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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순 Nov 11. 2022

람림을 읽고


람림 중사부의 길을 읽는 중

가장 꽂혔던 것

'고성제' 다음이 '집성제'였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인생은 고통이다. 그것은 집착 때문이다'


람림에서는 또 이렇게도 써 있었습니다

'병이 나면 병의 원인을 단멸해야 한다'


나의 고통은 어디에서 왔나

나의 집착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가장 먼저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다 퍼뜩 떠오른 단어가

'입보리행론'에 있는 '미친 코끼리'입니다


*

모든 것에서 정념의 밧줄로

마음 안의 '미친 코끼리'를 단단히 잡아맨다면

두려움은 모두 없어지고

모든 선이 손에 들어온다

- 입보리행론 호계정지품 3절

*


세상 가장 길들이기 힘든 것이 내 마음이라면

어쩌면 '미친 코끼리' 또한 순해 보입니다 


정진이라는 것에 방향이 없다면

저도 고성제 다음 집성제처럼 뒷걸음질 쳐

부처를 들이고 싶은 마음 이전에

내 '미친 코끼리'를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는 '상'을 바로보고,

나라는 '상'을 없애는 것이

'무상'의 시작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람림''입보리행론'을 읽고나니

문득 올 초에 읽었던

데이비드 봄과 크리슈나무르티의 대담집인

'인류의 미래'를 한 번 더 읽고 싶어졌습니다


책에서 크리슈나무르티는

'자아란 없다'

'마음이란 없다'

전에 읽었을 땐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어렴풋이 나마 이해가 가는 듯합니다


아직은 '마음이 없다'까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사나운 마음이 일어날 때마다

'코끼리~'하고 속으로 되뇌어 봅니다

신기하게도, 전보다 쉽게 사라집니다

언젠가 '코끼리'라는 말을 더이상 되뇌지 않을 때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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