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day
며칠 전에 지인 한 분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어린 예쁜 딸의 엄마이며 다정다감한 남편을 둔 47세의 여인. 사유는 심정지였습니다.
죽음으로 가는 데 순서 없다고 하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일상생활 중에 갑자기 심정지가 와서 병원에 입원 후 의식을 잃은 지 한 달 만에 하늘나라에 갔네요.
부고소식을 듣고 얼마나 멘붕이 왔는지 모릅니다. 제 주변에 누가 돌아가셨다고 하면 웬만하면 지인들의 부모님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제가 나이가 좀 있는 터라 부모님도 다 연로하셨지요. 그래서 그분들의 부고 소식을 들으면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은 아니었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같이 만났고 웃었으며 통화도 여러 번 해서 목소리도 기억을 하는데 그런 분이 갑자기 쓰러졌다고 하니 충격이 컸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열심히 살지 말자.'였습니다.
왜냐고요? 이분이 너무 열심히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알기에 허무함이 상실감이 더 컸던 것이지요. 그래서 전 소식을 들은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그 순간에는 저걸 해서 뭐 하나? 아등바등 살아서 뭐 하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도대체 그분의 뜻이 무엇인고? 만약 저에게 종교가 없었다면 저는 이날 육두문자를 쓰면서 하늘을 찔렀을 겁니다.
하여튼 세상살이가 무가치하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며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장례식장에 가서 고인의 웃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마스크를 일부러 쓰고 갔습니다. 눈물이 주책없이 흐를 것 같아서요. 국화꽃 한 송이 영전에 바치고 절을 하고 상주께 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고인에게 마지막 문자를 보냈습니다.
잘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