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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채영 Jul 17. 2019

사랑, 그 우선순위에 관하여

워킹홀리데이 그 이후 1년, 다시 돌아온 유럽

길에서 만난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고, 그 친구와 친구가 되어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는 세상이다. 영국 사람인 그는 나를 런던 쇼디치에 있는 오색찬란한 빛깔의 공원으로 이끌었고, 우리는 언어가 다름에도 음악과 영화와 예술 그리고 사랑이란 무엇인지 나누었다. 그곳은 예술과 음악으로 가득 찬 곳이었다. 작년 덴마크 코펜하겐을 여행했을 때 방문했던 크리스티에나 마을과 비슷했다. 여러 색을 존중하던 그곳 말이다.


ㅡ 언젠가 사랑이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답을 아무래도 못 내렸던 것 같아. 그때는 호기심과 사랑을 구별하지 못했거든, 그런데 지금은 달라. 그리고 그때는 아무래도 사랑은 시간 그러니까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었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말했다.


ㅡ 사랑은 어렵지. 사랑은 풀타임 잡과 같달까. 어떤 사람에게는 파트타임 잡일 수도 있고. Cv 알지? 직업을 얻기 위해 만드는 거. 그거처럼 어떤 직업을 원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같은 사람임에도 Cv를 다르게 쓰는 것처럼, 그 사랑을 얻기 위해 우리는 매번 변하지. 그렇게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말이야. 그래서 너는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는 말했다.


ㅡ 그러게 지금은 사랑은 무엇이라 생각하지? 음,,, 아무래도 사랑은 뿌리가 아닐까? 이성 그리고 동성 간의 사랑 말고도 나는 사랑은 모든 관계의 뿌리라고 생각해. 그것이 바탕이 되어야 이어지니까. 영어로 설명하려니 조금 어렵지만.


나는 말했다.


나는 그의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갔고, 그 또한 나의 말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아무래도 그가 말하는 사랑은 연애에 관하여 말하는 것이었고, 그에 말에 따르면 연애는 우선순위에 관함을 논한 것이었다.


사실 우리가 나눈 사랑이 주제인 대화는 그가 내게 남자 친구가 있냐고 물어본 질문에서 시작되었는데, 마지막 연애는 3년 전이라고 없다고 했으나 그는 무척 놀라면서 왜냐고 물었다. 그러게 왜? 왜지? 나 또한 이런저런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리고 아무래도 타이밍이 이래저래 안 맞았다고 대답했다. 그 또한 장거리 연애를 하는 중이기에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랑의 의미는 이제 내게는 뿌리가 되었고, 연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 정의를 내리면 할 수 있나. 그게 마음처럼 쉽나. 지금 내 우선순위는 나의 “일”이었다.


ㅡ 일은 쉽잖아.


그는 말했다.


ㅡ 맞아 그러니까 일은 내가 노력한 만큼 성장하는데 사랑은 그러니까 연애는 잘 모르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내게 우선순위야. 그리고 연애라는 행위는 그다음인 것 같네. 적어도 지금은 말이야.


나는 말했다.


ㅡ 근데, 너무 많이 생각하지마. 그냥 쉽게 생각해. 그게 정답이야.


그는 말했다.


19년 7월 16일

런던 쇼디치 노마딕 커뮤니티 라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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