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문턱에서
역사 앞 광장은 지하도로 이어졌다. 한때 분수대가 있었고, 비둘기들이 날았던 넓은 공간. 지금은 손수건만큼 남았다. M은 멈춰 섰다. 기억 속 풍경이 눈앞의 현실과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분수대는 사라졌고, 광장은 쪼그라들었다. 과거와 현재가 어긋난 퍼즐처럼 삐걱거리며 맞물려 있다.
M은 알고 있다. 자신이 찾는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해 가을이라는 것을.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이라는 것을. 시간은 이미 흘러갔고, 그때의 사람은 떠났다. 그 시절의 풍경도, 감정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M은 돌아왔다. 상처를 헤집지 말라는 충고를 뒤로하고, 그해 가을에서 겨울을 찾아 이곳에 왔다. 이 도시의 현재는 과거를 품고, 과거는 현재와 중첩되어 투명한 이중 노출 사진처럼 겹쳐 있다. 오래된 두 시간이 서로 얽히며 꼬인 채 풀리지 않는다.
추억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위안이고, 어떤 이에게는 고통이다. M의 여행은 어느 쪽일까. 그는 아직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안다. 그때와 지금이 얽힌 시간의 매듭을 풀지 않는 한, 존재론적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