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드는 정말 내게 가족인가?
연휴 일부를 시월드와 보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결혼으로 이어진 가족(?)으로서 시월드라는 관계는 시간이 누적되면서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더 이상 그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어색하거나 힘들지는 않다.
다만, 내가 그다지 원하지 않음에도 부수적으로 맺어진 관계인 탓에 떠올리기만 해도 지긋지긋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내가 그들이 먼저 만들어 둔 가족이라는 집단의 일원으로서 포함되어서 꼬박꼬박 그들의 생일을 챙기고, 그들과 명절을 보내고, 간혹 집안의 행사에 참여하고, 나의 시간을 써야만 하다 보니 일말의 소속감이 들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게 할애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잠시잠깐의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은 매번 느낀다. 다시 타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상당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나라는 존재가 제대로 된 인격체로서 존중을 받지 못한다는 기분.
시월드와의 관계는 내가 당신들의 자녀의 배우자로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디폴트 값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아들과 동등한 반열에 절대 올려두지 않는, 보이지 않는 미묘한 그들의 하대에 지쳐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애써 둔한 척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소속감이 잘 형성되지 않는 관계에 매여, 어떤 형태로든 그들과 보내는 시간이 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처럼 꽤 많이 아깝다.
그 때문에 항상 생각한다. ‘그나마 이 정도로 내가 참여하는 것은 남편인 네가 그동안 쌓은 크레디트 덕분이다. 그러니 내가 너의 가족에게 지금처럼 성의를 보이게 만들려면 너는 꾸준히,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나에게 잘해야 한다.‘
제사나 차례를 지내지 않더라도, 전혀 집안일을 하지 않는 명절을 보내는 데도 불구하고, 나는 만들어진 가족과 보내는 명절이 참 여전히 내키지 않는다. 그 때문인지 정도는 좀 달라졌을지 모르나, 매번 남편에게 심술을 부린다. 표 나지 않게.
#연휴 동안 감정 노동하고 제대로 쉬지 못해서 짜증이 난 아줌마의 투덜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