히 이들을 지켜본다. 사람들의 발걸음에는 각기 자기 삶의 무게가 실렸다. 가벼운 설렘도, 무거운 이별도, 희미한 기대도 모두 이 플랫폼 위에 잠시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어 올린다.
열차는 만남과 이별, 희망과 슬픔을 실어 나른다. 사람들은 잠시 숨을 고르고, 신발끈을 고쳐 맨다. 그리고 자신만의 도시를 향해 열차에 오른다. 그 짧은 순간, 모든 이의 마음에는 희미한 한 줄기 빛이 스친다. 플랫폼에 발을 내딛는 M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와 작은 긴장이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