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교실에서 조용히 책을 읽다 문득 내 손을 바라봤다.
왼손은 책의 한 귀퉁이를 붙잡고 있었고, 오른손은 페이지를 넘기려는 찰나였다.
무심히 오른손 등을 바라보니, 얇은 손등 위로 자글자글한 피부결이 나뭇가지에 달린 잎맥처럼 드러나 있었다.
아주 작은 잎맥들.
손등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니, 누군가의 손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친정 어머니의 손이었다.
7년 전 병실에서 의식 없이 누워 계시던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한참이나 앉아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손등 위 곳곳에 남은 주사자국이 만들어 놓은 멍 자국들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앙상한 손마디마다 세월이 가져다 준 어머니의 생이 내 손등위로 내려앉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엄마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