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영처럼 Oct 24. 2021

같이 시작한다고 출발점이 같을까?

네이버 카페 출생의 비밀,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우리는 태어날 때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는 말도 이런 의미에서 시작되었다. 태어나 보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도 있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도 있다. 유전적으로 머리가 좋게 타고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인생이 시작한 대로 끝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며 사람은 바뀐다. 시작할 때 좀 더 좋은 환경이나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이 살아가면서 더 편하고, 더 쉬운 길로 갈 수는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는 말이다.


굳이 태어난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네이버 카페도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태어나는 건 선택을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카페를 시작하는 건 선택할 수 있다. 이점은 다르지만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어느면에서는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네이버 카페를 시작해야지 마음먹고 나면 대부분은 카페개설부터 한다. 하지만 네이버 카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카페를 사야할지, 그냥 시작해야할지 고민부터 하게 될 것이다. "네이버 카페를 산다고?" 이게 무슨 말인지 하나씩 이야기 해보겠다.




네이버 카페의 시작


네이버 카페는 2003년도 12월 15일 첫 서비스를 개시했다. 중고나라 개설일이 2003년 12월 10일, 첫 스탭임명이 12월 16일인것만 보더라도 네이버 카페의 시작과 동시에 중고나라(현재 중고나라 회원수 1880만, 2021년 10월 기준)가 개설되었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가 카페서비스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대부분 다음카페를 이용하고 있었다. 커뮤니티하면 '다음'이었던 시대에 네이버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모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네이버는 빠르게 성장해갔고, 대한민국 국민 5명중 4명이 사용하는 막강한 플랫폼이 되었다(인구 51만8천명, 네이버 가입자 4천만명, 월 사용자 1천만명 이상(2019년 12월 기준)). 2017년 1월 네이버 카페는 이미 1,000만개 이상의 카페가 개설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진입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카페들이 전부다 활발하게 운영되어졌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네이버 카페를 다양한 목적으로 개설한다. 수익구조를 알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사실 극히 일부일 것이다. 처음에는 동아리 활동을 목적으로 시작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취미 혹은 친목 카페를 만들기도 한다. 가족이나 지인끼리 추억을 쌓을 목적으로 카페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카페를 시작할 때는 대부분 커뮤니티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중에는 회원이 모여 점점 커지는 카페도 있었겠지만, 많은 카페들이 초반에는 활발히 운영되다가 멈추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네이버 대표카페 중고나라 연혁, 활동지표





"네이버 카페 팝니다"


앞서 네이버 카페가 2003년 12월 서비스 도입, 2017년 1월 기준으로 1천만개의 카페가 개설되었다는 통계로 계산해보면, 1년 76만개의 카페가 1달이면 6만 4천, 하루 5,300개의 카페가 개설된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사실상 2017년 기준이니 현재 기준으로는 더 많은 수의 카페가 생겨날것으로 추측된다. (네이버는 2021년 3월 카페 활성화를 위해 이웃 서비스를 도입하고 지역 소규모 카페를 활발하게 밀어주고 있다. 이점을 미루어보면 상당한 카페 개설이 예상된다.) 이처럼 하루에도 수많은 카페가 생겨나고 활동을 멈춘다.  


카페를 좀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운영하다 버려진 카페나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카페를 사들인다. 사고싶으나 직접 매입이 어려운 경우는 사이트를 통해 카페를 구입하기도 한다. 아래는 S사이트에 올려진 '네이버 카페 판매' 글이다. 카페 가격은 시세에 따라 형성되지만, 적게는 몇 십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단위로 판매가 되기도 한다. (카페 '중고나라'는 2021년 3월, 롯데쇼핑(유진자산운용)에서 200-300억규모로 인수한다고 밝혔다)

S사이트에 올라온 네이버 카페 판매글 



하지만 이런 광고를 보더라도 섣불리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카페를 사고파는 영역은 사실 대행사나 마케팅을 좀 해본 사람이 아니고는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카페를 시작하겠다고 말하니 처음부터 하는 것보다 사서 시작하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사려고 하는데 어떻게 사야할까요?"라고 묻는 이들이 종종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이정도 수준이라면 매입은 고려하지 말라고 제안하고 싶다.


이유는 어떤 카페가 제대로 된 카페인지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좀 더 쉽고 빠르게 시작하기 위해서 카페를 구입하려 한다. 하지만 카페 운영이 처음이라면 카페를 매입하더라도 방법을 몰라 키우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유전자가 좋은 아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된 부모와 환경을 만나지 못할 경우 방치되 삐뚤어 나갈 수 있음과 비슷하다. 


