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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바 라이팅 Apr 12. 2020

유격체조의 마지막 구호 같은 코로나 방역 현실

성실한 자가 무책임한 저능아들로 인해 고통받는 코로나 현실

그게 지금의 우리가  처한 코로나 사태의 방역 현주소이다


열여덟, 열아홉...


이번엔 제발, 제발....


스물!


아이  씨발 새끼가. 개새끼. 온갖 한국말로 익힌 욕설이 입 안팎에서 분출했다. 챙 넓은 모자 깊숙이 숨긴 두 눈으로 훈련교관이 짜증과 경멸을 표시했다. 그리고 다시 나온 한 마디 구령이 훈련병들 사지를 늘어뜨렸다.


마지막 구호를 생략하라는데 귓구멍에 좆 박았지? 다시 삼십 회로 늘여서 실시!


다시 서른, 이라고 소리 내는 놈은 죽여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세 번째 팔벌려뛰기를 시작했다. 양 옆의 분대는 내부반으로 들어가 씻고 있는데, 우리 분대만 이 사단이다.


누구 하나 특별한 지시나 구령도 없었는데 25를 넘어가자 구호 소리가 급격히 커져갔다. 살기 섞인 경고의 훈령이 훈련병 서로에게 내반사시킨 것이다. 한 번만 더 정신없이 마지막 구호를 붙였다간 세상에서 가장 날카롭게 선 날이 성대를 갈라놓을 분위기였다.


스물여덟!


절반 이상의 훈련병들이 이를 악물고 ㅂ 소리가 들릴 정도로 서로에게 이를 갈았다. 정신 차려라. 이번엔 죽여버린다.


스물아홉


처절하다 못해 하늘을 찌를 듯한 가상의 분노가 느껴진다. 마치 누군가 이미 서른을 외쳐 또 다른 얼차려를 앞둔 것처럼, 공기를 가로지르는 분노가 살기를 드세웠다. 두 눈을 부릅뜨고 목구멍을 최대로 벌린 뒤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페널티 구역에서 공중을 휘감는 공격수처럼 크게 할리우드 액션을 입으로 연기했다.  소리 내지 않고 구호를 붙였다.


합. 합. 합....제발 합죽이가 되어라.



어깨 높이에서 멈추어 두 팔을 허리에 붙인 뒤 정수리 가장 위로 두 팔을 뻗어 올렸다. 제발 입 닫아라. 입. 입. 입 좀 닫아라.


서른이 나올 타이밍에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해냈다. 드디어. 환호를 가슴 깊이 느낄 때 즈음. 뒤늦은, 그리고 개미 소리같이 조그만 사람 소리가 진동으로 느껴졌다.


서~어~르~~ㄴ


이런 개 같은 새끼. 타이밍도 놓치고 더구나 잊어버린 구호도 체조가 끝난 뒤 아차 싶어 뱉은 듯했다. 수십 개의 충혈된 적개심이 개자식에게 향했다. M16이 실탄으로 장착되었다면, 아마도 수백 발 난사당했을 것이다. 놈의 멋쩍은 눈알이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듯 광대뼈 주변을 치켜올렸다. 그리고 우리는 아침 식사 이전까지 두 번의 체조를 더했다. 사십 회짜리 한 번과 오십 회짜리 한번.


그리고 내무반으로 돌아와 삼십 회, 사십 회 그리고 오십 회를 소리 낸 새끼들을 군홧발로 걷어찼다. 돌아보면 또 차고 고개를 들면 또 찼다.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할 자신이 없어졌는지 소리를 내지도,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소리는 이렇게 해야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라는 걸 다시 새삼스레 깨달았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와 방역 현실이 군대의 유격체조와 같다. 절대다수가 규칙과 훈령을 지켜 마지막 구호를 입다무는데, 개새끼 한 두 마리가 계속해서 마지막 구호를 소리 낸다. 그리고 그 새끼 때문에 십 회로 끝날 유격체조를 이십 회, 삼십 회, 사십 회로 반복하며 더구나 회수도 증가한다. 지루함과 고통을 극대화시킨다. 그 개 같은 새끼 때문에.


유학생, 하나님을 팔아먹는 장사꾼, 발정 난 정신없는 강아지들.

다시 마지막 구호를 붙였다간 뒈질 줄 알아라.
꼴 같지도 않은 허접한 것들이.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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