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림 중사부의 길을 읽는 중
가장 꽂혔던 것
'고성제' 다음이 '집성제'였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인생은 고통이다. 그것은 집착 때문이다'
람림에서는 또 이렇게도 써 있었습니다
'병이 나면 병의 원인을 단멸해야 한다'
나의 고통은 어디에서 왔나
나의 집착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가장 먼저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다 퍼뜩 떠오른 단어가
'입보리행론'에 있는 '미친 코끼리'입니다
*
모든 것에서 정념의 밧줄로
마음 안의 '미친 코끼리'를 단단히 잡아맨다면
두려움은 모두 없어지고
모든 선이 손에 들어온다
- 입보리행론 호계정지품 3절
*
세상 가장 길들이기 힘든 것이 내 마음이라면
어쩌면 '미친 코끼리' 또한 순해 보입니다
정진이라는 것에 방향이 없다면
저도 고성제 다음 집성제처럼 뒷걸음질 쳐
부처를 들이고 싶은 마음 이전에
내 '미친 코끼리'를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는 '상'을 바로보고,
나라는 '상'을 없애는 것이
'무상'의 시작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람림'과 '입보리행론'을 읽고나니
문득 올 초에 읽었던
데이비드 봄과 크리슈나무르티의 대담집인
'인류의 미래'를 한 번 더 읽고 싶어졌습니다
책에서 크리슈나무르티는
'자아란 없다'
'마음이란 없다'
전에 읽었을 땐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어렴풋이 나마 이해가 가는 듯합니다
아직은 '마음이 없다'까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사나운 마음이 일어날 때마다
'코끼리~'하고 속으로 되뇌어 봅니다
신기하게도, 전보다 쉽게 사라집니다
언젠가 '코끼리'라는 말을 더이상 되뇌지 않을 때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