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여행은 경험일까 혹은 낭비일까?
썸네일을 보자마자 나는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여행으로 꽤나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행은 낭비가 맞는 거 같다.
그러니 여행은 하면 안되는 걸까?
여행이 낭비라고 해보자.
여행에 투자하는 시간과 돈에 대해 일반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비효율적인 활동이다.
그러나 여행만 그런 건 아니다.
매일 다른 점심을 먹는 것도 낭비다.
비싼 음식,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 가장 균형있는 식단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양 먹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거 같다.
예쁜 옷을 입는 것도 낭비다.
디자인보다는 체온 유지와 외부의 위협에서 몸을 보호하는 기능에 충실한 옷을 입는게 더 효율적인거 같다.
친구도 낭비다.
우정이 돈이 되나? 친구가 좋은 일자리를 물어주는게 아니면 그다지 필요 없어 보인다. 향후 나에게 도움이 될 거 같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교류하지 않는게 더 효율적인거 같다.
연애나 결혼도 낭비다.
사랑이 돈이 되나? 고작 뇌에서 나오는 옥시토신과 도파민 아닌가. 자손을 남기고 싶다면 성관계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거 같다.
그런데 돈을 버는 것이 낭비가 아니라는 법이 있나?
돈이 무슨 쓸모인가, 죽으면 끝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인생을 단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살 수 있는가?
아니, 사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
매 순간 낭비하지 않으며 살 수 없다.
그렇다면, 낭비하기 싫다면, 효율을 중시한다면,
살면 안된다.
여행은 낭비인가?
그렇다.
그러나 삶에서 그러지 않은 것은 없다.
나의 얼렁뚱땅 논리에 의하면 인생은 낭비 그 자체, 살아있는 매 순간이 낭비의 연속이다.
그래서인지 효율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낭비를 줄이는 데 열심이다.
그렇다고 나는 낭비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삶을 끝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중요한 건 '어떻게 삶을 낭비할 것인가'이다.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낭비할 때,
누군가는 아름다운 외모를 꾸미며 낭비할 때,
누군가는 우정을 다지며 낭비할 때,
누군가는 연인과 사랑하며 낭비할 때,
누군가는 부를 축적하며 낭비할 때,
행복하다.
만족한다.
즐긴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가치를 찾는다.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