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나는 왜 영어를 계속하고 있을까

by 와이줴이

업무를 하다 보면 영어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부족한 영어 실력을 어떻게든 가려보려고, 나름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전화 영어를 주 3회 하겠다고 마음먹고 꾸준히 예약도 한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걸 과연 ‘공부’라고 할 수 있을까.


공부라면 복습도 하고, 예습도 하고, 외우고 반복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텐데

나는 그저 20분 동안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나면

그 뒤로는 영어와 멀어진다.


그래도 예전에는 달랐다.

학생 때는 영어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기도 하고, 토익 강의를 듣고 문제를 풀고 단어를 외우면서

‘실력이 늘고 있다’는 느낌이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영어 실력이 퇴행하고 있다고 해도 딱히 할 말이 없다.


왜 그런 걸까 생각해보면, 결국 이유는 하나였다.

재미가 없다.


예전에는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고, 조금씩 나아지는 성취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해야만 하는 공부’였기 때문에 붙잡고 있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안다.

영어를 엄청 유창하게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는 걸.


어쩌면 내가 세상을 조금 더 알아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까지 사라진 건 아니라는 점이다.


여전히 나는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

옆 부서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부럽다.


물론 그들은 해외에서 공부했거나, 오래 머문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유를 떠나서 ‘잘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


나도 나름 꾸준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전화 영어만 해도 몇 년은 했다.

민트영어, 민병철, 랭디까지—각각 1년 이상은 이어갔다.


하지만 결국 느낀 건 하나였다.

따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 하루 20분의 전화 영어만으로는

내 영어 실력을 끌어올리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요즘은 또 이런 생각도 든다.

스마트 안경으로 외국어를 자동 번역해주는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데,

이렇게까지 애써 공부하는 게 나중에는 쓸모없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영어를 잘하고 싶다.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그냥 그게 멋있어 보여서.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보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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