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통계를 봤다.
국내 주식 수익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60대 여성,
가장 낮은 그룹은 20대 남성이라고 한다.
처음엔 조금 의외였다.
젊고, 빠르고, 정보 접근성도 높고,
유튜브며 커뮤니티며 투자 콘텐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세대일 텐데
왜 결과는 다르게 나올까.
실제로 내가 올리는 인스타그램 컨텐츠 시청자의 90% 가까이가
10대 후반–30대 초반 남성이기도 하다.
(나의 타겟은 30대후반~40대 중반의 부모타겟이었던것과 달리)
그들이 나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수익률은 낮다.
그래서 나는 통계보다 먼저 내 20대를 떠올렸다.
20대의 나는 조급했다.
남들 다 오른다는 종목을 나만 놓치는 것 같으면 불안했고,
“이번엔 진짜다”라는 말에 쉽게 흔들렸다.
상장폐지도 겪어봤다.
“가즈아”를 외치며 달리던 적도 있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꽤 공격적인 투자자였다.
아니, 투자자라기보다 투기꾼에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하다.
게시판에 자주 등장하던 주식 고수의 말이라면
다 옳은 것 같았고, 느릿느릿 오르는 안전하고 큰 회사의 주식보다
코스닥을 기웃거리며 대박을 꿈꿨다.
그렇다면 60대 여성은 어떤 특별한 기술이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잘 모르면 안 건드리고, 무리하지 않고,
한 번 사면 오래 들고 가는 힘.
이 단순함이 결과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는 생각보다 복잡한 계산 싸움이 아니라
행동의 절제 싸움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40대다.
이제야 조금 안다.
투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일이 아니라
시간의 힘을 믿고 조용히 씨를 뿌리는 과정이라는 것을.
한 번에 크게 버는 게임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시대에 내 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헷지 수단에 더 가깝다는 것을.
젊을 때는“얼마를 벌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면
지금은 “이 돈이 10년 뒤에도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수익률보다 생존률이 더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배웠다.
“대박 날 것 같아?”가 아니라
“이거 오래 가져갈 수 있어?”
“이 돈은 스스로 일하는 돈이 될까?”
나는 아들이 고수익을 좇는 사람이 되기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투자자가 되기를 바란다.
적게 먹어도 잃지 않는 힘.
그 힘이 쌓이면 결국 시간이 편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20대 남성의 낮은 수익률은 능력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속도의 문제일 수 있고, 조급함의 문제일 수 있고,
확신의 문제일 수 있다.
60대 여성의 높은 수익률 역시 비밀 전략이 아니라
절제와 인내의 결과일지 모른다.
투자는 결국 차트의 싸움이 아니라
성격과 시간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20대의 나를 지나 40대의 내가 되었고,
이제는 아들에게 속도가 아니라 구조를 가르치고 싶다.
돈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편으로 만드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