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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May 12. 2023

[협치 Talk] 갈치?꽁치?협치?

동네 통역관에게 꽂힌 '협치'라는 두 글자

  서울시 모구청의 부구청장께서 협치 관련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실 때면 늘 하시던 멘트였다. 

협치가 낯선 이들에게 약간의 아이스브레이킹이랄까?

  '갈치?꽁치? 아니죠~ 협치죠' 라는 멘트를 들으면 순간이나마 자리의 긴장감이 풀어지고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 


   협치. 한자로는 協治라고 쓴다. 협력해서 지역사회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이다.  


  "정말 쉽다. 정말 쉬운 얘긴데 완전 좋은 아닌가?"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덜컥 협치계(?)에 양발을 들여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미친 듯이 협치 현장을 뛰어 다녔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고 체험하고 느꼈다.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 보려고 한다. 


  나는  태권도장과 비영리 사단법인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속에서 나의 별명은 '통역관'이 되어 있었다. 한국어와 외국어 간의 통역이 아니라 사람의 말귀를 통역해 주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서로 한국말로 대화를 하더라도 상황과 뉘앙스, 말하는 이의 에너지, 듣는 사람의 상태 등에 따라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180도 달라져서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뜻이 잘못 전달되는 일들이 제법 많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않게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 관계가 생겨 나기도 한다. 그럴때 나의 '통역관' 재능을 발휘하여 상황을 해결한 적이 종종 있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렇게 소통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시의적절하게도 그때 서울시 강서구청에 서울시의 정책사업으로 '협치'가 등장했다. 

  협치TFT 모집 공고를 확인한 후 '아, 이건 바로 내가 할 일이구나' 싶었던 것 같다. 바로 구청 해당과로 가서 '나 이런 사람인데 참여하고 싶다'면서 당차게 포부를 밝혔던 것이 내 협치 경력의 첫 발걸음이다. 

  그렇게 시작했던 협치 덕분에 나의 40대 중후반은 무척이나 가치있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협치 현장에서는 주민, 시청이나 구청 등의 행정기관, 기업이나 소상공인, 학교 등 다양한 파트너가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난다.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을 하다 보면 이렇게 죽이 잘 맞는 사람을 왜 아직까지 못 만났었지?할 떄도 있고 격렬히 싸울때도 있다.- 서로가 가진 배경과 역량, 환경 등이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일수도 있다 -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감동적인 대통합의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함께 협치하면서 웃든지 울든지 아님 화를 내든지 그 순간을 피하지 않고 함께 하고 있다면 소통의 에너지는 언젠가는 흐르기 마련이다. 그렇게 에너지가 흐르고 정보도 흐르면서 서로간의 주고 받음이 원활해지고 유연해지게 된다. 


  이렇게 소통해나가면서, 정보와 에너지가 원활하게 흐르고 중심과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전진할 수 있다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경험은 환원되어 개인 삶의 방식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협치는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아주 훌륭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 문제해결 방법론이자 문화'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내게 생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때 무엇이 문제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얘기하며 자문을 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며 사람과 사람간에도 서로 맞추어 나가려면 서로의 노력과 배려와 시간 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협치의 문제가 조직으로 확장되면 일단 양적으로 더욱 많은 노력, 배려, 시간 등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양적 팽창을 감당할 수 있는 질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 노력,배려,시간이 어렵고 무서워 잘 선택하지 않게 되긴 하지만 일단 협치를 선택하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협치는 쉽지 않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내 주위의 사람, 내게 필요한 사람이나 단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단체, 그 누구와도 가능하다. 소통하고자 하는 용기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말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자.  


오늘도 협치하셨나요?


#협치 #생생협치 #협치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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