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묘가정 집사 스토리 2

by 작가 명 고민중

다소 뻔한 결론이지만,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째에 ‘다섯 번째 복덩이’라는 다소 싱거우면서 정겨운 ‘오복‘으로 개명 등록하고, 우리 집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물론 오복이는 먼저 데려와서 살고 있던 4마리의 고양이와 쉽게 어울리지 못했고, 사실은 아직도 데면데면하다. 가끔의 코인사를 보이기도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일부와는 여전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다행히도 큰 사고 없이 8개월 정도 지내고 있다. 원래 있던 아이들이 오복이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완전히 격리하던 때와 비교하면 꽤 부드러워진 듯하다.


여전히 긴장이 도는 고양이들의 분위기는 인간인 내가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라 싶어, 서로 불편함이 없도록 환경을 아주 조금씩 개선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애초에 우리 집이 다묘 가정인 것을 알던 수의사 선생님은 임보 하다가 입양을 보낼 곳을 알아봐 주겠다는 제안도 하셨다.


감사한 제안이었지만, 이미 우리 식구가 되기도 했고, 오복이는 다른 집에 보내면 마음을 놓기 어려운 아이라는 판단이 섰다. 시간이 흘러 보니 우리 오복이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피부 자체가 너무 연약해서 약간의 상처에도 잘 찢어지고, 평소에 가려움을 느끼는지 핥다가 스스로 상처를 내고 그 상처가 덧나기를 반복했다.


원장님의 제안으로 피부 조직 검사를 의뢰했지만,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피부가 상당히 약하다고 한다. 그전에 오복이를 돌봐주시던 캣맘님의 얘기도 떠오른다. 종종 상처가 생기면 여러 날 연고를 발라주고 낫기를 반복했다고 말씀하셨다.


매번 찢어지는 상처가 생기면 병원에서 꿰매고 아물기를 기다리고 반복하길 수차례여서 이제 오복이는 옷을 입고, 항상 넥카라를 쓰고 있다.


그루밍도 못하고 가려울 때 귀도 못 긁고, 스스로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닐 텐 데, 그게 너무 안 쓰러워서 한 번씩 넥카라를 벗겼다가 잠시 다른 일에 한눈팔다 상처가 생긴 걸 발견하고 병원을 들리길 몇 차례인지 수도 없고, 병원비도 만만치 않았다. 선생님에게도 꾸지람을 매번 듣고 나니 아주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애써 모르는 척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복이는 밥을 잘 먹고 물도 잘 마시고 생활이 안정적인 편인지 털도 많이 굵어졌고, 살집도 아주 약간 단단해진 듯하다. 깎을 때마다 바스러지던 발톱도 정도가 덜하다.


마음으로 낳고 지갑으로 아니 신용카드로 키우는 우리 고양이들. 넉넉하게 보살필 형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품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2025년 새해를 맞이하니 지난 2024년을 돌아보고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작년에 있었던 여러 이벤트 중 오복이가 우리에게 온 것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묵은 숙제를 하나 해치운 기분이 들어 개운하다.


Mes chats sont très jo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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