내 주변에도 카페를 돈주고 산 사람들이 여럿있다.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십만 단위의 카페 3개를 1억에 가깝게 주고 산 분도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성공적으로 카페를 키워낸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이분은 현재 교육관련 맘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입 당시 500만원에 8000명의 최적화 카페를 구입했다. 3년만에 활동없던 카페를 열매단계까지 끌어올렸고, 현재는 5만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매달 5천만원 이상의 순수익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한 달뒤면 카페가 저품질 되었다는 것을 알거나 몇 달 운영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구입당시부터 이미 죽은 카페를 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 대행사들은 카페를 판매할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돌려 보여지는 수치를 높인 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2013년도 이전의 카페를 구입한 후 프로그램을 돌려 새글과 덧글, 회원가입 등 작업을 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카페 지수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카페 등급도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카페를 판매하는데 실제 카페를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경우는 작업된 카페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혹은 일부러 키워낸 카페가 아니더라도 죽어있는 카페들을 찾으며 매입을 한 후 돈을 더 받고 카페를 받기도 한다. 중고시장과 동일하다. 


이렇게 카페를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카페에 양도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카페 운영자를 양도할 수 있게 해놨는데, 덕분에 카페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해졌다. 2011년 처음 카페거래에 관한 기사가 처음 나왔는데, 당시 770만명 카페를 20억원에 매입했다는 내용이었다. 




770만 카페를 20억에 매입했다는 기사와 함께 나온 코브닥 카페, 카페판매글 (현재 운영중단)


 



매입한 카페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네이버 카페의 첫 화면을 보면 왼쪽 상단에 <카페소개>라는 문구가 있다. 이 항목을 클릭하면 카페소개, 랭킹, 연혁이 나온다. 네이버 카페는 <연혁>을 통해 카페의 태생부터 현재까지 변화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아래는 현재 10만정도 회원을 보유한 중고차 카페의 연혁 일부다. 2004년 게임카페로 개설된 후 2010년, 2016년 보험사와 분양 카페로 주제를 변경한 후 2019년 중고차 카페로 한번 더 주제를 바꾼 사례다. 이처럼 네이버 카페는 운영자에 따라 카페 주제를 수시로 변경하는 사례가 많다. 물론 잘되는 카페라면 주제를 변경하지 않고 꾸준히 운영하는 경우도 많고, 카페를 살때 아예 기존 주제와 맞는 카페를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운영자가 여러번 변경된 네이버 카페 연혁 



굳이 카페를 시작함에 앞서 카페 매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사실 카페를 운영할 때 이런 어둠의 경로까지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 네이버는 대표카페 운영방식을 변경하여 기존 인기카페만 선정하던 방식을 루키카페 등을 도입하여 신규카페도 활성화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카페를 시작할 방법을 찾고 있는건 사실이다. 카페를 사서 시작한다는건 그만큼 회원수나 지수가 되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제대로 회원들을 유입시키고 활동하게 만들 수 있다면, 더 빠른 노출을 통해 더 많은 회원을 유입할 수 있고,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것이다.


그럼에도 카페 초보자에게 선뜻 권하기 어려운 이유는 판매하는 카페 중에 사기가 많은 탓이다. 몇 십만원, 몇 백만원 돈을 날리는 것도 억울하지만 그보다 카페 한번 키워보려고 들어간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천불이 나서 벌떡 일어나게 될것이다. 


오늘 글을 통해 두가지를 짐작할 수 있다.

- 카페를 시작할 때 이전 카페를 사면 좀 더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

- 카페를 살 때 잘 모르면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점 




그렇다면 카페를 사야할까? 사지 말아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돈을 써가면서 매입을 하기 보다는 이전카페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를 개설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족, 지인, 친구, 친척 다 수소문해서 네이버 카페를 개설한 적이 있는지 확인해봐라. 의외로 대학 동아리 활동이나 친구들과 친목 도모로 개설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운영자 양도를 받아라. 어쨌든 지금 시작하는 신규카페에 비해서 2014년을 보다 이전에 생성된 카페가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여지는 있다.


두번째는 네이버 카페는 하루에도 6만건 이상의 신규카페가 개설된다. 그 이야기는 그만큼 죽은카페나 활동을 멈춘 카페가 많다는 의미이다. 카페 영역에서 활동은 했지만 멈춰있는 카페를 찾아라. 그리고 운영자에게 쪽지나 메일을 정중하게 보내서 카페 양도 문의를 해봐라. 50건 정도 보내면 한두건 정도 답변이 오기도 한다. 이때에는 무조건 카페를 달라하기 보다는 기존 운영하는 취지에 맞추어 더 잘 운영해보고 싶다는 등의 이유를 대는게 좋다. 이렇게 해서 기존 카페를 구입할 수 있다면 오히려 돈을 주고 사기를 감수하는 매입보다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인의 카페도 없고, 기존 카페를 찾아 쪽지보낼 용기도 없다면 그냥 지금 당장 개설하고 시작해도 좋다. 작년에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개설한 신규 카페 중에는 이미 어느정도 활성화가 되고 수익을 낸 카페들도 있다. 카페는 단순히 운영하는 방법을 알거나, 출발점이 다른 좋은 카페를 매입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카페가 잘될거라는걸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니 '결국 카페가 답이다'라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방법으로 시작해도 좋다. 단,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

작가의 이전글 네이버 카페 키워드 검색을 통한 유입 설정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