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인해서 정관과 취업규칙을 MD로 가지고 있는 기업이 기본이 된다
법인. 법적으로 인격을 가진 존재.
법으로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그런데 회사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법 앞에서는 사람처럼 계약을 맺고, 소송을 당하고, 재산을 갖는다. 그래서 법인(法人)이다. 법이 만들어준 인격체다.
그런데 진짜 인격체인가.
아니다. 회사는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다. 기억이 없다. 판단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그 법인의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이 대신 생각하고, 기억하고, 판단한다. 정관은 서랍 속에 잠들어 있다. 취업규칙은 입사 때 한 번 보고 끝이다. 전략 문서는 임원 노트북 안에 있다. CEO가 바뀌면 회사의 판단 기준도 바뀐다. 직원이 나가면 그 사람이 갖고 있던 맥락도 함께 사라진다.
법인은 오랫동안 무늬만 인격체였다.
지금 AI를 제대로 쓰는 사람들은 자기 프로필, 업무 방식, 판단 기준을 전부 MD 파일로 만들어서 시스템에 반영한다. AI가 그 사람의 맥락을 이해하고 일관되게 행동한다.
나 또한 내가 사용하는 AI와의 대화 패턴들을 매일매일 Log로 기록하고 나에 대한 분석을 시켜두었다. 덕분에 내 스타일을 알게 된다.
곧 회사도 똑같이 될 것이다.
정관을 MarkDown화 를 하고 취업규칙도 재무제표도 회사의 비전, 전략, 의사결정 원칙, 고객 데이터, 과거 실패 기록까지. 이게 회사의 기억이 될 것이다. 그 기억 위에서 AI가 작동한다면?회사가 처음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처럼 작동하기 시작한다.
누가 물어도 같은 원칙으로 대답한다. 신입이 와도 회사의 맥락이 그대로 전달된다. 대표가 자리를 비워도 회사의 판단 기준이 살아있다.
이게 회사가 처음으로 진짜 인격체가 되는 순간이다.
그럼 대표자가 하는 일이 뭔지 다시 봐야 한다.
비전 설정, 최종 의사결정, 법적 책임, 이해관계자 관리, 문화 형성. 이게 대표자의 본래 역할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대표자의 시간은 어디에 쓰이냐. 보고를 받고, 승인을 내리고, 정보가 위아래로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하고 돈 구하러 다니고 미팅을 하고 고객을 유치하고 올라운더 플레이어로 쓰인다. 본래 역할보다 운영과 관리에 훨씬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런데 AI가 운영과 관리를 가져가면 무슨 일이 생길까?
대표자가 본래 해야 했던 것 비전, 판단, 책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집중이 가능한 구조라면 꼭 수십 명의 팀이 필요하지 않다.
대표자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대표자가 대표자다워지는 거다.
그래서 1인 창업자의 시대가 올 것이다.
샘 알트만이 말했다. "곧 1인 유니콘이 나온다." 허황된 말이 아니다. 이미 나왔다.
매튜 갤러거는 거실에서 2만 달러(약 2,800만 원) 와 AI 도구로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GLP-1 기반 비만 치료 플랫폼 Medvi다. 창업 1년차 매출이 4억 1천만 달러(약 5,700억 원) 다. 기업가치는 1조 8,000억 원을 향해 가고 있다.
직원 2명이 AI 도구로 매출 2조 7천억을 만든 사례도 나왔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뭐냐. 법인을 운영하는 데 필요했던 팀의 역할 상당 부분을 AI가 보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재무 분석, 마케팅 실행, 고객 응대, 개발. 혼자 다 할 수 없었던 것들을 AI와 함께 처리할 수 있다.
법인을 설립하는 것과 운영하는 것 사이의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2026년 1분기 실업자가 5년 만에 100만 명을 넘었다. 그중 4명 중 1명이 청년이다.
이 숫자 앞에서 패닉에 빠져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거나 재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이 있다. 당연하다. 그런데 이제 같은 숫자를 봐도 다른 각도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취업 시장이 닫히는 게 아니다. 구조가 바뀌고 있는 거다.
원리는 단순하다. 내가 필요한 것이면 타인도 필요하다. 내가 불편한 게 있으면 그 불편함을 갖고 있는 사람이 더 있다. 그 필요한 것을 만들어서 팔면 된다. 그게 사업이다. 그게 자신의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사업을 1인으로 시작할 수 있는 도구가 처음으로 갖춰진 시대다.
고용되는 시대에서 만드는 시대로.
법인은 오랫동안 사람의 그릇이었다.
사람이 없으면 판단이 없었다. 사람이 나가면 기억이 사라졌다.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회사의 일관성이 달라졌다.
정관과 취업규칙을 MD로 가지고 있는 기업. 회사의 모든 기억과 판단 기준이 AI 위에 올라가 있는 기업. 그게 기본이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그래서 조직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기업이 움직이고 있다.
그 세상에서 창업자가 법인을 운영하는 것과 대기업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의 구조적 차이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다.
법인(法人)이 처음으로 진짜 인격체가 되는 시대.
그리고 그 시대는,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인격체를 만드는 사람과 조직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