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맞는 10가지 인재상
초기 스타트업의 핵심은 아이템보다 팀빌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자도 비즈니스 모델, 아이템보다 팀 구성원을 보고 투자할 만큼, 초기 스타트업은 팀 구성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인재영입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데 '스타트업형 인재'를 찾기란 어지간히 쉬운 게 아니다. 누구나 직관적으로 어떤 사람이 스타트업에 적합한 사람인지는 알고는 있다. 예를 들어 '도전 정신', 'A-Z까지', '맨땅의 헤딩' 등등 요소들은 있지만, 정형화된 인재상을 정의하기 어렵다. 이번 글은 해외에서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스타트업 팀빌딩과 면접에서 참고한 10가지 '인재상'에 대해서 써본다.
스타트업은 "솔루션보다 문제 해결이다"라는 표현은 흔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문제 해결 중심적인 사고를 가지면 차근차근 가설들을 검증하고, 아이템을 개선하고, 고객을 확보하는 프로세스를 밟을 수 있다. 또한 문제 해결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덜 스트레스받고 덜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팀 후보자가 생긴다면, 문제 해결을 위해 '어디까지 해봤는지'를 물어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상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아도비 프리미어/애프터 이펙트 무료체험판 활용하고 유튜브 보고 배워 영상제작을 완료했을 뿐만 아니라 영상편집 노하우를 습득하게 되었거나, 개발 중인 제품을 완성품으로 포장하여 랜딩페이지 만들어서 광고 걸어 클릭률을 테스트했다 등이다. 꼭 규모가 큰 문제 해결 사례뿐만 아니라 본인이 과거에 업무를 진행하면서 해결한 문제 해결 경험과 능력을 보고 참고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
개인적으로 100% 공감하지는 않지만, 그 회사의 꿈과 미션을 보고 열정적인 사람이 스타트업형 인재상 중에 하나라고 한다. 아무것도 없는 초기 스타트업에서 꿈과 미션이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라고 물어보겠지만, 스타트업 존재 목적과 이유는 특정한 불편함 (문제 해결)을 해결하거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스타트업의 재무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으니 연봉/급여, 지분/스톡옵션 등에 집중하기보다 그 회사의 꿈과 미션, 비전 등을 집요하게 물어보고 공감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처우를 등한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꿈과 비전만 보고 먹고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능한 인재 채용은 필수이기 때문에 적절한 처우를 제공해야지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은 아이템도 불확실할뿐더러 회사 운영, 그리고 생존마저도 불확실하다. 따라서 오래 같이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데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좋다. 스타트업은 성장도 다이내믹하지만 추락도 급격하다. 따라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끝까지 회사에 남아서 어려움과 고난을 같이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후보자가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월급이 없으면 파트타임을 병행하여 생존하면서 일을 한다던지, 몇 개월까지는 무급으로 일할 수 있는 자금이 있다던지, 현실적으로 버틸 수 있는 계획이 있는지 확인한다.
당연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은 정해진 롤이 없어 여러 개 롤을 감당해야 한다. 정해진 업무도 없으며 본인 능력 밖의 것들을 배워서 실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한테 어색하고 불편하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체계적이고 시스템화 된 조직 (중견/대기업/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고 익숙해진 사람들은 본인의 업무범위 밖에 벗어나는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체계, 시스템화, 업무내용, 조직 프로세스는 초기 스타트업과 괴리감이 있다. 물론 조직이 커지고 사업이 커지면 그런 유형의 인재들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초반 스타트업 팀원으로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반대로 의외로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기업 경력에 혹해서 사람을 채용하려고 한다).
대기업/중견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넘어갈 때 처우 (연봉/복지 등)을 포기하고 스타트업의 목적이나 비전 등을 보고 넘어올 때가 많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꿈이나 비전이 진정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후보자가 스타트업에서 추구하는 비전에 대해 공감을 하는지, 진정 그 비전의 뜻이나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봤는지 살펴봐야 한다. 스타트업은 매우 극적인 변화들을 경험할 텐데 표면상의 버전 외 핵심 가치가 비슷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초기 스타트업 팀원은 직원이 아니고 동료이다. 전쟁터에서 같이 싸워줄 수 있는 동료를 섭외해야 한다. 창업가 정신은 흔히 무에서 유를 창조했거나, 본인이 창업/스타트업을 조인해봤거나 등이 있다. 이는 면접 혹은 이력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창업형 인재중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실수를 인정하고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부족한 부분은 "저의 단점으로는 성격이 꼼꼼하여 (싸다구)"이 아니며, 업무나 스킬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MVP를 개선하고 사업화하는 것이 강점인 반면, 어떤 사람은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원하는 기능/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것이 강점일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업무와 롤을 경험한 사람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 본인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성장하고 적응할 수 있다.
이력서를 보면 안전한 길만 걸어왔는지,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도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비슷한 기업규모에서 비슷한 업무를 경험했으면 안전한 길을 추구하는 사람일 수 있다. 가끔 장래를 위하여 '안전하게' 스타트업에 지원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스타트업은 100% 리스크이다. 반면 다양한 기업규모에서 근무하고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면 리스크 테이킹형인 사람일 확률이 높다. 스타트업에서 반드시 리스크형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가 높은 스타트업 태생에서 리스크형 사람이 생존할 가능성은 더 높다.
과거 무엇을 도전하기 위하여 '도약'을 한 경험이 있는지 중요하다. 커리어 개발을 위하여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도약했었을 수도 있고, 직장 내 새로운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부서 이동이든지, 아무도 실행해본 적 없는 크라우펀딩을 기획하여 론칭했다던지 등이 있다. 무엇을 도전했고, 어떻게 도약했는지 파악하도록 한다.
업무에 대한 열정의 꽃은 실무에 있다. 간혹 성장 중인 스타트업에 승차하여 '관리자'로써 자리 잡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규채용을 진행하여 한발 뒤에서 '관리'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형 인재들은 관리보다 실무를 추구한다. 직접 개발하고, 디자인하고,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다. 실무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스타트업에 있어서 열정이 식고 있다고 받아들여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회사가 성장하고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관리자는 필요하지만, 초기 멤버로서는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
다양한 스타트업형 인재상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공통되고 공감할 수 있는 10가지 초기 스타트업 팀 멤버형에 대해 정리를 해본다. 단계별로 필요한 인재상이 다르지만, 초기 팀을 구축할때는 위 10가지 인재상이 어느정도 팀빌딩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었으면 한다.
P.S 독자들이 궁금해하거나 써줬으면 하는 주제가 있으면 댓글이나 연락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