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구매하신다면서요?
회사에서 나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업무 특성상, 라이선스 신청은 대부분 급하다.
작업 중에 갑자기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만 늦어도 바로 “언제 되나요?”라는 재촉이 들어온다.
그 심정이 너무 잘 이해되기에, 나도 최대한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 신청이 들어오면 바로 구매를 진행하고 결제까지 쭉-.
문제는, 이 ‘단순해 보이는’ 구매 신청 뒤에 꽤 긴 승인 절차가 숨어 있다는 점이다.
먼저, 직원의 직속 상사나 팀장이 승인하고
그다음 부서장이 한 번 더 승인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팀에서 최종 확인을 한다.
우리 팀은 특별한 실수(예: 직원이 테스트로 잘못 올린 신청, 문의를 잘못 신청으로 올린 경우 등)만 아니라면 대부분 승인한다.
왜냐면 이미 두 번의 승인 절차를 통과했다는 건, 해당 부서에서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일 테니까.
그런데…
가끔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모든 승인 절차가 끝나고, 구매 완료.
라이선스 발급까지 끝난 상태.
나는 이제 전달 이메일을 쓰거나 사용자 리스트에 등록하는 중이다.
그때,
그때!!
신청자에게 메신저가 온다.
“아… 문제가 해결돼서요. 라이선스 필요 없어요.”
……?
아니, 구매하신다면서요???
이미 여기까지 다 왔는데?
결제도 됐고 발급도 됐는데???
이걸 지금 말을 한다고??
순간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스친다.
‘이건 누가 감당해야 하지?’
‘왜 여기까지 와서 취소지…?’
하지만 결국, 뒷수습은 대부분 내 몫이 된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구매 요청한 부서가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일단 어떻게든 써먹을 방안을 찾아보자”가 된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 부서, 저 부서에 연락해본다.
“혹시 이 라이선스 필요하신 분 있으세요…?”
돈 들여서 산 거니, 어떻게든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진심으로 바라는 건 딱 하나다.
구매 신청에 대한 모든 승인이 끝났다면, 그 시점부터는 ‘실제로 구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고 업무를 진행해줬으면 좋겠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똥 치우기는…
제발 최소화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